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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입니다.” 아니, 그것이 소원일 수 있을까? 이미 10년이 넘은 영화이지만 그 한 마디가 가슴에 남아있다. 나는 매주 토요일, 천사 같은 발달 장애 아동들을 만난다. 육신적인 장애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 복합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태반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렵다. 어떤 지시나 학습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그들에게서 시선을 놓으면 금방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님들의 소원은 동일하다. “내 아이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아이가 자신보다 하루 먼저 가는 것”이다. “부모는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가슴에 묻어서라도 먼저가기를 소원할 수밖에 없는 장애 아동 엄마의 심정을 헤아리는가? 엄마의 손길 없이는 한시도 살아 갈수 없는 아이, 그 엄마의 눈길을 떠나서는 한시도 안전할 수 없는 아이. 따라서 ‘이 아이는 엄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절박함에 살게 되고 결국 엄마는 “아이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은 소원하며 사는 것이다.

 

“김재복 집사”(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장애 아동의 어머니이다. 남들보다 일찍 결혼하여 낳은 아이는 ‘다운 증후군’이었다. 처음에는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른들 말씀대로 “좀 늦는 아이가 있다”는 말에 ‘발육이 늦고, 행동이 더디 발달 한다’고만 생각을 했다. 감기로 병원에 가보아도 의사조차 “몸이 약해 면역성이 떨어질 뿐이라”고 했지. 「선천성 장애」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장애에 대한 지식도 부족할 뿐 아니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었고, 장애에 대한 편견도 심한 때였다.

 

그저 “병치레 잦은 아이로, 모든 것이 나이보다 늦는다.”고만 생각을 했다. 따라서 모든 일을 일일이 해줘야만 하고, 길을 갈 때도 손을 꼭 잡아야만 했다. 아이에게서 잠시 시야를 떼어보지 못한 채 살아가며 삶에 대한 무기력감에 사로잡혔고, 우울증에 빠져드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아이가 10살 때쯤 되어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는 국민 의료보험도 없었기에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엄마로서 ‘아이가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자책감은 그나마 남아있던 자아조차도 무너지게 만들었다. 결국 아이가 “‘선천성 다운증후군’이라는 것과 17살 밖에 살 수 없다”는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김 집사님의 마음에는 피멍이 들었다.

 

소원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런데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 소원이라면 이것은 너무 슬프지 않은가? 어느 장애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죽기 전에 장애 딸의 손을 꼭 잡고 “이제는 하나님께서 내가 돌본 것보다 너를 더 잘 돌보아 주실 것이라”고 하면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친구는 어머니의 믿음대로 지금 여러 사람들의 사랑 가운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심리학자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모성애는 위대하다. 그런데 그 모성애의 극치는 장애 아동을 둔 어머니에게서 나타난다.”그렇다. 남의 눈에는 어떠하던지 어머니는 내가 낳은 자식을 사랑한다. 장애가 있는 아들, 딸이라 할지라도 그 어머니에게는 생명보다 귀한 존재이다. 슬픈 소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 땅에 어머니들에게 소망을 심고, 언젠가 그분들이 먼저 이 땅을 떠나더라도“밀알”이 있기에 편안히 자녀의 손을 놓을 수 있는 그런 때가 이를 때까지 우리는 달려가고 달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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