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3.06.09 11:23

가정을 한 글자로

조회 수 74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장성하여 혼기가 차면 짝을 찾아 결혼을 한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이미 긴 세월 결혼생활을 해 온 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지금의 배우자가 아닌 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문득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아마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일단 자녀들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을 것이고, 생각이나, 사고도 다른 것을 추구하게 되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혼은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것이다. 성경 잠언 18:22은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 말씀한다. 장애를 안고 홀로 나이가 들어가는 밀알 청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가정이 있다는 것은 안정감을 의미한다. 기쁘고 어려울 때 누가 뭐라해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배우자요, 가족이다. 한국에서 지내며 해결해야 할 것은 빨래감이었다. 다니다가 본 것은 있어서 친구에게 “빨래방을 가자”고 했다. 다른 때는 막역하기에 친구에게 맡기기도 했지만 주로 속옷을 세탁해야 하기에 제의한 것이다. 한적한 빨래방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세탁기가 가동되고 있었고, 나이가 지긋한 한 분이 앉아있었다. 세탁기 위에는 친절하게 사용법이 적혀있었다. 일단 500원 동전으로 바꾼 후 세탁물과 세제를 넣고 금액을 넣으면 가동되는 방식이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 자리하고 있던 분에게 사용설명을 재차 물었다. 감사하게도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내 세탁물이 다 돌아갈 즈음에 그분은 이미 건조된 세탁물을 들고 나서는 중이었다. “저는 먼저 갑니다.” 공손한 인사에 나도 모르게 일어나 “예, 예.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배웅을 했다. 나이에 비해 너무도 야위어 보이는 그분을 보며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독거노인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들어 홀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통계에 의하면 70이 넘어 아내를 떠나보낸 노인 중에 3년 안에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80%라고 한다. 그만큼 나이가 들면 아내의 빈자리는 크고 큰 것 같다. 

 

 가정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꿈’이다. 두 글자로 하면 ‘사랑’, 세 글자는 ‘안식처’, 네 글자는 ‘땅의 천국’, 열 글자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가 아닐까? 아버지를 여섯 글자로 표현하면 ‘속으로 우는 분’, 어머니를 여섯 글자로 하면 ‘정말 미안해요’가 된다. 이미 두 분을 떠나 보낸지 오래지만 엄마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그립기만 하다. 자녀를 네 글자로 하면 ‘평생 원수’, 여섯 글자로 하면 ‘그래도 내 사랑’이다. 자식이 불효하면 한이 사무치고 효도를 받으면 부담스러우니 말이다. 감사하게도 잘 커주어 자기 앞가림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자식은 부모가 짊어지는 표현하기 힘든 숙제인 것 같다.

 

 교회학교에 다녀온 자녀가 부모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오늘 교회학교에서 천국에 대해 배웠어요. 천국은 어떤 곳이에요?” 이때 부모가 자녀에게 “얘야, 우리 집과 같은 곳이야. 예배와 사랑, 찬양과 웃음이 넘치는 곳, 천국은 바로 우리 집과 같은 곳이란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가정의 현실은 그렇게 펼쳐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사연 많은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고 그 사연을 대물림하며 자녀들은 자라나기 때문이다. 장성한 아이들이 지나가는 말처럼 “우리는 성장할 때 방치된 것 같았어” 내뱉았을때에 가슴이 저며왔다. 어리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첫 목회를 시작했기에 심방, 전도에 온 힘을 쏟다보니 아이들끼리 있었던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미안하다”라는 말 밖에는 아무 변명도 할 수 없었다. 앞만보며 달려야 했던 젊은 목회자가 아이들에게 안긴 아픈 사연이다. 그래도 밝게 자라주어 알콩달콩 부부로 살아가는 모습이 못내 고맙고 미안하다. 

