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00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동행.jpg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하다.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딴따라’ 취급을 받던 연예계가 요사이 아이들의 최대 로망이 된 것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그쪽만 호황을 누리는 듯하다. 하지만 한창 철모르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아이돌’ 환상을 위해 기획사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을 받으며 기약 없는 세월을 대기하는 새싹들을 보면 가슴이 아리다. 그러다가 빛을 보는 확률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말이다.

 

 나의 어릴 때 꿈은 의사였다. 그러다가 고교시절에 KSCF 서울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열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웅변에 전념했고 담력을 키웠다. 하지만 22살, 하나님은 나의 인생노선을 급선회시키셨다. 자유분방하던 삶을 접고 성직의 길을 간다는 것은 내게는 힘든 과정이었다. 언젠가 심방 가는 길에 명동 미도파 백화점 앞을 지나치게 되었다. 수많은 인파들 속에서 뜻 없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고교시절 휩쓸고(?) 다니던 명동거리를 전도사가 되어 지나다보니 만감이 교차했던 모양이다.

 

 돌아보면, 20대는 신학공부를 하다가 지나갔다. 30대는 가정을 꾸미고 아이들을 낳고, 36살부터 담임목회를 시작하며 앞으로만 내달린 인생경로였다. 세계적인 명설교자가 되고 싶었다. 명성을 날리며 화려하고 멋진 목회를 하고 싶었다. 첫 목회를 시작하면서 ‘더도 말고 천 명 정도 되는 교회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꿈은 사그러들기 시작했고, 언제부터인가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목회는 어떤 모습일까?’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꿈이 작아진 것인지, 아니면 현실를 직시하게 된 것인지 분간은 안 간다.

 

 세계 100대 대학에 드는 명문대학인 중국 상하이의 ‘푸단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다 암 말기 판정을 받아 운명한 “위지안”이 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라는 책이 있다. “우리는 뭔가를 잡기 위해서는 아주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게 끝난 뒤에야 그보다 훨씬 값진 일을 지나쳐버렸음을 후회하곤 한다.” “맞아, 좀 더 여유롭고 평화로워지기 위해서는 삶의 곳곳에 빈틈이 있어야 하는 거야.” “삶에는 강철 같은 의지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새들의 날개 짓만으로도 춤출 수 있는 갈대의 부드러움도 꼭 필요하다.”

 

 “나는 내 꿈을 이루고 나면 사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거라 여겼었다. 그러나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기까지는 엄마 품 같은 햇빛이 늘 필요한 거였다. 내가 틀렸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30세 아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하며 그는 절규하듯 명언을 토해낸다. 성공은 사람에게 결코 행복을 선물로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늘도 신기루 같은 뭔가를 잡기위해 달리고 있다. 단 방향을 잘 잡으면 참다운 성공의 단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무엇일까? 사람을 수단화하지 말고 목적으로 삼으면 된다.

 

 세상 사람들은 만나면 상대의 연봉을 묻는다. 목사들은 “교회 크기”를 묻는다. 무엇이 다르다는 것일까? 현대교회의 민낯은 사람을 수단화한다는 것이다. 수단을 안 가리고 사람을 모으고 과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교회의 본질이 될 수 없다. 나는 항상 기도한다. “사람의 머릿수를 헤아리는 목회자가 아니라 한 영혼의 갈망을 헤아리는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이제 성공지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조금은 천천히 가야한다. 지금은 스피드시대이다. 빠른 것이 좋은 것 같지만 많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고 놓치게 만든다.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면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저 숲속에 나무가 하루아침에 자라났을까? 밭에 농작물은 농부의 땀과 사랑을 먹을 만큼 먹어야 열매를 맺는다. 더뎌보여도 소리 없이 천천히 아가가 자라듯이 오늘 내가 서있는 자리를 점검하고 진정한 목적을 향해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천천히 그러나 성실하게 오늘을 살다보면 언젠가는 환희의 날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1. 내 목소리가 들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각자의 지문이 다르듯이 사람들은 독특한 목소리를 소유하며 살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 교회 ‘어린이 성가대’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휘는 ‘문외...
    Views60265
    Read More
  2.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rs...
    Views60077
    Read More
  3. 장애인인 것도 안타까운데

    사람들이 아주 평범하게 여기는 것을 기적처럼 바라며 사는 존재가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이 땅에는 장애를 가지고 힘겹게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통계에 의하면 인류의 10%가 장애인이라고 한다. ‘10명중에 한명’은 장애인이...
    Views59375
    Read More
  4. 내가 그리는 가을 그림

