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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jpg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잔치가 있었다.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경부 고속도로를 내려가던 중에 운전하던 아내가 남편에게 가정사역 숙제를 하자고 제의했다. 옆자리에 무료하게 앉아있던 남편이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들으며 운전하던 아내는 도착할 때까지 무려 여덟 번이나 자동차를 세우고 울어야 했다.

 

  공납금이 밀려 수도 없이 학교에서 집으로 쫓겨 갔던 이야기부터 공부못한다고 책가방을 부엌 아궁이에 쑤셔 넣고 석유를 뿌려 불을 지르며 밥 축내지 말고 공장이나 다니라고 하던 아버지, 공책이 없어 시멘트 종이를 뜯어 뒷면을 공책으로 사용하며 친구의 하얀 공책을 무척 부러워했던 이야기, 빌려온 만화책을 아버지한테 들켜서 뭇매를 맞고 만화책을 몽땅 못쓰게 만들어 친구에게 오랜동안 시달림을 당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분위기는 금방 숙연해 졌다.

 

  그렇게 이어진 남편의 사연 중에 가장 충격적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겪은 일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한 친구가 눈깔사탕 큰 것을 입에 물고 나왔어. 그때만 해도 참 가난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함께 놀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그 친구에게 한 입만 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나도 합세를 했지. 이 친구는 놀리기만 할 뿐 깨물어 먹지도 않고 야금야금 혼자 열심히 사탕을 빨고 있는 거야, 애가 탄 나와 친구들은 계속해서 한 입만 달라고 사정을 했어, 그랬더니 사탕을 뱉어 건네주는 거야!

 

  옆 친구가 얼른 받아서 입에 넣고 한번 빨아먹고 다시 빼서 옆 친구에게 주고, 또 그 친구도 그렇게 하고 옆 친구에게 주고 네 번째인 내 순서가 되어서 그 사탕을 받아서 막 입에 넣으려고 하는데 사탕 주인인 친구가 갑자기 '저 새낀 주지마!' 하는 것이었어, 깜짝 놀라서 침이 잔뜩 묻은 사탕을 손에 들고 멍청하게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 친구가 얼른 내 손에서 사탕을 뺏어 자기 입에 넣는 거야, 그렇게 여섯 친구가 돌아가며 모두 한번씩 사탕을 빨았는데 나만 먹지 못했었어. 친구들이 미안했는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그 사탕을 돌아가면서 빨아먹는데 얼마나 쑥스럽고 창피했는지? 결국 마지막 친구로부터 그 작아진 사탕을 건네받은 그 친구는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웃고는 와자작깨물어 먹는 거였어. 그때 내 기분 어땠는지 알아, 그때 그 자식죽이고 싶었어.”

 

 그리고 남편은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연신 닦아낸다. 고속도로 임시 정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내는 아무말도 못하고 남편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함께 울었다. 그리고 흐르는 남편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말했다. “여보! 당신이 어렵게 자랐다는 것을 고모들로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힘들게 자랐는지는 몰랐어요! 위로가 필요하고 격려가 필요한 당신인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돈밖에 모른다고 당신에게 불평하고 잔소리만 했으니‥‥, 여보 정말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때 갑자기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다. 부부가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초등학교 6학년 딸 아이와 4학년 아들 녀석이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소리 없이 흐느끼던 두 아이의 눈과 충혈된 아빠의 눈이 마주치자 아이들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아빠 목을 부둥켜안고 아빠가 불쌍해, 우리 아빠 불쌍해그 바람에 아내는 더욱 소리 내어 울고 아빠도 함께 부둥켜 안고 울었다. 네 사람의 가족이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 안에서 실컷 울었다.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들의 가족관계가 훨씬 더 깊어지고 사랑스러워졌다.

 

 알면 이해할 수 있다. 왜 남편(아내)이 그러는지 알면 덮어주고 사랑할 수 있다. 당신은 배우자를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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