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75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만남.jpg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으로 생이 이어진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어쩌면 그런그런 아이들끼리 그렇게 어우러지는 것을 보았다. 대화의 수준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학군을 권하며 사는 것 같다. 사람은 스스로 대단한 존재로 안다. 그 누군가보다는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며 산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 수준이다. 내 얼굴을 스스로 볼 수 없듯이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투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경기도에서 태어나 자라 고등학교부터 서울에서 30년을 살다가 미국이민을 왔다. 그러기에 거의 서울 테두리에서만 살았다. 내가 자란 홍릉교회는 이북에서 피난 온 분들이 세운 교회였다. 담임목사님도 선천출신이었다. 해서 평안도 말은 원없이 들었다. 그러다가 신학대학원에서 팔도사람을 만나는 다양성을 경험하였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우들의 억양은 정말 강했다. 그렇게 3년을 함께 공부했는데 여전히 동향끼리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져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서울 곳곳에 교회를 관찰하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담임 목사의 고향에 따라 교회구성원이 압도적으로 몰려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익숙함과 편안함 때문이다.

 

  신대원 2학년 때로 기억한다. 지방 도시에서 한 주간을 보내게 되었다. 버스를 타도, 시장과 각처를 다녀도 온통 사투리뿐이었다.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이것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이 안간다. 실로 머리가 아플 정도로 사투리 억양이 버거웠다. 그러다가 한 식당에 들어섰다. “어서오십시오! 서울 말투였다. 대번 물었다. “어떻게 서울말을 쓰느냐?”. 주인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고등학생 아들이 야구선수인데 이곳에 야구명문이 있어 전학을 오게 되었고 내친김에 식당을 열게 되었노라. 정말 반가웠다. 그러면서 아, 이것이구나! 깨달았다. 만나는 사람이 편안한 이유는 그 사람과 내 정서가 같다는 증거이다.

 

  조금 다른 차원이지만 미국에 온 지 40여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사투리억양을 쓰는 분들을 본다. 영어도 그런 리듬으로 구사한다. 참 신기하다. 6, 70년대만 해도 이민자들이 많지 않아 생존을 위해서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여야만 했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사투리 억양은 버려지지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만남의 필연성이다. 사람은 단순하다. 짐승을 만나면 짐승이 되고 신을 만나면 신이 된다. 짐승을 만나면 짐승의 소리를 하고 신을 만나면 신의 소리를 하게 된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이렇게 달라진다.

 

  삶은 관계이다. 삶은 만남이다. 누구를 만나서 어떤 관계를 하느냐가 바로 나의 삶이 되고 결국은 내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다 자기의식의 수준대로 살게 된다. 그 수준대로 들리며 보이게 된다. 내가 후배 목사들을 만나면 하는 소리가 있다. “교인들이 내 설교를 다 듣는다고 착각하지 마라. 자기의식과 수준으로 듣는다. 듣기 싫은 소리는 자동적으로 걸러낸다.” 극단적인 말 같지만 사실이다. 뿐만 아니다. 자기 의식의 수준대로 말을 하고 살게 된다.

 

   삶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하려면 다른 의식 수준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왕이면 나보다 더 높은 의식 수준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나보다 더 높은 의식 수준의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 , 선생님, 전문가, 도인을 찾아다니는 것이 공부요, 훈련이요, 수행이요, 수련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노인이 아니고 나이가 들어 아예 배우려하지 않는 사람이 노인이다. 공부를 멈추고 훈련을 하지 않고 수행, 수련을 하지 않는 사람은 퇴행하거나 퇴보한다. 아니 타락할 수도 있다. 하기야 그런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기도 많다.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도 업그레드를 시켜 주어야 한다. 신기하게도 요사이는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것을 그대로 사용하면 업데이트된 자료를 받을 수가 없다. 사람의 의식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상태에 만족하면 안된다. 뛰어올라야 한다. 스승을 만나야 한다. 그러면 아주 손쉽게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를 경험하고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 No Image

    ADHD

    밀알선교단은 매주 화요일 저녁 정기모임을 가진다. 장애인들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함께한다. 그들의 도움이 없이는 모임이 성사될 수 없다. 라이드, 식사, 부축해 주는 일까지. 따라서 젊은 봉사자들의 자녀들이 동반 참석하게 된다....
    Views277
    Read More
  2. No Image

    소나무야, 소나무야

    작년 봄의 일이다. 집회 인도 차 한국을 방문하였다. 처음 행선지는 경기도 용인이었다. 운전하는 친구 곁에서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봄의 정취에 빠져들고 있었다. 길목을 돌아서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는 풍경이 다가왔다. 마치 눈을 뿌려 놓은 듯 하얀 꽃...
    Views806
    Read More
  3. No Image

    뭐가 그리 서러워?

