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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모른다. 박 작가는 다작을 양산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다 그렇고 그런 부류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이 박 작가의 독특한 색깔을 드러내었던 것 같다.

 

 “첫정이 트이는 시절” “회상” “인생의 반은 이별이어라” “어느 투명한 날의 풍경화”등 그녀가 쓴 책은 사람의 손이 저절로 가도록 제목을 붙였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잊혀 지지 않는 소설은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이다. 소설의 내용은 세월이 너무 흘러 가물가물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은 그 만남이 길지 않고 여인을 짝사랑하던 남자의 잔인한 복수극이 이어지고, 나중에는 두 남자가 이념 때문에 대립하는 줄거리로 기억이 된다. 그 책 속에 나오는 구절이 생각난다. “내일이면 오늘도 과거가 된다. 어제도 언젠가는 미래의 위치에 서서 숱한 사람들의 기다림의 시점이 되었던 적도 있었으리라! 그래서 과거란 아름다운 추억들로만 남는가 보다” 정말 기가 막힌 표현이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기억들이 많다. 반면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기억을 안고 산다. 우리의 뇌는 과거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저장고」이다. 그 증거는 “꿈”이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그림들이 꿈속에서 춤을 출 때가 있다. 깨어나서도 ‘얼토당토’ 않게 그런 꿈을 꾸었는지 고개를 ‘갸우뚱’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뇌의 작용이다. 뇌 속에 많은 것들이 저장되어 있다가 의식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무의식에서 깨어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물론 뇌도 저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버리는 것도 많다. 필요한 것을 잘 저장하여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즉각, 즉각’ 떠올리고, 또 이것저것들은 섞고 합하여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 꺼내 쓰는 사람을 우리는 ‘유능한 사람이라’. 혹은 ‘창조적 인재’라 한다.

 

 얼굴이 굳어있고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 있다. 반면에 항상 미소 지으며, 말에는 상냥함과 친절함이 넘쳐흐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괜히 기분이 좋고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일도 함께 하고 싶어진다. 어떤 사람은 얼굴이 항상 환하다. 어떤 사람은 항상 인상을 쓰고 ‘툴툴’ 거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행복한 사람은 뇌에서 행복을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일어나 ‘엔돌핀’ 내지는 ‘세로토닌 호르몬’ 적당량의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세포학’이나 ‘뇌 과학’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인간의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 화학작용에 의해 행복과 불행을 느낀다’는 학설이 거의 정석화되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자꾸 되뇌이고 추적을 하다보면 결국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다. 그 행복을 성경은 “축복”(Bless)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기쁨”(Joy)이 된다. 결국 사람은 무엇을 하든지 기분이 좋으려는 목적에 다다른다. “기쁨”이 무엇인가? “기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왜 사는가? 기쁘려고 사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기쁘면 행복하다. 기쁨이 사라지면 사람은 금방 지쳐버린다. 삶의 욕망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자신은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게 된다.

 

 2023년의 마지막 달 12월이다. 냉기가 흐르지만 싫지 않은 겨울 풍경을 마주하고 비스듬히 누워보자. 그리고 이미 지나가 버린 그 순간, 정말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으로 생각 여행을 떠나보자! 누구나 가만히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 그리고 손을 내어 밀면 잡힐 듯 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생각만 하면 ‘피식’ 웃음이 피어나오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다. 가는 길, 가는 동안 ‘쉴 만한 자리’가 있다. 우리 있는 이 자리. 오래 있어도, 먼 날 지나도, 우리 기억 속 가장 나중까지 향수로 남을 그런 자리가 바로 이곳이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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