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5:14

이민 전설 10/8/2011

조회 수 965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필라델피아.jpg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 익숙한 것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미국에 오시게 되셨습니까?” 사연은 가지가지이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영주권을 신청해 놓았는데 마감날짜가 임박해 오면서 “이번에 안 들어오면 마지막이야.”라는 소리에 마지못해 이민을 오신 분들은 귀족들이다. 신분은 생각도 안하고 아이들을 위해, 보다나은 미래를 꿈꾸며 무작정 미국행을 결심한 분들이 의외로 많다.

이민전설이 있다. 먼저는 처음 미국에 도착하여 "누구의 픽업을 받느냐?"에 따라 직업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미국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학력은 물론이고 한국에서의 직업이나 경력은 일단 접어야 한다. 전문직이나 주재원으로 오지 않은 이상은 살기위해 무엇인가 시작해야만 한다. 그 길잡이 역할을 처음 라이드를 해 주는 사람이 해 주는 경우가 많다. 다음 전설은 나를 미국으로 초청해 준 사람과 원수가 된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전설이다. 왜 그럴까? 기대치가 높아서이다.

어쩌다가 미국에 와서 지내는 나날은 꿀맛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에 여기저기 관광명소를 구경하며 환상에 젖는다. 꿈에 그리던 미국 땅을 밟고 있는 나 자신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지지리 궁상을 떨며 살던 사람이(그렇지 않은 분도 있지만) 미국에 와서 보니 촌티가 ‘확’ 벗겨지고 폼 나게 살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영어로 음식을 시키는 모습이 전에 알던 그 사람이 아니다. 겨우 전셋집에 살던 사람이 앞뒷뜰에 잔디가 깔린 영화에서나 보던 그림 같은 저택에 살고 있다. 거기다가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삐까번쩍’하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부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넌지시 이민의사를 던져본다. “나도 미국에 와서 살고 싶네.” 그런데 반응이 바로 온다. “뭐 그게 어려운 문제인가? 일단 와, 오면 내가 다 책임을 질게.” 자신만만한 가족, 친구, 친척, 학교 선후배의 이 말은 일파만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가뜩이나 좁디좁은 한국 땅에서 복작거리며 사는 것에 신물을 느끼는 중이었는데 다 도와준다니 이게 웬 횡재인가? 한국으로 돌아가 마음은 ‘싱숭생숭’이다. 도대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국제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보니 호언장담은 여전하다. ‘부랴부랴’ 수속을 밟고 비자를 받아 이민 길에 오른다.

문제는 드디어 도착한 미국은 전에 관광차 들렀던 그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냉혹한 삶의 현장에 뛰어들어 살아야하는 현실의 찬바람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 한국에서 전혀 안 해 보던 일을 힘겹게 감당해야 하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큰소리치던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너스레를 떤다. 그가 소유한 집부터 차와 모든 것들이 다 융자(빚)로 지탱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앞이 노래진다. 결정하고 온 것은 당사자이면서도 “오라고 해놓고 나 몰라라 해”하며 미국에 오도록 다리를 놓아준 사람과 등지게 되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가장 힘겨운 것은 신분문제이다. 너무나 쉽게 나올 줄 알았던 “영주권”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소식이 감감하다. 신분문제가 해결 안 되어 오늘도 불안한 마음으로 이민의 삶을 이어가는 분들이 이 땅에는 의외로 많이 있다. 그렇게 잘하는 한국말을 뒤로 두고 안 되는 영어로 삶의 현장을 누벼야하는 애환을 누가 알랴! 아이들이라도 최선을 다해주면 좋으련만 부모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없는 짓만 계속해 대는 아이들이 야속하기 그지없다.

미국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기까지는 많은 아픔과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지상낙원이라는 미국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감격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날, 행복한 날이 반드시 오리라 확신한다.


  1. 지금 1/25/2012

    이메일을 열었다. “멀리계신 스승님께”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목사님”이라고 불리우는데 익숙한 나에게 “스승님”이라는 호칭은 느낌을 새롭게 한다. 교육전도사 시절에 만났던 제자에게서 온 편지였다. 새해 ...
    Views99048
    Read More
  2. Honey! 1/25/2012

    어느 날 어떤 인연으로 남녀가 만나고 서로를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부부는 어느새 닮아간다. 생김새만 닮는 것이 아니고 성격도 취향도 같아진다. 그래서 부부는 정말 신비하다. 지난 주간 어느 노...
    Views92074
    Read More
  3. 아름다운 빈손 1/25/2012

    “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KBS>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한 목사님은 한국교회 127년사에 존경받는 목회자로 귀감이 되고 있다. 66년 전 27명으로 시작한 영락교회는 이제 5만 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이는 대형교회...
    Views87962
    Read More
  4. 젊은날의 푸르름 12/31/2011

