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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다. 싱그럽다.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 향연을 벌이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마주 보고 있는 5. 추웠던 겨울과 다가올 무더운 여름 틈새에 5월은 자리하며 계절의 여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5월의 한복판에서 절로 불러보는 이름이 있다. “어머니~” 부르면 그냥 좋다. 그리워서 눈시울이 젖어온다. 소망교도소는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이다. 특이한 것은 교도소 내 곳곳에 어머니라고 써진 붓글씨가 붙어있다. 희한하게도 어머니를 붙여놓은 후에는 교도소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한다. ‘어머니란 그 존재만으로 그들의 마음을 아늑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다. 어머니를 떠올리면 저절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번져가게 된다.

 

  내 어머니는 이 세상이 안 계시다. 22년 전, 6월 어머니는 홀연히 천국으로 향하셨다. 남 같지 않은 몸을 가진 아들을 그분은 무척이나 아끼셨다. 조금만 잘해도 칭찬하며 아들에게 힘을 주셨다. 언제나 시선은 아들에게 있었고 이웃에게 자랑을 하셨다. 그 사랑에 힘입어 오늘까지 아들은 기죽지 않고 살고 있다. 학식도 뛰어난 재능도 없으셨지만 매사에 베풀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특유의 화법으로 분위기를 주도하시던 분, 경찰관인 아버지를 내조하느라 동네 모든 봉사에 앞장서셨고 언제나 베푸는데는 큰손이셨다. 누구에게나 따뜻했고 누구든 도우려고 애쓰던 모습이 어머니에 대한 나의 기분 좋은 기억이다. 그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 뜨거운 기도가 내 심장에 녹아있다. 그래서 몹시도 그립다.

 

  일제 강점기에 이흥렬이라는 남다른 음악 재능이 많은 청년이 있었다. 그는 그 은사를 계발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떠난다. 그러나 작곡을 위해 피아노가 없으면 음악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어머니, 피아노가 없으니 음악공부를 더 이상은 할 수 없어요. 음악에는 피아노가 필수라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소자는 음악공부를 이만 접고 귀국하려고 합니다.” 한편, 어머니는 가진 것도 없는 홀몸으로 유학 간 아들 뒷바라지까지 하려니 조금씩 빚만 늘어나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편지를 읽은 후부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다음날 새벽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동네 근처부터 원거리 산이란 산을 모조리 뒤져 쉼 없이 솔방울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불쏘시개로 화력이 좋은 솔방울을 팔아 거금 400(1930년대 쌀 한가마는 13)을 만들어 아들에게 보내게 된다. 아들은 그 돈으로 피아노를 구입하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곡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가사는 시인이며 문학박사인 양주동 님이 써주었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했을 때, 영국의 한 신문사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처칠을 가르친 교사들을 전부 조사해서 '위대한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를 읽은 처칠은 신문사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짤막한 편지 한 통을 보내게 된다. “귀 신문사에서는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강하다. 어머니의 사랑에는 포기가 없다. 어머니는 겨자씨만한 희망만 있어도 그것으로 커다란 기쁨을 만들어낸다. 어머니의 사랑은 산소와 같다. 있을 때는 그리 소중한 줄 모른다. 그러나 그 분이 내 곁을 떠난 후에야 그 사랑을 절실히 깨닫는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여자는 참지 못하지만 어머니는 뼈를 깎는 아픔도 견디며 자녀를 훈계한다. 여자는 젊어한때 곱지만 어머니는 영원히 아름답다. 여자는 자신을 돋보이려고 하지만 어머니는 자식을 돋보이려고 한다. 여자의 마음은 꽃바람에 흔들리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태풍에도 견디어 낸다. 여자는 아기가 예쁘다고 사랑하지만 어머니는 아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예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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