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2.29 21:42

참, 고맙습니다!

조회 수 525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감사 인사.jpg

 

 

  2017년이 단 이틀 남았다. 돌아보면 은혜요, 일체 감사뿐이다. 고마운 분들을 그리며 금년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다. 그때그때마다 다가와 위로해 주던 많은 사람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역에 힘을 실어주는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세 들어 사는 주인집 아들이 늦깎이 장가를 갔다. 그래서인지 온 동네가 들떠있었다. 물론 전통혼례식이었고 밤이 되자 동네 아낙들이 우리 방으로 모여 들었다. 그러더니 불침번을 서듯이 드나들며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소위 신방 엿보기였다.

 

  혼인 첫날밤에 신랑과 신부가 빚어내는 모습을 문 밖에서 문구멍을 뚫고 몰래 훔쳐보는 풍속이다. 지금은 큰일 날 일이지만 내가 어릴 때만해도 흔한 풍습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워낙 조혼이 성행하여 남자는 10살쯤, 여자는 1415살쯤 되면 혼인을 서둘렀다. 그러니 첫날밤에 많은 과오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방을 지켜보게 된 것이 유래라고 한다. 호기심이 많던 그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엉뚱하게도 빨리 커서 장가를 가야겠다.”였다. 그런데 세월의 흐름은 너무도 느렸다.

 

  지금은 어떤가? 빠른 정도가 아니다. 어떻게 하루가 가고 달이가고 해가 바뀌는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이제는 세월의 흐름이 무섭기까지 하다. 금년도 바쁘게 살았다. 밀알사역을 감당하고 미주 곳곳과 한국을 다니며 말씀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했다. 그렇게 돌아쳐도 건강하니 감사하고, 어디를 가든지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는 것이 행복하다. 사람은 누구나 유년기, 사춘기, 청년기를 거쳐 노년기로 넘어 가게 된다. 예수님도 아기의 모습으로 이 땅에 탄생하셨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아쉬움 속에서도 예수님의 성탄이 있기에 신, 불신을 넘어서서 사람들은 기쁨을 안고 세월의 노를 젓고 있는 듯하다.

 

  세대의 언덕을 넘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육신을 입고 태어난 사람은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된다. 그 과정에서 실수와 넘어짐은 필수이다. 갓 태어난 아가를 안고 다니는 젊은 부부를 보면 저 피덩이를 언제나 키우나?’ 탄식이 나오지만 남의 아기는 어느새 커버리는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돌아보면 아쉬운 일들이 많은 한해였다. ‘조금 더 열심히 할걸, 조금 더 품어줄걸, 조금 더 아량과 여유를 가지고 살 걸회한이 밀려온다.

 

  고심하던 내 눈에 나딘 스테어”(Nadine Stair)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란 시가 들어왔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그리고 좀 더 우둔해지리라. 가급적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하고 더 자주 석양을 구경하리라. 산에도 가고 강에서 수영도 즐기리라.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콩 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게 되겠지만 상상 속의 고통은 가급적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하루를 좀 더 의미 있고 분별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리라. ,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런 순간들을 좀더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실제적인 순간들 외의 다른 무의미한 시간들을 갖지 않으려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살아가는 대신에 오직 이 순간만을 즐기면서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레인코트, 우산이 없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이제 내가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보다 한결 간소한 차림으로 여행길에 나서리라.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지내리라. 무도회장에도 자주 나가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더 많이 꺾으리라!> 이 시를 쓸 때 그녀의 나이는 85세였다. 나중 천국을 기대하기보다 가까이 있는 나 자신의 오늘을 기대하며 멋지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Happy New Year!

 


  1. 저만치 다가오는 그해 겨울

    눈이 온다. 근래 큰 눈이 오지 않아 푸근한 겨울을 꿈꾸었건만 2월에 접어들며 벼르기라도 한 듯 폭설이 일주일 간격으로 퍼붓고 있다. 나는 처음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왔다. 낯선 미국 땅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 희미하게 잊혀졌던 사람을 먼 미국 땅에...
    Views15172
    Read More
  2. 금수저의 수난

    지난 2월 5일.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당사자로 나서게 되었다. 김희국 의원이 물었다. “지금 버스 · 택시 요금이 얼마입니까?” 장관이 즉각 답변을 못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중에는 “카...
    Views15079
    Read More
  3. 아내 말만 들으면

    우리 세대는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났다. 아버지의 존재는 실로 무소불위였다. 가정 경제의 키를 거머쥐고 모든 결정을 아버지가 내렸다. 엄마는 뒤에서 뭔가 궁시렁거릴 뿐 그 권세 앞에 아무 힘도 쓰질 못했다. 그 기세가 아들인 우리들에게도 이어질 줄...
    Views14417
    Read More
  4. 다리없는 모델 지망생 “구이위나”

