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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8년 정도를 더 장수한다고 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감정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희노애락의 정서가 있는데 여자들은 그 표현을 아주 자연스럽고도 풍부하게 한다. 반면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들어 온 이야기는 ‘남자는 함부로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 길을 가다가 넘어진다. 아이는 아파서 울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외친다. “장사야, 장사. 울면 바보야!” 아파죽겠는데도 아이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는다. 용을 써서 일어나기까지 한다. 바라보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하는 말. “와, 장하다. 역시 최고야!” 그렇게 세뇌가 되어 자라면서 “남자는 절대로 울면 안된다”는 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우는 사람은 약한 사람일까? 아니다. 오히려 울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다. 눈물은 여자와 남자의 구별이 없다. 잘 울어야 건강한 사람이다. 필자는 아프게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온전치 못한 다리를 끌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 아닌가? 아버지는 나를 강하게 키우셨다. 어디에 나갔다가 울고 들어오면 엄청 혼이 났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싸우고 나서 눈물을 흘리다가도 대문 앞에 서면 소매 자락으로 눈물을 훔치고는 억지로 ‘씩’ 웃음을 짓고 집에 들어서야만 하였다. 나는 강해야 했다. 강하지 않고는 장애의 벽을 넘어 살아가기가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어서 울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냇가에서 울었다. 시냇물 소리가 울음을 감추어주어 좋았다.

가장 비겁한 사람은 술을 먹고 우는 남자이다. 맨 정신에는 내면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알코올만 들어가면 운다. 정말 짜증이 난다.(물론 옛날이야기니까 오해 없으시길) 맨 정신으로는 고백을 못하다가 술만 먹으면 “사랑한다.”는 말을 녹음기 틀어놓은 듯 되뇌인다. 사춘기에는 여학생 때문에 운다. 마음에 드는 자매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울고, 이제는 정말 사랑다운 사랑을 하려고 했는데 매정하게 떠나가는 그녀 때문에 운다. 사랑에 울어보지 않고 인생을 논할 수 있을까? 참 이상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여학생은 나를 위해 목숨을 건다.

결혼을 하고나면 가장이 짊어져야할 무게 때문에 운다. 살다 보면 가끔은 남자들도 눈물을 흘려야 할 때가 있다. 울고 나면 답답한 가슴 한구석이 막혔던 숫채구멍이 터져 썩고 오염물들을 시원하게 쏟아 내 버리듯 가끔은 남자들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눈물도 물이다. 물은 자꾸 퍼내야 계속 나오게 되어있다. 눈물을 흘리고 싶어도 참다보니 이제는 눈물자체가 메말라 버렸다. 눈물이 없는 동물처럼 되어버렸다. 남자들도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울음을 삼켜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남자라고해서 세상 고통과 힘든 일을 다 짊어지고 살으란 법은 없다. 남자들도 여자들처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을 적실때도 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아내의 흉을 보고 싶을 때도 있다. 남자들은 미련한 짐수레바퀴가 아니다. 하지만 현시대는 돈을 잘 벌어오면 유능하고 멋진 남편이요, 그렇지 못하면 아내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까지도 무능하고 은근히 무시당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물론 현명하고, 힘들어 하는 남편을 다독거리며 힘을 주는 아내들도 많다. 여자는 남자들의 사랑 때문에 울지만 남자는 삶에 무게가 너무 무겁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운다.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을 한 마디 던져 주고는 기다리면 되지만 남자는 그 바램에 수응하는 선물을 안겨 주기위해 내달려야만 한다. 어쩌면 남자들의 마음은 몽당연필처럼 다 닳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많이 바라지 않는다. 아내가 “수고 많이 했다.”고 “당신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 줄때에 힘을 얻는다. 남자들의 눈물이 아름답게 세상에 비추어지는 그런 세상이 그립다. 남자의 눈물도 여자의 눈물처럼 무죄로 인정받는 세상이 와야만 한다. 남자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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