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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jpg

 

 

칼럼 제목만 보고는 그 옛날에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듯싶다. ‘비비안리’와 ‘마론 브란도’가 스타덤에 올라섰던 그 영화 말이다. 영화에는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로 다른 세인물의 인생철학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고교시절에 스크린에 비춰진 ‘비비안리’의 미소를 가슴으로 받으며 설레어 하던 기억이 새롭다. 오늘 칼럼은 그 영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밝히며 “욕망”이라는 조금은 위험한 전차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람에게는 “욕구”라는 자아가 숨어있다. 욕구가 있기에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 욕구를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이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의식주에 관한 욕구이다. 그러면서 안전욕구를 추구하는데 이것이 2단계이다. 정신적, 육체적 안전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다. 3단계는 사회적 욕구로 소속감과 애정에 관한 욕구이다. 4단계는 존경욕구이다. 소속단체의 구성원으로 명예나 권력을 누리고자 애쓰게 되는 단계이다. 5단계는 자아실현욕구로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새로운 성취를 추구하는 단계이다. 그의 이론을 들여다보면 가장 기본적인 단계가 만족이 되면 상위욕구를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욕구”는 또 다른 “욕구”를 향해 치닫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욕구”는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다. 욕구가 없는 인생에게는 삶의 의미가 없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 욕구를 떠나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타는 순간부터이다. “식욕”을 생각하자. 돼지는 항상 위의 80%만 채운다고 한다. 사자도 일단 사냥을 해서 배를 채우고 나면 소화가 다 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며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끝없이 먹어댄다. 100%를 넘어서도록 말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성욕”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결혼제도를 만드셨다. 부부의 사랑은 지나침이 없다. 찐(?)하고 다양할수록 좋다. 그런데 단물을 다 빼먹고 나면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린다. 자기는 “로맨스”라고 우기면서 말이다.

돈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돈의 유용성은 편리함이다. 돈이 많아지면 사는 것이 편해진다. 그런데 “욕망”이 발동하면 심각해진다. 근면으로 모으는 돈이야 뭐라고 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어려운 사람들, 친구의 의리까지 배반해 가면서 돈 축적에 나서는데 있다. 남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면서까지 돈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이다. 어느 정도 욕구가 채워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존경받는 자리를 넘보기 시작한다. 바로 “명예”이다. 그것도 결코 정죄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보기가 흉해 진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달리기는 하는데 멈출 수는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욕망”에 사로잡히면 일단 뇌신경이 둔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말로 “뵈는 것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상황판단이 안 된다. 자신의 포지션을 잊어버린다. 서민들의 실족은 연민의 정이라도 가지게 만든다. 하지만 지도층의 탈선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사회를 혼탁하게 만든다. 특히 영적지도자들의 탈선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분들도 사람인데’라는 말이 너무 구차하게 들리는 것은 내가 옹졸해서일까?

호주의 해변이 생각났다.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비치였다. 바닷가에 펼쳐진 모래사장은 환상적이었다. 파도가 모래사장을 넘나드는 장면은 그림 그 자체이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치고 바다가 모래를 넘어서는 순간에 쓰나미가 된다. 끔찍하고 흉측한 장면이 연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욕구는 건강한 것이다. 마치 파도가 모래를 쓰다듬듯이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욕망”의 전차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질서가 무너지고 비극은 시작된다. “욕망”은 지금까지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행복들을 한순간에 앗아가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주어진 욕구를 조절하며 해변의 신비를 간직하며 사는 인생이 성공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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