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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땅에 도착을 했다. 광활하지만 아름다운 그곳. 호주에 도착하는 그 순간에 나는 이미 들떠있었다. 시드니는 초가을의 숨결로 나를 반겼다. 드높은 코발트색 하늘, 필라델피아를 능가하는 깊은 숲,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바람이 호주임을 실감하게 했다. 호주 밀알선교단 단장인 정영화 목사님의 미소와 간사님의 밝은 인사가 앞으로의 일정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시드니의 가슴에 안기며 그동안에 피곤을 잊었다.

처음 공항에서 차에 오르면서 저으기 당황을 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본에 갔을때에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차가 왼쪽도로로 달린다는 것이 너무나 어색했다. 습관은 무서운 것인가 보다. 한 주간 도로를 다니면서 상대방차가 치고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과 ‘차가 왜 왼쪽도로로 달리지?’하는 의아함이 들어 순간순간 작은 비명을 질러야만하였다.

호주 선교사로 파송되어 어느새 16년간 사역하고 있는 30년 지기 황운고 목사를 만나고 어느새 커버린 자녀들을 만나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했다. 친구가 마련한 첫 이벤트는 훼리 야경관람이었다. 배위에서 바라본 시드니 시내는 내 입에서 탄성이 저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시드니의 야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특히 오페라하우스의 자웅은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하였다. 이튿날 찾아간 “코알라 공원”에서 코알라가 하루 20시간을 숙면하는 존재임을 알았고, 방목되어 길러지는 캥거루 공원에 빵을 들고 들어서자 캥거루 들이 떼를 지어 나에게 다가왔다. 높이 들고 서있는 빵을 먹기 위해 내 가슴을 타고 오르는 캥거루의 몸짓이 앙증스러웠고 당황스러우면서도 행복한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호주는 한반도의 35배의 해당되는 거대한 섬이다. 그러면서도 인구는 2천만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이를 낳으면 즉시 정부에서 5천불을 지원한다는 말에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가는 곳마다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호주의 매력이었다. 내가 호주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김영수 목사는 비치낚시를 준비했고 낚시를 던진 지 몇 분 만에 팔뚝만한 ‘연어’가 달려오는 것을 보며 바다에 모인 낚시꾼들이 놀랄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고 3시간 만에 6마리를 낚는 쾌거를 이루었다.

친구 목사들이 마련해 준 관광스케줄을 따라 호주 곳곳을 누비며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를 만끽했다. “불루마운틴”은 그랜드캐년과는 또 다른 자태를 드러내며 나를 반겼고 “세 자매의 전설”은 애처로운 마음이 들게 했다. 철도를 타고 들어간 탄광에서 그 옛날 시커먼 석탄을 뒤집어쓰고 일했을 광부들의 애환을 느끼게 하였고 오후에 찾아간 ‘제놀란 동굴’은 신묘막측한 하나님의 솜씨를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는 너무나 정돈된 모습의 도시였고 “국회의사당”과 “전쟁기념관”은 호주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박애정신이 뛰어난 나라임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6· 25 한국전쟁에 참가하여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이야기에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나라임을 깨달았다.

수요일은 김영수 목사가 시무하는 “다민족 선교중앙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에서의 첫 설교였다. 주일(15일)에는 호주 한인교회 중에 가장 크다는 “새순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무려 3천명이 모이는 교회였다. 시간마다 드넓은 예배당을 채우는 성도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1부 예배로 시작하여 2, 3부를 연속으로 설교를 했다. 그동안 기도한대로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임했고 곳곳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며 미말의 종을 귀히 사용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오후에는 친구 황운고 목사가 섬기는 “동행교회”에서 설교를 하며 실로 호주 땅에 온 보람과 사명을 깨닫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꿈같은 한주간의 호주여행을 마무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치 꿈을 꾼 것만 같다. 호주의 풍치는 미국 동부였고 날씨는 서부와 같았다. 평온하면서도 넓디넓은 호주를 “늪과 같다”고 표현하는 친구의 고백이 실감이 났다. 역시 세계는 넓고 어디를 가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시드니의 향수가 가슴을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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