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08.06 13:04

'쉼'의 참다운 의미

조회 수 758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holiday-957172_960_720.jpg

 

 

 어느 무더운 여름, 한 목사님께서 하와이 소재 교포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중에 잠시 해변을 거닐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담임하는 교회에 노 장로님 부부를 그곳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목사님은 너무도 반가워 두 손을 잡았더니 장로님 부부는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어쩔 줄 몰라 하며 이렇게 말하더란다. “목사님! 죄송합니다. 장로가 기도원에서 휴가를 보내지 않고 세상 사람들처럼 놀러나 다니는 모습을 보여 드려서…” 이 장면에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그 장로님의 말처럼 기도원 같은 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만이 바람직한 휴가 방법이요, 들과 산, 바다로 나가 자연 속에서 즐기는 것은 세속적일까? 그 장로님 부부는 하나님께서 창조사역을 마치시고 하루를 쉬셨다는 말씀(창2:2)을 잊은 듯하다. 물론 휴가를 자신의 쇠하여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한 휴가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꼭 그러한 형태의 휴가만이 건실한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성경적, 교회적, 신앙적인 휴가라고 생각하거나 고집하는데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그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바라보고, 느끼면서, 하나님의 아름다우심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영성이 아닐까? 서로의 피곤했던 삶을 위로하며 멀어졌던 부부애를 더 깊고 가까이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더욱 창조적이고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해 갈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신앙적이고, 더 지혜로운 일이다. 어떤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다가 쓰러져 죽었단다. 사인(死因)을 알아보니 숨을 못 쉬어 죽은 것이었다. 그가 보고 불렀던 악보에는 쉼표가 없었다나?

 

 음악에도 쉼표가 있다. 쉼표 없는 음악, 쉼표 없는 노래,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성악가가 쉼표 없는 악보를 보고 노래했으니 그 곡이 끝나기 전에 이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부지런히 달려가는 우리 인생길에서의 적당한 쉼표, 그것은 피곤한 우리 인생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이요, 은혜요, 축복이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인간의 존재는 일을 통해서 생활 자원을 생산하고, 그 결과 나타나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쉼’을 통하여 다시금 건강한 생산적 삶의 자세를 갖게 된다.

 

 이와 같은 연속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는 가운데 일하는 기쁨과 쉼의 즐거움을 체험하게 되고, 이로써 깊은 인생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빗나간 휴가 방법은 그렇지 못하다. 순간적인 즐거움은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건강한 창조적인 인간으로 소생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더 피곤하게 만들고 비생산적이고 소비지향적인 타락된 삶을 빚어내게 한다. 예를 들면 해외여행에서의 혹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사치문화, 놀이문화, 휴가문화 등등이 이에 속한다.

 

 우리는 휴가를 통하여 '쉼의 즐거움'을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 웹스터 사전에는 휴가란 “일이나 의무에서 벗어난 시간” 또는 “즐기거나 쉴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으로 정의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쉰다'는 개념은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그저 푹신한 베개를 베고 편히 누워있거나 잠이나 ‘푹’ 자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그래서 휴가를 잠으로만 보내는 사람도 있다. 참으로 인간에게 있어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지상 최고의 선물이다. 쉬지 않고 달려 온 것을 자랑하기보다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오는 쉼의 기회를 은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그분은 더 소중히 생각하실 것이다.

 

 이른 아침 일어나서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을 밟으며 혼자 걸어 보라. 하나님도 보일 것 같이 마음이 맑아지리라! 혹은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소근 소근’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며 걸어 보라. 하나님의 은혜가 새삼 고마울 것이다. 올 여름에는 온 가족이 쉼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 그런 신선한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1. 나도 아프다 8/25/2010

    세상을 사는 것은 언제나 콧노래를 부르는 여정이 아님을 나이가 들어가며 안다. 한국에는 여름이면 장마철이 찾아온다.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던 어린 시절에는 우기(雨期)가 그렇게 미웠다. 어느 날,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
    Views75539
    Read More
  2. 속을 모르겠어요! 5/9/2014

    남자들은 모이면 여자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도대체 여자들은 속을 모르겠어!”이다. 정말 여자는 팔색조이다. 연애 할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결혼을 해서 부부로 사는데도 속을 알 수 없는 것이 여자이다. 어느 때는 ...
    Views75579
    Read More
  3. 봄비, 너는 기억하니? 6/21/2014

    미국에 살면서 생겨난 특이한 변화는 비의 관한 새로운 의식이다. 비만 오면 유난스럽게 우산을 펴들던 한국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비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된 것이다. 아마 그것은 ‘황사’니, ‘미세먼지’니 하는 거추장스러운 용어가 ...
    Views75740
    Read More
  4.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75744
    Read More
  5. 정말 그 시절이 좋았는데 5/16/2012

