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3.10.14 17:01

남편의 위상

조회 수 25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남이섬.jpg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직이니 연봉도 상당하다. 그런데 결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한다. 결혼을 하고 가정에 온갖 신경을 쓰고 살기보다는 나름대로의 취미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즐기겠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었다.

 

 오래전 “간 큰 남자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우스개 소리로 넘어갔는데 서서히 현실이 되어갔다. 간 큰 남자 시리즈는 이렇게 시작한다. “20대: 반찬 투정하는 남자, 30대: 아침 차려주기 바라는 남편, 40대: 부인이 야단칠 때 말 대꾸 하는 남편, 50대: 부인이 외출할 때 “어디 가느냐?”고 묻는 남편, 60대: 부인에게 “퇴직금 어디에 썼느냐?”고 묻는 남편, 70대: 부인이 외출할 때 함께 가겠다고 따라나서는 남편, 80대: 80세까지 살아서 부인 고생 시키는 남편” 이어지는 시리즈는 더 가관이다. 「부인을 똑바로 쳐다보는 남편, “돈을 어디에 썼느냐?”고 묻는 남편, 부인이 텔레비전을 볼 때 채널을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남편, 외출하는 부인에게 “몇 시에 들어올 것이냐?”고 묻는 남편」

 

 내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는 실로 “짱”이었다. 아버지 노릇을 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였다. 두렵고 범접할 수 없는 절대 힘을 가진 분이 아버지였다. 당시 남편의 횡포에 시달리던 여인의 넋두리 “남편은 너무나 가부장적이다. 내가 ‘뭔가를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어떻게 내게 명령을 하느냐. 엄마가 아버지에게 한 것 못 봤느냐?”며 호통을 쳤다. 다시 태어난다면 벼룩이라도 수컷으로 태어나고 싶다.” 오죽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그 당시에 남편은 제왕적이었다.

 

 그러던 아버지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여성 취업 인구가 늘면서 남성 지배 문화는 급속히 수그러들었다. 80년대 이야기다. 여성의 경제력 향상은 자연스레 여성 권리 찾기로 이어졌고, 가족법 개정 문제는 민주화 운동만큼 중요한 이슈가 됐다. 아내는 이제 남성의 폭력에 가출로 맞섰다. 90년대에 늘어난 이혼은 사회적 문제로 자리를 잡았다. 유명 연예인들의 이혼은 여성들에게 ‘비뚤어진 자신감’(?)을 불어 넣기에 충분하였다. 당시 이혼한 연예인은 일단 퇴출 대상이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활동을 재개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면서 이혼은 또 다른 한국의 풍속도가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라! 가족, 친척, 교회 성도, 이웃들까지 이혼한 가정을 만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오죽했으면 이혼을 했을까?’라고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인내심”을 잃어버린 이 시대의 초라한 초상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수준 이하의 남편 때문에 실망이 찾아와도 커가는 자식들은 보며 위안을 삼고 소망을 가졌다. 그 어머니의 희생으로 가족은 순수성을 지킬 수 있었다. 그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헤아릴 길 없지만 덕분에 자녀들은 반듯하게 자라 한국 발전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가치관마저도 희미해 져 버렸다. 아내들이 자신의 권리와 자유에 대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심지어 자식보다 오로지 자신의 삶에 더 중점을 두는 세대가 되었다. 그래서 한국의 고아원에는 이제 ‘부모가 있는 고아’로 가득하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아이들이 이제는 청년이 되어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 맞는 남편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못한다. 이제 “아버지,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의 눈치를 보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인내가 없는 세상에서 남편들의 입지는 좁아만 가고 있다. 조선시대에 여자를 괄시하던 남편들의 행태가 이제 인과응보의 결과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 같아 가슴이 섬뜩해 진다. 간 큰 남자라고 하기보다 “아내와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라고 칭호를 바꾸어 주기를 바란다면 너무 구차한 것일까?


