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08.27 10:16

베이비부머

조회 수 133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고교수업.jpg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행을 거부한 문화혁명 세대라고 할 수 있다. 1985~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Y세대’, 혹은 밀레니엄 세대라고 하는데 대학진학률이 최고이며 사회진출을 가속화 한 세대이다. 이후부터 2010년에 출생한 사람을 ‘Z세대로 분류한다. 초저출산 시기이다. 디지털 원주민시대라고 해야 할 정도로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어서 등장한 세대가 ‘MZ세대이다.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가 합친 단어로 삶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세대를 지칭한다. 공정성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국내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목소리는 내는 세대이다.

 

  나는 물론 베이비부머세대이다. 전쟁의 흔적이 서서히 지워져 가던 이 시기부터 집집마다 다산바람이 불었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대략 2,100만 정도일 때 보통 한가정에 세명~다섯명의 자녀를 낳았다.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700만명이었으니까 참으로 놀라운 출산율이다. 그 흐름은 1958년에 정점을 찍는데 100만 명이 태어났다. 이로써 ‘58년 개띠가 유명세를 타게 된다. · · 고등학교는 학생들로 붐볐다. 초등학교는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상류계층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의 옷차림이 남루했고 겨울이면 손이 트고 사마귀가 나는 지금은 상상조차 안되는 삶을 살았다.

 

  우리 세대는 군부정치 시대에 교육을 받았다. 따라서 엄격한 규율에 얽매어 살았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며 앞만 보고 달렸다. 통행금지가 풀린 것이 198215일이었으니까 얼마나 속박 속에 성장을 했는가? 그래서 우리에게는 음악이 필요했다. 나는 고교시절, 토요일이면 친구들과 통기타와 텐트, 버너를 챙겨 들고 캠핑을 떠났다. 12일의 달콤한 여행이 내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음악다방이 즐비하고 심지어 우리가 드나드는 분식집에도 DJ가 상주했다. ‘대학가요제를 시발로 강변’, ‘해변가요제는 우리 세대의 전유물이다. 매년 탄생하는 신인가수들의 신선함이 젊음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 심야방송은 기나긴 밤에 길동무였으며, 음악은 우리의 공통코드였다.

 

  무엇보다 우리를 들뜨게 했던 운동이 권투였다. 김기수를 필두로 김상현 김태식 김철호 장정구 박종팔 유명우까지. 특별히 나의 고교 동창 박찬휘가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을때에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후에 그는 세계플라이급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권투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격렬한 격투기이다. 상대방을 과격하게 때리고 쓰러뜨리는 원시성과 복잡한 규칙으로 얽힌 의외의 과학성을 갖추고 있다. 철저한 균형의 스포츠이며, 절대로 벨트 아래를 과격해서는 안되는 신사도의 스포츠이다. 링위에서 싸우는 선수는 그가 아니고 나였고 내미는 펀치에 모든 서러움과 울분을 날려버렸던 것 같다.

 

  돌아보면 부하지도 그렇다고 그리 가난하지도 않은 애매한 세대이다. 집에 전화기(백색전화)만 있어도 경제적으로 부한 편에 속했다. 공중전화기 앞에 길게 줄을 서서 뒷사람의 눈치를 보며 지인에게 전화를 하곤했다. 연탄보일러로도 행복해하던 시절에 윤수일이 부른 아파트는 우리 세대의 새로운 로망이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아파트가 왜 그리 커보였는지? 70년대 후반부터 골목에 자가용이 조금씩 늘어서기 시작했다. 그런 아픈 기억들을 추수릴 새도 없이 이제 한국의 위상은 달라져가고 있다. 다행이요, 감사한 일이다.

 

  한세대는 가고 새로운 세대가 그 뒤를 잇는다. 후손에게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노라고 이을 악물고 산업전사의 삶을 자초했던 베이비부머세대. 이제는 은퇴의 뒤안길에서 노후를 걱정하고 건강을 화두로 살고 있다. MZ세대 30대가 야당대표가 되는 시대이다. 세월만 탓하고 한숨을 쉬기보다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응원한다.  

 


  1.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3134
    Read More
  2.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3763
    Read More
  3.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3301
    Read More
  4.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4153
    Read More
  5.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4171
    Read More
  6.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4359
    Read More
  7.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4988
    Read More
  8.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4527
    Read More
  9. 징크스

    사람은 누구나 묘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은연중에 생기는 것이다. 바로 징크스이다. 징크스란 ‘불길한 일 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어원은 일반...
    Views15024
    Read More
  10. 이마고(IMAGO)를 아십니까?

    현세에 일어나는 위기는 다양하다. 경제적 공황, 불신, 고립, 이제는 역병까지.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가정이다. 가정은 삶의 최전선이다. 가정이 흔들리니 관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의 구조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의 기독...
    Views15272
    Read More
  11. 동병상련(同病相憐)

    나에게는 소중한 제자들이 많이 있다. 철없던 20살, 반사를 하며 가르쳤던 주일학교 아이들부터, 22살 교육전도사가 되어 지도하던 학생들. 26살부터 지도했던 중 · 고등부 청소년들. 그리고 30이 넘으며 지도하던 청년대학부까지 많기도 많다. 하지만...
    Views14883
    Read More
  12. 이사도라

    아직 젊다고 우기면 우길 수도 있는 나이지만 생을 되돌아보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아련한 추억이 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나이가 들수록 실감이 난다. ‘나이 들어감’에 대해 이젠 체념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왜 살...
    Views15372
    Read More
  13. 미나리 & 이민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게 되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민은 삶의 축을 흔드는 엄청난 결단이다. 일단 이민을 왔으면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오랜 세월 ...
    Views15070
    Read More
  14. 아름다운 그림

    내 주위에는 효자가 많다. 늙으신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그들의 효성(孝誠)에 가슴이 저며온다. 만난지 38년 된 박 목사는 그 시대에 최고 인테리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고 7남매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성격이 푸근하다...
    Views15375
    Read More
  15. 사과나무는 심어야 한다

    인생은 앞날이 보장되지 않은 삶을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갑자기 생을 마감하는 분들을 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정말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을 죽을까봐 안한다면 그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비록 내일 지구의 ...
    Views15255
    Read More
  16. 그 만남이 내 수준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으로 생이 이어진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어쩌면 그런그런 아이들끼리 그렇게 어우러지는 것을 보았다. 대화의 수준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
    Views15581
    Read More
  17.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2420
    Read More
  18. 그냥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셨다. 반가웠다. 그러다가 꿈속에서도 스스로 되뇌였다. ‘엄마는 돌아가셨는데…’ 번뜩 잠이 깬 내 귀에 창문을 두드리는 봄비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나는 평생 그분을 “엄마”라고 불렀다. 한번도 &lsq...
    Views15953
    Read More
  1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케이크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 ‘I ♡ YOU’! 빨간 초가 인상적인 이 케이크는 내로라하는 파티쉐가 만든 것보다 더 먹음직스럽고 아름답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남다른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크를 만든 주인공은 ...
    Views15342
    Read More
  20.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인생이 가볍다는 말은 없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생의 무게는 버겁기 그지없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마냥 즐거웠다. 어쩌다 먹는 짜장면, 별것도 아닌 음식이 우리를 흥분시켰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항상 정겨웠다. 저녁을 든든히 먹은 후 ...
    Views1786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