 

 가정이 살아야 한다. 가정천국이 교회와 사회를 천국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시 128:3)


  1.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미주 동부는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서부 L.A.를 경험한 나는 처음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에 숨통이 트이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계절은 인생과 같다. 푸릇푸릇한 봄 같은 시절을 지내면 ...
    Views37184
    Read More
  2. 겨울 친구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실내에 들어서면 온기가 충만하고 차에 올라 히터를 켜면 금방 따스해 지니 다행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겨울은 너무도 추웠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웠는지 아니면 입은 옷이 시원치 않아서 그랬는지 그때는 ...
    Views8668
    Read More
  3. 겨울 낭만 2/18/2013

    우리는 지금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겨울은 춥다. 눈이 많이 온다. 사람뿐 아니라 생물세계에서도 활동이 무뎌지는 계절이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작년에 이어 폭설이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부에서 살다가 처음 필라델피아에 와서...
    Views77111
    Read More
  4. 건빵 1/28/2014

    나는 간식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우직하게 세끼 식사에 집착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끔은 입이 궁금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시장기가 돌았고 불현듯 생각 난 것이 건빵이었다. 60년대만 해도 간식은 고사하고 양식이 없어 굶주리...
    Views75584
    Read More
  5.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9377
    Read More
  6.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7822
    Read More
  7. 개똥 같은 인생?

    요즈음 아이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마침 불어닥친 한류열풍으로 한낮 꿈이 아닌 인기와 돈이 동시에 보장된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예술을 하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진정성은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표출되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노래, ...
    Views134557
    Read More
  8. 개나리 꽃이 피었습니다! 4/5/2011

    금년 겨울은 몹시도 추웠다. 눈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그 지리한 겨울의 한복판에서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아마 금년에는 봄이 다른 때보다 더 빨리 올거야!”하는 기대감에 살았다. ‘썸머 타임’이 시행된 지 일주일 만에 정확히 지...
    Views93643
    Read More
  9.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5889
    Read More
  10.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5/7/2013

    사람은 물과 함께 태어나 평생 물을 먹고 물에서 살다가 간다. 그래서인지 물에 들어가면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물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과 접촉하는 순간부터 사람은 원초적인 행동을 시작한다. 헤엄을 치고 궨시리 물을 때려보고 다른 사람을 ...
    Views82980
    Read More
  11. 강남 스타일 9/23/2012

    요사이 한국에서뿐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따라 해외로 번지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전자 악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트를 강하게 넣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이다. 가사도 중간 중간...
    Views82501
    Read More
  12. 감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10/8/2011

    한국에서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구먼’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매우 감각적이었다. 그 중에 “한국 ...
    Views73145
    Read More
  13. 감성 고뇌

    가을이 왔는가보다 했는데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의 농도는 아직도 여름을 닮았다. 금년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가을이 더디 오는 듯하다. 따스한 기온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어 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방해가 되는...
    Views59420
    Read More
  14. 감동의 우물 사랑의 캠프 8/20/2012

    장애인들은 일 년 동안 이날을 기다린다. 미주 동부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은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이 캠프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다. 언제나 그렇듯이 친근한 인사가 오가고 가족처럼 포근한 대화가 우물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하면 ...
    Views74845
    Read More
  15. 감나무와 밤나무 9/12/2014

    부부들은 말한다. “저 사람과 나는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주 멋져 보이는 부부를 보고 누군가 부러운 듯이 말을 건넨다. “참 좋으시겠어요. 저런 분과 함께 살아서” 그런데 정색을 하며 대답하는 아내의 말이 걸작이다. “그...
    Views85072
    Read More
  16. 가족 사진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
    Views65347
    Read More
  17.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과 창구에 비친 한국 가족 위기의 실상은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가 “우리 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발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실감한다. 먼저는 남편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어릴 ...
    Views33268
    Read More
  18. No Image

    가정을 한 글자로

    장성하여 혼기가 차면 짝을 찾아 결혼을 한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이미 긴 세월 결혼생활을 해 온 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지금의 배우자가 아닌 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떤...
    Views7480
    Read More
  19. 가을이 간다 12/1/2012

    아침 저녁 일교차가 심해지더니 이내 차가운 가을의 입김이 매섭다. 어느새 가을이 가고 있다. 다행히도 태풍에 다 날아가 버린 줄 알았던 색깔바랜 단풍들이 가녀린 손짓을 하며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은 습도가 없어 좋다. 상쾌한 ...
    Views74134
    Read More
  20.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8107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