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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겨울은 겨울답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며칠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3월이 되어서도 내리는 눈은 눈치가 없는걸까? 봄을 시샘하는걸까? 특별히 사업을 하는 이민자들이 버텨내기에는 몹시 버거운 겨울이다. 한창 눈이 내리고 있을 때에 L.A.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동부에 눈이 많이 온다기에 염려가 되어 전화를 했단다. 말끝에 외쳤다. “정말 L.A.가 그립다. 필라는 너무 추워” 다른 계절은 모르겠는데 겨울만 오면 필라에 대한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그나마 “썸머 타임”(Day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아직 겨울기운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낮이 길어지며 제법 봄 내음이 나는 둣하다. 앞마당 구석에 성질 급한 화초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보라색 고개를 내어밀었다. 여기저기 쌓인 눈 사이에서 조금씩 녹색이 자리를 잡아간다. 정녕 봄은 오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생각해 보자! 살다보면 혹독한 겨울처럼 견디기 힘든 시기가 있다. 겨울만 계속될 것 같았는데 불현 듯 봄이 찾아온다. “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야!” 할 정도의 인생의 봄날이 찾아온다.

나는 일주일 동안 장애인들을 만난다. 어린 장애아동들로부터 나이 드신 장애인분들까지. 가장 소중한 건강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만나고 싶은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채 홀로 가엾게 살아가는 분들을 향해 무슨 설교를 해야 할까? 그분들은 지금 겨울을 살고 있다. 나는 만날 때마다 “소망의 봄날”을 외친다. 비록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겨울을 살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밀알에 나오는 장애인들은 모두 얼굴이 밝다. 그래서 보람을 느낀다.내가 목사인 것이 좋다. 캄캄하고 추운 겨울 속에서도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봄을 살게 된다.

겨울은 나타난 자연의 한 모습일 뿐이다.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은 사람은 겨울이 전부인줄 알고 갈 것이다. 아마도 하늘에 가서는 “지구행성에는 겨울만 있다.”고 할지 모른다. 그에게는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고 진정이고 참일 것이다. 봄을 만난 사람은 “봄도 있더라.” 했을 것이고,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다시 만나고 간 사람은 “그게 아니고 여름도, 가을도 있고, 또 다시 봄이 오더라.”고 말을 할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가 보고 듣고 본 바를 입력하고 곧바로 그 사실을 말하며 살고 있다. 사람의 차이는 ‘무엇을 경험하였으며 무엇을 입력했느냐?’에 있다. “하늘, 뇌, 마음, 손발, 세상” 이렇게 연결된 구조를 꾀뚫어야 삶의 달관자가 된다. 그래야 지금 거기서 더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다. 봄은 있는 것이 아니고 나타난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겨울이 변하여 봄이 되는 것이다. 봄은 무엇인가? 겨울은 실체가 아니고 나타난 현상이다. 그 현상 안에는 실재가 있다. 그 실재를 보고 그 실재의 바탕위에 나타난 계절들을 이리저리 잘 관계를 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겨울을 만나면 겨울이 되고 봄을 만나면 봄이 된다. 여름을 만나면 여름이 좋아서 여름 노래를 한다. 가을을 만나면 가을이 좋아서 가을 춤을 추게 된다. 결국 그 무엇과도 만나면 다 통하게 되는 것이다. ‘공’(空) 혹은 ‘영’(靈)으로 있어 그 무엇으로도 나타난다. 비어 있어 그 무엇도 담을 수 있다. 삶이 이렇게 신묘막측한 것이다. 인생을 사는 동안 사계절은 우리가 살아내야만 한다.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계절이라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누군들 평탄한 삶을 원하지 않으랴! 누군들 잔잔하고 낭만 넘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으랴? 하지만 가을의 아름다운 자태 뒤로 겨울은 찾아온다.

그 겨울이 견뎌내기 힘든 만큼 봄은 반갑고 가슴이 터질 듯한 감격을 선사한다. 혹시 겨울을 지내고 계시는가? 외치고 싶다. “인생을 살아보니 겨울만 있지는 않더라.”고. 계절의 봄처럼 모든 분들의 인생에도 따스한 봄의 입맞춤이 속히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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