    또 한해가 떠나려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11년”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부르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든 한해가 내 곁을 떠나려 하고 있다. 세월을 흘려보내는 일에 이골이 날만한 나이가 되었음에도 이맘때 찾아오는 서운함은 감출길이 없...
    Views98318
    Read More
  5. 성탄의 축복이 온누리에! 12/26/2011

    어린 시절에 성탄절은 꿈의 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으면서도 성탄이 가까워오면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그리며 그날을 기다리고 첫눈이 휘날리는 한가운데에 서서 그날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밤늦게까지 버티다가 눈...
    Views99454
    Read More
  6. 빨리 빨리! 12/26/2011

    우리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조급함이다. 식당에 들어서서 제일먼저 하는 말은 “여기 빨리 주문 받으세요”이다. 메뉴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또 한마디를 한다. “아줌마, 빨리 주세요.” 유럽에 있는 레스토랑은 식당을 열고...
    Views86024
    Read More
  7. 떠나가는 분을 그리며 12/26/2011

    9년 전 필라델피아에 와서 밀알사역을 감당하면서 눈에 들어온 후원자의 이름이 있었다. 특이하게 이름이 네 자였다. “남궁” “독고” “황보”성을 가지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이름이 네자가 나올 수 있지만 그분은 나처럼 &...
    Views87641
    Read More
  8. 기적은 있다 12/15/2011

    인생을 살다보면 벼라별 일들을 다 만나게 된다. 나에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좋은 일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는 극한 고난을 만날 때에 사람은 당황한다. &ldquo...
    Views90259
    Read More
  9. 잘 되는 나 12/8/2011

    이것은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이 내놓은 역작의 제목이다. 너무 노골적이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취향에 익숙해 진지 오래이다. 조엘 오스틴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아마 그것은 정식으로 신학을 하...
    Views89442
    Read More
  10. 동보극장 간판 예술가 12/8/2011

    평생 경찰로 살아오시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자마자 모든 것을 정리하여 서울행을 결심하신다. 내 나이 16살에 나는 그렇게 꿈꾸던 서울사람이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를 수놓는 현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어린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하던...
    Views99835
    Read More
  11. 남편은 애물 덩어리 11/30/2011

    부인들이 앉아 남편 흉을 보기 시작했다. 한참을 둘러치다가 누군가가 말했다. “그러기에 남편은 애물덩어리야. 집에 혼자 두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가면 ‘골치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덩어리’, 거기...
    Views91412
    Read More
  12. 장애 여동생을 향한 마음 11/30/2011

    언젠가 장애를 가진 여동생을 둔 한분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여동생의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견디기 힘든 시간이 많았다.”는 고백부터 “그 여동생을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질 때가 많다.&...
    Views101065
    Read More
  13. 이런 인생도 있다 11/6/2011

    지난 초여름 한국을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케이블·위성 방송 오락채널인 ‘티브이엔’이 야심차게 방영한 “코리아 갓 탤런트” 첫 회에 출연한 “최성봉”이란 젊은이 때문이었다. “코리아 갓 탤런트&rdqu...
    Views92812
    Read More
  14. 낙엽속에 숨겨진 인생 10/27/2011

    밀알의 밤이 막을 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청난 인파가 자리를 메우고 들뜬 분위기로 밀알의 밤은 연출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자랑하고 그것을 행사의 성공기준으로 삼는 것 같은 속성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놀랐다. 금년 밀알의 밤...
    Views100143
    Read More
  15. 35m 다리에 올라간 사나이 10/24/2011

    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
    Views97916
    Read More
  16.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102480
    Read More
  17. 추억이 피어오르는 음식 10/8/2011

    사람에게 소중한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은 “식도락(食道樂: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봄을 도락으로 삼는 일)”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면 그 음식에 얽힌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늘쫑”만 보면 금새 ...
    Views97367
    Read More
  18. 이민 전설 10/8/2011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 익숙한 것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미국에 오시게 되셨습니까?” 사연은 가지가지이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영주권을...
    Views96512
    Read More
  19. 감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10/8/2011

    한국에서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구먼’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매우 감각적이었다. 그 중에 “한국 ...
    Views94397
    Read More
  20. 이런 마음을 알기는 하니! 10/8/2011

    딸이 떠났다. 그동안 전공하던 것을 접고 “음악을 공부하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먼 로스엔젤레스(L.A.)로 떠나갔다. 몇 달 전, 심각하게 아빠와의 면담을 요구 했을때는 하찮게 들어 넘겼다. 미국에 처음 이민을 온 곳이 L.A.이기에 막연한 그리...
    Views9489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Next
/ 39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