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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취업.jpg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때 부부는 형용하기 어려운 심정에 휩싸이게 된다. 양육은 다 그런 것이지만 종일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이 장애아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발행동으로 아이가 커갈수록 수심은 깊어만 간다. 하기에 아이가 조금만 나아져도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생후 두 살때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를 입었다. 핸드폰에 내 돌잔치 사진을 담고 다니는 이유는 적어도 그 당시에는 장애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나를 본다. 다 정상이다. 문제는 장애를 입은 오른쪽 다리이다. 크게 나누면 6분의 1 지체이다. 이 부실한 다리 하나 때문에 어릴때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어야 했고 살아오며 많은 불이익을 당해야만 하였다. 그것은 건강한 사람이 상상하지 못하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나만 힘든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이미 고인이 되신 부모님의 심정이 가슴에 전이되어 왔다. 아들이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며 그분들은 내 뒤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키며 살았을까?

 

  자폐증 아들을 둔 아버지의 편지 한 통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다른 부서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뭉클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회적 편견을 뒤로하고 평등하게 일자리를 마련해 준 회사에 고마움을 담은 사연이었다. 글을 쓴 자신을 지적장애 3(자폐증)의 스무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아들은 스스로 돈을 벌고 싶어했다. 여러 곳에 이력서와 면접을 보며 아르바이트를 해보려 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막상 현실과 마주하니 아이의 좌절과 실망감이 너무 컸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쓸모없다는 자괴감이 가장 힘든 문제였습니다아버지는 괴로웠다.

 

  그는 우연히 알게 된 쿠팡이츠의 배달 아르바이트를 아들에게 권했다. 아들은 합격을 했고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몰래 뒤쫓아 다니기도 했다. “부지런히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배달지로 열심히 달려가는 아들의 모습은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치 첫걸음마를 떼는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좌절감만 느끼던 아이가 취업을 하고 배달을 하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가지는 모습은 실로 대견했습니다. 아이가 삶에 활기를 느끼니 저희 가정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보통의 20살 청년이 쿠팡이츠 배달 일을 했다면 그저 평범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아들을 채용해 주고 인정해 주는 회사가 너무 고마워 감사의 글을 게재한 것이다. 경영인의 마음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수준이고 나라의 급이다. 내가 그 나이 때는 언감생심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한편 생각하면 장애인 취업이 자유로웠다면 나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드린다. 미국에서도 장애를 가진 청년들에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회사가 있다. 물론 단순노동이기에 시급은 낮지만 출근하여 일을 하고 퇴근하여 집에 안착하는 자녀를 보며 부모들은 위안과 고마움을 느낀다.

 

  한국 밀알선교단에도 곳곳에 작업장이 있어 그들이 일한만큼 통장에 시급을 정립시키며 자존감을 높이는 사역을 하고 있다. 물론 기대한 만큼의 노동력은 나오기가 힘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손은 더디지만 장애인들은 성실하다. 무엇이든 가르쳐주면 열심히 그 일을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보다 약한 사람을 챙겨주고 배려해 주는 기업인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 같다. 장애 부모들의 소원은 한결같다.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그 소박하고 슬픈 소원을 보듬어주며 사랑을 베푸는 가슴 따뜻한 기업과 사주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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