    사계절이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철이 없을 때는 기온의 차이로만 느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계절의 감각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자는 봄에 예민하고 남자는 가을을 타는가보다. 봄의 의미는 신비이다. 여자는 참으로 신비한 존재이다. 사춘기 시절에 접어들며...
    Views59209
    Read More
  5. 구름을 품은 하늘

    처음 비행기를 탈 때에 앉고 싶은 좌석은 창문 쪽이었다.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며 저만치 멀어져 가는 땅과 이내 다가오는 하늘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창 쪽에 앉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목을 빼고 밖을 주...
    Views59114
    Read More
  6. 스쳐 지나간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인생을 길게 살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린 시절에 만나 긴 세월을 여전히 만나는 사람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 그립고 사랑해서 만나는 사람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만남의 형태는 다양하다...
    Views59088
    Read More
  7. 뒷담화의 달콤함

    갑자기 귀가 가려울 때가 있다. 그러면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누가 내말을 하나?”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사람은 영적 존재이기에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일찍이 나의 장인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셨다. “왼쪽 귀가 가려우면 누군가...
    Views59011
    Read More
  8. 시간이 더디갈 때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약속시간에 늦어 열심히 자동차 페달을 밟아대지만 신호등은 계속 빨갛게 변하며 나를 멈추게 한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신호는 왜 그리 녹...
    Views58944
    Read More
  9. 아름다운 매듭

    실로 격동의 2016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치르느라 분주했고, 한국은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가 적합한 한해였던 것 같다. 또한 성경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Views58829
    Read More
  10. 아미쉬(Amish) 마을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로 말하면 “아미쉬 마을”이다. 아미쉬는 푸르른 초원을 가슴에 안은 채 특유의 삶을 이어간다. 아미쉬의 특징은 전기, 자동차, 텔레비전 같은 문명의 이기를 철저...
    Views58729
    Read More
  11. 아, 밀알 30년!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자그마한 밀알 하나가 심기어져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자라나 30년을 맞이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밀밭의 꿈이 세월의 한 Term을 돌아가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그것도 화려한 사역이 아니라 가...
    Views58724
    Read More
  12.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유학생 부부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보기에도 퍽 아름답고 유익한 신앙인들의 모임이었다. 먼 이국땅에서 낮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한다. 짧은 언어로 일하면서 공부하는 유학생활은 참으로 버거운 과정이다. 같은 ...
    Views58662
    Read More
  13.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통해 감동을 받는 것처럼 행복하고 흥분되는 일은 없다.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나를 감동시킨 분은 “박윤선 박사님”이셨다. 풋풋한 인상의 교수님은 웃으시면 약간 입이 비뚤어지셨다. 그 옛날 “웨스트민스터&rdq...
    Views58564
    Read More
  14. 그렇고 그런 얘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딸이 소리친다. “아빠, 송중기, 송혜교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10월이라네.” “그래? 와!” 온 가족이 갑자기 두 사람 결혼소식에 수선을 떤다. 아니, 두 사람과 인연은커녕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적도 없는데 말이...
    Views58230
    Read More
  15. 감성 고뇌

    가을이 왔는가보다 했는데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의 농도는 아직도 여름을 닮았다. 금년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가을이 더디 오는 듯하다. 따스한 기온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어 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방해가 되는...
    Views58212
    Read More
  16.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57648
    Read More
  17. 독방 체험

    죄를 짓지 않고도 스스로 감옥행을 택한 이들이 있다. 감옥은 자유를 구속하는 곳이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기르는 깨달음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쇠창살만 없지 영락없는 교도소다. 5㎡(1.5평) 남짓한 독방 28개가 복도를 마주...
    Views57554
    Read More
  18. 슬럼프(Slump)

    어느 주일 아침,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말 “어머니 오늘은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깜짝 놀란 어머니가 외친다. “교회를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들이 대답한다. “첫째, ...
    Views57517
    Read More
  19. 노인의 3苦

    나이가 들어가니 어르신들을 만나면 묻는 것이 연세이다. 어떤 분은 “얼마 안 먹었습니다.”하고는 고령의 나이를 드러낸다. 분명히 나이를 물었는데 대답은 태어난 연도를 대답하는 분도 계시다. 머리로 계산을 하려면 복잡한데 말이다. 어제도 9...
    Views57474
    Read More
  20. 넌 날 사랑하기는 하니?

    “넌 나를 사랑하니?” 아이가 태어난 이후 남편은 가끔 섭섭함을 이렇게 토로했다. “사랑하지. 아니면 왜 같이 살겠어?” 남편은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같이 산다고 사랑하는 건가?” 나도 남편에게 섭섭함...
    Views5744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