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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아시나요.jpg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같다. “전설의 고향”이란 영화에는 반드시 고양이가 등장한다. 주인의 총애를 받던 고양이는 억울하게 죽은 주인의 복수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수장면도 매우 잔인하다. 그래서 고양이만 보면 두렵고 무섭다.


그런데 밀알에 나오는 자매의 말을 듣고 조금씩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기로 하였다. “고양이는 아주 깨끗하고 키울수록 정이 가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와 함께 살면 혈압이 낮아진다.”고 한다. 얼마나 정확도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추측하기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느끼는 안락함과 따스함에서 오는 효과인 듯싶다. 마음이 안정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이로 인해 혈압과 맥박수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자 ‘아론 캐쳐’는 “주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환자가 심리 치료사와 보내는 시간과 비슷하다. 서로 참견이 아닌 ‘공감 소통’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한다. 동물의 명칭도 변천되어 왔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동물은 꼭 욕을 넣어 불렀다. “개 ××, 고양이 ××”등. 그런데 어느 때인가 부터 “애완동물”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반려동물”이 일상화되었다. “반려동물?” 의미가 깊다. 현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생활수준은 과거보다 현저히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반대급부로 상실감에 허덕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럴 때에 진정 고양이나 강아지는 ‘반려’(伴侶)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만나면 언제나 말을 걸게 되고, 주인이 무슨 말을 하던 비판 없이 말을 들어주기(?)에 정이 간다. 늦은 귀가에도 묵묵히 기다려주다가 반기는 좋은 가족이고, 말대꾸나 반항을 하지 않는 좋은 자녀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현대인에게 아주 좋은 치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활달한 강아지 보다는 취향에 따라 깔끔한 고양이가 훌륭한 우울증 예방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학설도 있다.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스킨십’이다. 고양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다보면 안정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기에 정신건강은 물론 육신적으로도 유익하다. 당연히 이름을 부르게 되고 어린 아이들이 있다면 만지고 관찰하면서 공간적, 감정적 발전을 이루게 된다.


절친한 친구 목사가 있다. 어쩌다 친구를 만날 겸 교회에 가면 고양이 한 마리가 출입문 쪽에서 ‘어슬렁’ 거렸다. 난 흔한 ‘도둑고양이’인줄 알았다. 한편 ‘왜 거룩한 성전에 고양이가 ‘얼쩡’ 거리도록 할까?’하는 의구심도 가졌다. 그런데 한참 만에 찾아간 교회에는 고양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새삼스럽게 고양이의 안부를 물었다. 친구 목사가 놀라며 “와, 자상하기도 하시네!”하며 고양이에 대한 사연을 설명해 주었다.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 쥐가 들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교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양이 한 마리를 들였다나? 고양이가 얼마나 영리하고 쥐를 잘 잡는지 고양이를 키운 후 부터는 교회에 쥐가 다 사라졌다. 이 고양이는 쥐를 몰래 잡는 것이 아니고 쥐를 잡으면 일단 끌고 나와 교인들이 보는 앞에서 쥐를 ‘살살’ 약을 올려 죽이는 희한한 광경을 연출했다. 보기 어려운 광경에 온 교회의 관심이 쏠렸고 고양이는 온 교인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교인들은 고양이가 예뻐서 주식뿐 아니라 간식도 챙겨주기에 이른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 성도들 앞에 고양이가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잠을 자는지 알았는데 노쇠하여 숨을 거둔 것이다. 그것도 마치 목사와 교인들에게 작별 인사라도 하듯이 말이다. 온 교인이 고양이의 죽음을 애도했다. 얼마나 정이 들었던지 친구 목사도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힘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가 감동이 밀려왔다. 미물이지만 사명을 다하다 죽은 고양이에게 연민이 갔다. 고양이는 그처럼 자기관리에 철저한 동물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워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고양이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나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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