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66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것은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 사는 맛을 알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만남을 통해서는 상처를 받으며 깎이는 과정을 경험해야만 한다. 빛이 영롱한 도자기를 만난 적이 있는가? 도공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눈물겹다.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가 되는 ‘흙’이 필요하다. 흙이라고 다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토’가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는 ‘도토’가 도공에 손에 들어 갈 때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채토한 흙은 그대로 쓸 수 없고 수비 과정을 거친다. 이는 흙 속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마당에 웅덩이를 파고 물을 이용하여 고운 분말을 앙금을 일으켜 두멍에 채우는 것이다. 한 두멍이 차면 잘 섞어서 말림 판에 퍼내어 적당히 햇빛에 말린다. 적당히 마른 흙을 거두어 모아 발로 밟아야 한다. 흙 속에 있는 공기를 빼내어 기물을 만들 수 있도록 ‘물렁물렁’하게 손으로 주물러 꼬막을 만든다. 이 과정을 ‘토련’이라고 한다.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준비된 흙을 물레에 얹어 중심을 낮춘 다음, 물레를 발로 돌리면서 원하는 형태를 속이 비도록 손으로 만든다. 성형이 끝난 그릇은 적당히 마른 후 굽을 깎고 다듬어서 무늬를 장식하게 되고 유약을 바르게 된다. 이렇게 형태가 만들어진 그릇은 굽는 과정에 들어간다. 섭씨 900도에서 초벌구이를 하고 재벌에서는 무려 1300℃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불을 끝마친 가마가 식으려면 약 2~3일 정도 걸리는데 이후 꺼내어 선별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이 도공에게는 가장 설레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찌그러졌거나 원치 않는 색상의 작품은 단호하게 깨 버린다. 이는 장인정신의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가려면 만남의 과정을 잘 소화해야만 한다. 지구촌에는 현재 80억명이 한 시대를 같이 엮어가고 있다.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생각도 다 다르다.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이 사람 구경이다. 그래서 공항에 가면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가보다. 똑같은 눈 둘, 코 하나, 귀 둘, 입이 하나인데 그렇게 생긴 것이 다른지 신기하기만 하다. 게다가 손가락의 지문이, 눈의 수정체도 다 다르다. 목소리 조차도 말이다.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한다. 심지어 다르다는 것 때문에 당을 만들고 패를 나눈다. 사실 사람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에 성숙해 가는데 말이다. 비슷한 사람을 만나 정을 주고 살다가 어느 순간 그 사람 때문에 실망하여 넘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나와 같은 사람, 나와 잘 통하는 사람만 만나는 인생에게서는 성장을 기대 할 수 없다.

 

 시련이 없는 인생은 없다.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서 항상 웃고 사는 인생도 없다. 부딪치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상처받고 힘들어하며 사람은 성숙해 간다. 나이는 그냥 먹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대개 마음씀씀이가 넉넉해 진다. ‘그럴수도 있지. 무슨 사정이 있겠지?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나?’ 이해가 되는 것이다. 중년이 깊어가고, 노년에 접어들면 자꾸 세월을 반추하게 된다. 아쉬운 순간이 애처로이 다가오는 때가 그 시기이다.

 

 그런 분에게 한마디 건네고 싶다. “그런 도전과 변화에 적응해 가면서 당신은 이미 큰 사람이 되어있노라고. 미국 한 복판에서 세계를 가슴에 품고 사는 당신이야말로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라고. 시각(視覺)을 수평으로 하지 말고 수직으로 인생을 바라보아야 한다.

 

 봄에 새싹이 돋아나고 새움이 트고 줄기가 솟고 꽃이 피어나듯 그렇게 세월의 흐름 속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고 만남을 통해 우리 인생 이야기를 엮어가게 하셨다. 온 들판에 가을 색깔이 뿌려지는 이 계절에 우리는 장렬하고도 과감하게 자신의 삶을 마감해 가는 들판의 함성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너무 욕심내지 마라! 너무 실망하지 마라! 너무 자만하지도 마라!’ 우리 모두는 이미 “심히 아름다운 존재”이기에.


  1. No Image

    젖은 낙엽 신세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장인이 한마디 하신다. “나이 먹은 남자 신세가 비에 젖은 낙엽이야!” 무슨 말인가 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늙수구리 해 지면서 그 말이 피부에 와닿는다. 마른 낙엽은 산들바람에도 잘 날아가지만, 젖...
    Views13260
    Read More
  2. No Image

    절대로 포기하지 마!

    인생의 성패는 단순한 것에서 갈라진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성공을 쟁취하고야 만다. 45년 전에 밀알선교단을 창립한 이재서 박사도 그런 인물이다. 그는 건강하게 태어나 여느 아이들처럼 꿈을 꾸며 뛰어 놀았다. 그가 15살이 ...
    Views13368
    Read More
  3. No Image

    20대의 초상

    “대학가요제?” <TV 조선>에서 지난 10일부터 과거와 같은 타이틀로 경연대회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창법이 놀랍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면서 희미해져 가는 나의 20대가 저만치 투영되어왔다. 실로 고뇌의 세월...
    Views15196
    Read More
  4. 부활 박완규 & 밀알의 밤

    가을이 왔다. 전령사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게 가슴을 적시며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귀뚜라미에 얽힌 이야기가 신비롭다. ‘귀뚜라미가 울면 게으른 아낙이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여름에 부지런히 길쌈으로 천을 짜 두어야 할 아낙네가 실컷 ...
    Views15547
    Read More
  5. No Image