  1. No Image

    하트♡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사랑”이다. 사람을 사랑속에 태어나 사랑을 받고 사랑으로 양육되어진다. 간혹 어떤 분들은 “자신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면밀히 삶을 돌이켜보면...
    Views21510
    Read More
  2. No Image

    있을 수 없는 일?

    가끔 정신이 ‘멍’해지는 뉴스를 접할때가 있다. 상상이 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밀알선교단 창립 45주년 행사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지인과 서울을 오가다가 성수대교를...
    Views22594
    Read More
  3. No Image

    “자식”이란 이름 앞에서

    누구나 태어나면 자녀로 산다. 부모가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그늘 아래에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된다.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부모의 마음을 속타게 하며 자라난다. 장성하여 부모가 되고 나면 그분들의 노고와 ...
    Views22345
    Read More
  4. No Image

    오체불만족

    일본인 ‘오토다케’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산모가 충격을 받을까봐 낳은 뒤 한 달 후에야 어머니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아가를 끌어안는다...
    Views22962
    Read More
  5. No Image

    화장은 하루도 못가지만

    낯선 사람과 마주치며 느끼는 감정이 첫인상이다. 어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①복장(服裝) ②헤어스타일 ③얼굴 표정 ④목소리 톤, 말투 ⑤자세로 밝혀졌다. 첫인상과 관련해서 ‘6초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겨우 6...
    Views22737
    Read More
  6. No Image

    '무’(無)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 왕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무’(無)라고도 하고 ‘영’(靈)이라도 했다. ‘그’라고 부르기는 하겠지만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형체도 모양도 없었다. 실제는 그의 이름도 없었다. &ls...
    Views23162
    Read More
  7. No Image

    이제, 희망을 노래하자!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펼쳐질 미지의 세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진다. 더 나아지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에 쏟아지는 예측은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간다. 무엇보다 예민한 것은 경제전망이다. 꼭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
    Views23276
    Read More
  8. 윤슬 =2024년 첫 칼럼=

    아버지는 낚시를 즐기셨다. 공직생활의 여유가 생길때마다 도구를 챙겨 강을 찾았다. 지금처럼 세련된 낚시가 아닌 미끼를 끼워 힘껏 강으로 던져놓고 신호를 기다리는 “방울낚시”였다. 고기가 물리면 방울이 세차게 울린다. 아버지는 잽싸게 낚...
    Views22701
    Read More
  9. No Image

    무슨 “띠”세요?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밝아온다.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다가 나이를 물으면 바로 “몇살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대개 “저는 몇 년생입니다.”로부터 “저요? ○○ 띠입니다.”라고 해서 한참을 계산해야...
    Views30206
    Read More
  10. No Image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어느새 세월이 흘러 2023년의 끝자락이 보인다. 한해가 저물어감에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마음이 서럽지 않은 것은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축제날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
    Views21943
    Read More
  11. No Image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양평)에서 자랐다. 집 앞에 흐르는 실개천에 한여름 장마가 찾아오면 물의 깊이와 흐름이 멱감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이 불어난 그곳에서 온 종일 아이들과 고기를 잡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동네 뒤편에는 병풍을 두른 듯 동산이 ...
    Views26733
    Read More
  12. No Image

    숙명, 운명, 사명

    살아있는 사람은 다 생명을 가지고 있다. 생명, 영어로는 Life. 한문으로는 生命-분석하면 살 ‘生’ 명령 ‘命’ 풀어보면 “살아야 할 명령”이 된다. 엄마의 태로부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살라는” 명을...
    Views22980
    Read More
  13.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22699
    Read More
  14.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22562
    Read More
  15. No Image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누려왔던 은혜를 되새김해 본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휩싸여 살아야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번지며 일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거추장스럽던...
    Views22957
    Read More
  16. No Image

    등대

    항구마다 바다를 마주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등대는 가야 할 길을 몰라 방황하는 배와 비행기에 큰 도움을 주며, 때로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등대 빛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광달거리’라 한다. 한국에서 광달거리가 큰...
    Views22338
    Read More
  17.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24247
    Read More
  18.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24720
    Read More
  19.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24741
    Read More
  20.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2516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0 Next
/ 40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