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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일 년 동안 이날을 기다린다. 미주 동부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은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이 캠프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다. 언제나 그렇듯이 친근한 인사가 오가고 가족처럼 포근한 대화가 우물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하면 마음이 열리며 ‘하늘 사랑’이 곳곳에 내려앉는다. 그렇게 캠프가 이어진지도 어느새 20년이다. 단원들 중에는 20년을 한결 같이 참석한 역사적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러고 보니 처음 사랑의 캠프에 참석할 때보다 스무살의 나이가 더해진 것이다.

처음 60여명으로 시작된 사랑의 캠프는 해가 갈수록 참석자들의 수가 더해져 금년에는 570명이 만나 감동의 우물물을 퍼올렸다. 단순하고 간결하던 캠프가 이제는 누구나 은혜를 체험하고 갈수 있는 다양한 모양으로 다듬어지고 보충되어 갔다. 7월 26일(목) 오후 캠프의 막이 올랐다. 2003년 7월에 열린 11회 캠프부터 참석을 했으니까 나도 금년이 어느새 10년차이다. 처음 사랑의 캠프에 참석했을 때가 기억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펐다.

엄청난 인원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놀랐고 순서에 참석하는 지단들의 모습이 민첩함에 감탄을 했다. 필라 밀알을 챙기면서 전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시종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첫 캠프에 감흥을 이어 갔던 것 같다. 조별 모임을 통해 말씀을 나누며 우리는 하나가 되어갔고 예배를 드리다가도 얼굴이 마주치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저녁집회가 마치고나면 키타를 잡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내 몫이었다. 역시 노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마력이 있다.

캠프는 성인 캠프와 아동 캠프로 나뉘어 진행된다. “성인 캠프”는 주 강사를 모시고 그해에 정한 주제에 대한 말씀을 듣는다. 캠프기간동안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수족이 되어 돕는 분들이 곁에 따라 붙는다. 어렵게 얻은 휴가를 가족들의 양해를 얻어 오로지 장애인 도우미로 헌신하는 분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이다. 금년에는 “영어 캠프”가 신설되었다. 일찍이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 분들 중에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분들을 위한 캠프였다. 참석율이 저조할까봐 염려를 했는데 3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새로운 성공이었다.

“아동 캠프”는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주를 이룬다. 한곳에 계속 앉아있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부터 휠체어에 의지하여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하다. 그들도 그들이지만 아동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줄여서 “자봉”)들의 헌신은 실로 눈물겹다. 거의 <Youth Group>으로 집에 가면 실로 철없는 아들, 딸일 뿐이다. 그런데 그들이 밀알선교단에 나오면 의젓한 자봉으로 변신(?)한다. 아무리 배가고파도 담당한 장애 아동부터 음식을 서빙한다. 휠체어에 앉아 짜증을 부리는 장애아를 달래며 음식을 입에 넣어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이다. 마주 앉아 밥을 먹다가 목이 메어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아들을 염려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음식을 떠먹이는 ‘코네티컷 밀알’의 엄마와 식탁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스개 소리를 해도 엄마는 표정이 없었다. 둘러앉은 다른 분들은 파안대소를 하는데 말이다. 마음이 안쓰러웠다. ‘얼마나 힘드실까?’ 자리를 뜨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집사님, 하나님은 좋은 것만 주십니다.” 엄마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마주한다. “집사님, 하나님은 좋은 것만 주세요. 저를 보세요. 장애가 있어도 밝게 살잖아요. 힘내세요.” 어느새 엄마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밀알 사랑의 캠프는 실로 “감동의 우물”이다. 장애로 힘겨워 하던 사람들이 함께 우리들 만에 이야기를 나누며 생수를 마신다. 3일 동안 터져 나오는 감동을 먹으며 표정이 달라지고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 처음 참석한 분들은 이구동성 이렇게 고백한다. “섬기러왔는데 섬김을 받고 갑니다. 사랑하러 왔는데 사랑만 받고 갑니다. 이곳이 천국이네요.” 감동의 우물물을 마시면 장애인들에게는 희한한 행복이 솟아난다. 그래서 헤어지는 손길이 아쉽기만 하다. “내년에 다시 만나요!” 가로 젖는 손길에 예수님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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