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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영혼과 육체를 가지고 있다. 영혼은 그냥 영(靈)이라고하고 육체는 몸이라고 한다. 몸은 “모음”의 준말이다. 다 모여 있다는 말이다. AI 시대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뇌는 못 따라간다. 뇌에서 Enter를 치면 몸은 그대로 움직인다. 뇌 속에 무엇이 저장되어 있는가는 그래서 중요하다. 영혼이 소중하기에 하나님은 그 영혼을 육신이라는 그릇에 담아 놓으셨다. 내용물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그릇에 담겨 있을 때 가치를 발한다. 그릇이 깨어졌다고 하자. 쏟아져 내린 내용물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영혼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그 영혼을 담고 있는 몸도 영혼 못지않게 소중하다. 치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몸을 소중히 여기며 잘 관리하는 것은 신성한 의무이다.

 

 20대 초반, 처음 주일학교 교사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열정을 기억한다. “선생님, 선생님!”하고 따라다니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 아이들이 보고 싶어 주일을 손가락을 헤어가며 기다렸다. 예배가 끝나고 교회 계단에 아이들을 앉혀 놓고 열심히 성경공과를 가르쳤다. 분기마다 실시되는 성경공과 시험 시간이 다가오면 친구와 나는 바빠진다. 각반 선생님을 통해 문제지가 넘어오면 자윤이와 나는 열심히 가리방을 긁어야했다.

 

 뾰족한 철필로 기름종이에 글씨를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게 누르면 구멍이 뚫리고, 자칫 힘을 주면 찢어지고 그렇게 시험지를 기름종이에 옮기고 나면 이젠 등사를 해야 한다. 등사기에 기름종이 시험지를 붙이고, 등사를 할 때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로울러에 잉크를 알맞게 묻혀 고루 힘을 주어 문질러야 한다. 등사를 하다보면 얼굴은 물론이고 옷까지 시커먼 잉크가 묻어 울상이 된다. 그러다가 서로 얼굴이 마주치면 우수꽝스러운 모습에 교회가 떠나갈 듯 웃어댔다.

 

 여름 성경학교가 가까워오면 한달 전 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고 시작이 되면 아예 교회에서 살며 1주일을 보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무리 청년 때이지만 무리가 왔고 급기야 코피가 터지며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걱정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담임 목사 사모님이 나를 조용히 불렀다. 그리고 차분히 한마디를 던졌다. “이 선생님!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몸을 혹사하는 것도 죄예요”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갔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그 사모님의 진심어린 충고를 되뇌인다.

 

 누구보다 치아가 튼튼하다고 장담했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의사의 진단을 받고 결국 치아 두 개를 뽑아내야 했다. 뽑혀져 나온 치아를 보며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것에 대한 민망함이었다. 오래전 일이다. 일을 하다가 왼쪽 엄지손가락에 작은 가시가 박혔다. 그걸 파 보겠다고 바늘로 건드렸더니 염증이 생겼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뭔가 튀어나오길래 손톱깎이로 잘라 버렸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균이 들어갔는지 그때부터 곪기 시작하였다. 약을 먹고 소독을 하면 나아지는 것 같다가 또 곪아 문제가 생기고 증상은 점점 악화되어 갔다.

 

 그렇게 2개월을 지나다가 결국 병원에 가서 마취를 하고 레이져 치료를 받았다. 붕대로 손가락을 감고 다니며 한 주간 동안 느낀 것이 많았다. 몸은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몸은 항상 말을 하고 있다. 사람이 너무 무리를 하면 몸살이 온다. 누군가가 몸살이란 “몸이 살려 달라”는 약자라고 했다. 기가 막힌 말이다. 천기에 관심을 가지듯 우리도 이제 자신의 몸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몸은 영혼을 담은 그릇이다. 그러기에 아름답고 튼튼해야 한다. 건강은 하나님이 주신다. 그분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라. 그리고 오늘 내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고 그 몸이 행복 해 할 수 있도록 음식을 먹어주고 적당한 운동을 해줘야 한다. 성경은 말한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오늘도 주어진 생명과 건강을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아름다운 생이 되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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