    실로 정보통신 천국시대가 되었다. 한국에 가보면 어리디어린 아이들도 모두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젊은 시절에 외국영화를 보면 길거리에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장면이 있었다. “저게 가능할까?” 생각을 했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현실이 ...
    Views75758
    Read More
  6. 글씨 쓰기가 싫다

    한국에서의 일이다. 1984년, 한 모임에서 백인 대학생을 만났다. 남 · 여 두 학생은 백인 특유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훤칠한 키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였는지, 아니면 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정다감하고 ...
    Views75846
    Read More
  7. '쉼'의 참다운 의미

    어느 무더운 여름, 한 목사님께서 하와이 소재 교포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중에 잠시 해변을 거닐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담임하는 교회에 노 장로님 부부를 그곳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목사님은 너무도 반가워 두 손을 잡았더니 장로님 부부...
    Views75866
    Read More
  8.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75911
    Read More
  9. 음악은 인생의 친구 1/28/2011

    사람마다 취미가 다르고 추구하는 성향이 다르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좋아하는 장르는 다양하겠지만 음악은 인류역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삶의 조미료 역할을 감당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아가가 엄마 뱃속에...
    Views75962
    Read More
  10. 마음이 고프다 4/1/2013

    사춘기에 접어들며 나는 식탐하는 습관이 생겼다. 음식을 보면 도가 지나칠 정도로 집착을 했다. 우리 집안 내력이 대식가라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정말 음식을 잘도 먹었다. 어머니는 항상 “福”자가 그려진 ‘대밥그릇’에 고봉으로 밥...
    Views75985
    Read More
  11. 가을 피아노 9/30/2013

    내 생애에 가장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우지 못했다”가 아닌 “배우지 않았다”라는 표현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였음을 의미한다. 고교 1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차려놓은 ...
    Views75996
    Read More
  12. 기분 좋은 긴장감 8/31/2013

    사람들은 모두 삶의 긴장감에 대해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구나 원한다. 하지만 어디 인생이 ‘호락호락’하던가? 평안이 계속 될 것만 같던 삶에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고 긴장감 속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시간...
    Views76006
    Read More
  13. 아, 한강! 7/24/15

    필라에는 “아리수”라는 이름의 한식당이 있다. 누군가 물었다. “아리수가 무슨 뜻입니까?”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한강’을 뜻합니다.” 상대방은 고개를 &l...
    Views76051
    Read More
  14. 추억의 색깔을 음미하며

    인생이 힘들고 기나긴 여정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가끔 떠오르는 추억이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잠시 현실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사랑의 색깔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 색깔을 다시 음미하고 싶어 추억의 장소를 찾아간다. 사진첩...
    Views76080
    Read More
  15. 쪼잔한 이야기 11/10/2013

    “쪼잔하다.”는 표현은 흔히 돈 씀씀이를 연상케 한다. 같은 표현이 있다. “그 사람은 참 검소해.”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특히 “남자가 말야!”하면서 뒷담화를 친다. 음식을 먹고 밥값을 시원스럽게 내...
    Views76204
    Read More
  16.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76211
    Read More
  17. 잘 되는 나 5/16/2015

    이것은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이 내놓은 역작의 제목이다. 너무 노골적이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취향에 익숙해 진지 오래이다. 조엘 오스틴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아마 그것은 정식으로 신학을 하...
    Views76217
    Read More
  18. 시드니의 노스탤지어(nostalgia) 5/16/2012

    꿈에 그리던 땅에 도착을 했다. 광활하지만 아름다운 그곳. 호주에 도착하는 그 순간에 나는 이미 들떠있었다. 시드니는 초가을의 숨결로 나를 반겼다. 드높은 코발트색 하늘, 필라델피아를 능가하는 깊은 숲,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바람이 호주임을 실감하게...
    Views76224
    Read More
  19. 감동의 우물 사랑의 캠프 8/20/2012

    장애인들은 일 년 동안 이날을 기다린다. 미주 동부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은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이 캠프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다. 언제나 그렇듯이 친근한 인사가 오가고 가족처럼 포근한 대화가 우물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하면 ...
    Views76251
    Read More
  20. 짝 8/4/2011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수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짝’을 찾는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 ‘어떤 짝을 만나느냐?’는 그래서 중요하다. 좋은 짝을 만나면 등굣길이 가볍다. 학교생활이 행복하다. 하지만 희한한(?) 짝을 만나면 괴...
    Views7628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