    사람마다 세대별로 서운함을 안고 인생을 엮어간다. 아이 때는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가지지 못한 것부터,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난 까닭에 새 옷은 꿈도 꾸어보지 못하고 항상 맨 위부터 물려주는 것을 입어야 했던 서러움까지. 이성에 눈을 뜨는 시기에 ...
    Views1675
    Read More
  4. No Image

    나비 효과

    “브라질 아마존강에 살고 있는 나비가 날개를 흔드는 것이 미국 텍사스 주 토네이도(tornado) 태풍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놀랍게도 “그렇다”이다. 미국 MIT 대학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이런 의문...
    Views2295
    Read More
  5. No Image

    누구나 생각나는 스승이 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가네♬” 홀로 선 인생이 어디 있으랴! 기억에서는 희미 해 가지만 어리디 어린 나이로부터 겹겹이 쌓여진 세월과 함께 나를 가르치고...
    Views2521
    Read More
  6. No Image

    부부의 날

    어느 강좌 시간에 교수가 한 여성을 불러낸다. 그리고는 “앞에 나와서 칠판에 아주 절친한 사람 20명의 이름을 적어보세요.” 요구를 했다. 여성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교수가 주문한대로 ‘가족, 이웃, 친구, 친척’등 20명의 이름...
    Views3143
    Read More
  7. No Image

    발달장애 가족 이야기

    작년 가을, 밀알 소풍을 가는 날이었다. Park로 출발하기 앞서 밀알선교센터에 모이기 시작했고 부모의 차를 타고 장애아동들이 당도하고 있었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라이드하고 돌아서는 순간. 밀알에 나와 봉사하던 한 분이 놀란 눈으로 어머니의 손을 움...
    Views3953
    Read More
  8. No Image

    상처는 스승이다

    인생은 철모르는 어린아이 때 기대했던 것처럼 그리 녹록지 않았다. 굽이굽이 고비를 넘어야 했고, ‘이제 편한 세상이 되었나보다!’하면 어느새 무엇인가 꿈틀거리며 다가와 찔러 댔다. 생존은 마치 전쟁터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우리는 이민...
    Views4063
    Read More
  9. No Image

    숨겨져 있는 것에 소중함

    모든 것이 빨리 드러나기를 바라는 조급증이 사람들 마음에 도사리고 있다. 애를 쓴 만큼 열매가 맺어지기를 기대하며 인생은 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이 오르기를 애타게 갈망한다. 부모는 어린 자녀들이 속히 성장하여 앞가름하며 살기...
    Views4275
    Read More
  10. No Image

    ‘호꾸’와 ‘모난 돌’

    갑자기 중 · 고 시절 입던 교복이 생각났다. 까만색 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다녀야 하는 세월이 무려 6년이었다. 하복은 그렇다치고 동복에는 ‘호꾸’라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칼라를 목 안쪽에 장착하고 채워야...
    Views4913
    Read More
  11. No Image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항상 완고했다. 때로는 가정폭력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싫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들로 기본예의는 갖추었지만 누구처럼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상담을 받게 되었고, 조언을 받아들여 아버지와의 ...
    Views4992
    Read More
  12. 아, 정겨운 봄날이여!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취향은 다양하다. 하지만 춥고 지루하고 변덕스러운 겨울을 지나 맞이하는 봄은 누구나에게 포근함을 안겨준다. 봄은 희망이다. 봄은 말 그대로 봄(view)이다. 죽은 듯 보이던 대지에서 파아란 새싹이...
    Views5243
    Read More
  13. No Image

    화장은 하루도 못가지만

    낯선 사람과 마주치며 느끼는 감정이 첫인상이다. 어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①복장(服裝) ②헤어스타일 ③얼굴 표정 ④목소리 톤, 말투 ⑤자세로 밝혀졌다. 첫인상과 관련해서 ‘6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겨우 6...
    Views5248
    Read More
  14. No Image

    데이모스의 법칙

    삶은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면서 하루 종일 생각하며 산다. 과연 내 삶을 스치는 생각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말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는 표현이 있다. 그렇다. 묘하게도 사람은 하루에 5만~6만 가지 생각을 한다. ...
    Views5356
    Read More
  15. No Image

    '무’(無)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무’(無)라고도 하고 ‘영’(靈)이라도 했다. ‘그’라고 부르기는 하겠지만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형체도 모양도 없었다. 실제는 그의 이름도 없었다. &ls...
    Views5618
    Read More
  16. No Image

    무슨 “띠”세요?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밝아온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다가 나이를 물으면 바로 “몇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대개 “저는 몇 년생입니다.”로부터 “저요? ○○ 띠입니다.”라고 해서 한참을 계산해야...
    Views5635
    Read More
  17. No Image

    이런 인생도 있다

    지극히 평범한, 아니 처절하리만큼 모진 삶을 살다가 미국 한복판에서 미군 고급장교로 인생을 마무리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서진규 씨의 기사를 접하고 혀를 내둘렀다. 학력이 뛰어났다든가? 어릴때부터 머리가 명석했다든가? 명문가문에서 태어난 분이 ...
    Views5655
    Read More
  18. No Image

    있을 수 없는 일?

    가끔 정신이 ‘멍’해지는 뉴스를 접할때가 있다. 상상이 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밀알선교단 창립 45주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지인과 서울을 오가다가 성수대교를...
    Views5663
    Read More
  19. No Image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
    Views5705
    Read More
  20. No Image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어느새 세월이 흘러 2023년의 끝자락이 보인다. 한해가 저물어감에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마음이 서럽지 않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제날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
    Views572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