    무촌(無寸)의 품격

    “이젠 이런 남자와는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다”는 4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있다. 이 여성은 남편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야기는 아주 단순했다. 화장실에 서 남편이 소변을 보고 나가면 늘 오줌 냄새...
    Views15651
    Read More
  6. No Image

    친구가 있기에

    장애 학생이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친구의 존재는 너무도 소중하다. 장애는 나이가 들수록 그 무게감이 더해간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장애는 무게가 아니라 수치로 다가선다. 위축되어 가는 그 시기에 힘이되어 주고 장애에서 시선을 떨어지게 하는 존재...
    Views15282
    Read More
  7. No Image

    감사한 죄

    감사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갖추어야 할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요. 삶을 빛나게 하는 MSG이다. 감사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세계 어디를 가도 미국만큼 풍요롭고 친절한 곳이 없다. 유럽에 가보라! 식당에서 처음 나오는 물도 돈을 내야하고 우리나라 70년대...
    Views15862
    Read More
  8. No Image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가을이다. 나이도 그렇고 세월을 반추하게 되는 계절이 온 것 같다. 절친이 한국에서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들어와 위로차 만났다. “이 목사, 나 이제 고아야?” “응?”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치면 나는 고아가 된 지 수십년이 되었...
    Views17319
    Read More
  9. No Image

    % 세상

    세상은 온통 퍼센트(%)가 지배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드라마나 예능프로의 시청률부터 크게는 각 나라마다 정치지도자를 선출하기 전에 실시하는 여론조사까지. 맞는 것도 같고 그렇다고 절대적이지 않은 퍼센트에 세상은 요동치고 있다. 모든 것이 ...
    Views17226
    Read More
  10. No Image

    아픈 만큼 성숙해 지고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것은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 사는 맛을 알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만남을 통해서는 상처를 받으며 깎이는 과정을 경험해야만 한다. 빛이 영롱한 도자기를 만난 적이 있는가? 도공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
    Views16631
    Read More
  11. No Image

    잠시 쉬어 가세요

    2024년을 시작했는가 했는데 어느새 8월의 끝자락에 서있다. 금년 여름은 정말 더웠다. 하지만 입추와 말복을 거쳐 처서(處暑)를 지나며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초가을의 텃텃함이 엄습하고 있다. ‘안 해야지’ 하면서도 ...
    Views17482
    Read More
  12. No Image

    마당

    어린 시절을 마당에서 보냈다. 남자아이들은 비석 치기, 자 치기를 하고 놀았고, 여자애들은 주로 공기놀이, 고무줄 넘기를 하며 한나절을 보냈다. 누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동네 아이들은 마당으로 모여 들었고, 무엇이 그리 재미있었는지 함박 웃음을 지으...
    Views17698
    Read More
  13. No Image

    눈물을 머금은 마음

    눈물은 사람의 몸에서 흐르는 고귀한 액체이다. 극한 감격 속에서도 흐르지만 대부분 고통스러울때에 배출된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괴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모른다”라고 했다. 여러 의미가...
    Views16660
    Read More
  14. No Image

    결혼은 예술이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은 가정이다. 젊은이들은 ‘저절로 이성을 만나고 저절로 하는 것이 결혼이라’는 기대감 속에 산다.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이성에 반해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그런 일은 ...
    Views17682
    Read More
  15. 밀알 캠프의 감흥(感興)

    29번째 밀알 캠프가 막을 내렸다. 29년, 사실은 32회가 맞다. 코로나 사태로 꼬박 3년을 엄두도 못내고 기다려야 했다. 항상 7월 중순에 캠프가 개최되는데 준비는 거의 1년이 걸린다. 캠프가 마치는 날, 호텔 측과 차기 장소 계약을 맺어야 한다. 600명을 한...
    Views18279
    Read More
  16. No Image

    순수야, 푼수야?

    나는 순수한 사람이 좋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살맛이 나고 삶의 도전을 받는다.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 ‘순진’은 사실 경험하지 않음에서 오는 풋풋함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어린...
    Views17912
    Read More
  17. No Image

    세월이 너무 빨라!

    나이가 들어가며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빨라!” 진정 숨을 고르기 힘들 정도로 세월이 빠르게 가고 있다. 2024년을 맞이한 것이 언제던가? 벌써 상반기를 지나 7월 하순에 와 있다. 다들 “덥다”고...
    Views18332
    Read More
  18. No Image

    “아내”라는 이름

    나이가 들어가며 결혼은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주위에 친구들이 하나둘 짝을 찾아 결혼식을 올리는 와중에 ‘내 짝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고심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대학 동창 절친이 결혼식을 올리고 김포공항에서 에스컬...
    Views16777
    Read More
  19. No Image

    손발 없는 치어리더

    ‘치어리더’하면 건강미가 넘치고 균형 잡힌 몸매, 그리고 현란한 춤사위를 연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손발이 전혀 없는 치어리더가 있다.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1년을 맞이할 때에 좌절과 불안의 일본 열도에 웃음과 용기를 전한 희망의 아이...
    Views16323
    Read More
  20. No Image

    숭구리 당당 숭당당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웃음이 아닐까? 웃음처럼 삶을 부드럽게 해 주는 윤활유도 드물다. 웃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웃는 얼굴은 아름답다. 인간은 일생동안 50만번 정도를 웃으며 산다고 한다. 어린아이는 하루 ...
    Views1936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0 Next
/ 40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