    사람이 위대한 것은 어떤 장벽도 넘어설 수 있음을 꿈꾸며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가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는...
    Views14689
    Read More
  5. 삶은 소중한 선물

    신년벽두 아가 ‘정인’의 죽음이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재롱을 부리는 아가의 모습, 겨우 18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간 생명을 보며 세상이 얼마나 악해졌는가를 실감했고 그렇게 태어나 떠나가는 아이들이 더 있...
    Views15582
    Read More
  6. 나만 몰랐다

    “김치만 먹는 개”라는 영상을 보았다. 개는 늑대의 후손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제는 사료를 먹지만 개는 사실 육식동물이다. 그런데 이 개는 김치만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매운 김치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유가...
    Views15679
    Read More
  7. 군불

    새벽녘에 잠이 깨었다. 무서운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갑자기 단잠이 달아나 버렸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겨울비가 금방 잠이 깬 내 의식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불현듯 고향 사랑방 아궁이가 화면처럼 다가왔다. 어린 시절, 나는 방학만 하면 고향으로 향했다. ...
    Views15562
    Read More
  8. 시간을 “먹는다”와 “늙는다”

    새해가 밝은지 8일 째다. 비상시국이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림으로 새해맞이를 하였다. 이럴때는 내가 목사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성찬식도 거행했다. “지난 한해동안 성찬을 전혀 대하지 못했다.”는 딸의 말이 마음에 걸렸...
    Views15000
    Read More
  9. 2021년 첫칼럼 / 마라에서 엘림으로!

    새해가 밝았다.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창궐하며 지난해는 암흑으로 물들여졌었다. 사람들은 물론이요, 어느 장소, 물건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희한한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를 절박한 상황이 새해라는 희망...
    Views15740
    Read More
  10. 세월은 쉬어가지 않는다

    나는 어린 시절 남한강 줄기에서 자랐다. 강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느낌을 달리한다. 언덕 위에서 볼 때는 마냥 푸르고 잔잔해 보이지만 모래사장에 내려서면 잔잔히 출렁이는 물결이 건너편을 저만치 밀어낸다. 물가에서 보면 만만해 보이지만 일단 몸...
    Views15204
    Read More
  11. 테스형

    지난 추석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야심 찬 기획을 세운다. 무려 11년 동안 소식이 없던 그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이슈였다. 이혼과 조폭 연루설로 인해 힘들어하던 시기 대중 앞에서 “바지를 내리겠다”고 외치며 ...
    Views15285
    Read More
  12. It is not your fault!

    인생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바쁘게 돌아치며 살고 있을까? 분명히 뭔가 잡으려고 그렇게 달려가는데 나중에는 ‘허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누렸던 솔로몬은 유언처럼 남긴 전도서에서 ...
    Views15371
    Read More
  13. 지연이의 효심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당사자도 고통스럽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우연히 마트에서 손에 약봉지를 든 지인과 마주쳤다. “누가 아파요?” “제 아내가 루게릭병으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Views15892
    Read More
  14. 1회용

    바야흐로 1회용품이 상용화된 시대이다. 컵부터 시작하여 세면용품, 밴드, 도시락, 가운, 렌즈, 면도기, 카메라, 기저귀, 주사기, 다양한 모양의 그릇까지 요즘에는 일회용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실로 1회용품 홍수시대이다. 1회용품 중에는 한번 쓰고 ...
    Views16121
    Read More
  15. 라떼는 말이야~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블랙은 매번 도전을 해 보지만 취향이 아니고 아직은 촌스러워서 달달한 커피가 좋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갈아서 만드는 라떼는 부드럽고 단맛이 혀 끝에 닿으며 기분을 up 시켜 주어 좋다. 지인들은 첨가물 없이 커피를 즐기며 한마...
    Views16586
    Read More
  16. 미묘한 결혼생활

    가정은 소중하다. 천지창조 시 하나님은 교회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그 속에는 가정이 첫 교회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참교회의 모습을 계시하셨고 파라다이스를 경험하게 하셨다. 하나님이 아담을 지으신 후 “독처하는 것...
    Views15909
    Read More
  17. 그것만이 내 세상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아울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삶이 평탄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8년 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
    Views16400
    Read More
  18. 그 애와 나랑은

    갑자기 그 애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진학의 꿈을 향해 달리던 그때, 그 애가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전근을 자주 다니던 아버지(경찰)는 4살 위 누이와 자취를 하게 했다. 그 시대는 중학교도 시험을 쳐서 들어가던...
    Views16441
    Read More
  19. 창문과 거울

    집의 경관을 창문이 좌우한다. 창문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시야로 흡수되고 느낌을 풍성히 움직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유리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창을 통해 시원하게 펼쳐진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
    Views16754
    Read More
  20. 나무야, 나무야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는 경기도 양평 지제(지평)지서에 근무중이셨다. 이제 겨우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가지게 될 5월초였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 친구랑 자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 시간이면 한창 근무할 때인...
    Views1673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