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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다. 나이도 그렇고 세월을 반추하게 되는 계절이 온 것 같다. 절친이 한국에서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들어와 위로차 만났다. “이 목사, 나 이제 고아야?” “응?”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치면 나는 고아가 된 지 수십년이 되었다. 지난 3월 뉴욕에서 목회하는 친구 목사의 아버님(목사님)이 90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모님이 5월에 그 뒤를 따르셨다. 

 

  두 분이 널싱홈에 나란히 지내셨는데 말이다. 기가 막혔다. 두 달 사이로 두 분이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효자였던 친구의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는 내 가슴을 저미게 했다. 몇주 후 마주 앉아 위로랍시고 얼마 전 들은 말을 던졌다. “이제 너도 고아네” 창문 너머로 고개를 돌리며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다 같은 병을 앓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될 운명을 가졌다. 부모의 죽음은 불가피해서 모든 부모는 자신의 죽음을 예고한다. 원하는 장례 절차를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유산 분배도 일찌감치 알리는 일이 흔하다. ‘나 죽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라’는 말처럼, 농담인 듯 진담인 듯 협박 투로 말할 때도 있다.

 

좀 더 적나라한 경우도 적지 않다. 죽음에 직면한 부모의 두려움이 자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말도 분명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부모의 전언은 대부분 훗날 자식이 겪을 경악과 슬픔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에서 비롯된다. 한 사람의 죽음을 생생한 상실로 체험하는 당사자는 결국 망자의 가족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 역시 부모의 죽음을 경험했으며, 자식 역시 우리의 죽음을 겪는다. 우리는 그들의 사인(死因)을 잊을 수 없다. 남녀평등시대라고 하지만 남녀의 삶은 태어날때부터 이미 전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함께 직장을 다녀도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훨씬 불이익을 당하고 어려운 여건에 직면해야 한다.

 

한 작가는 직장에서 마주치는 이상한 남자의 유형을 4가지로 짚었다. 열등감이 깊은 유형과 여자를 연애 상대로만 보는 유형, 여직원을 질투하는 유형, 사이코패스 유형 등이다. 문제는 그런 남자들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남자의 입장에서 좀 억울한(?) 감도 없지 않지만 완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은 냉혹하다.

 

 이처럼 ‘별스런 남자’들의 틈 속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지치고, 상처받으며 때론 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그런 여성들의 상황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소위 ‘성공한 여성 리더’라 불리는 예외적 상황의 여성들이다. 전혀 호응해 주지 않는 억센 사람을 내편으로 만들고 만 사람이라고나 할까? 결국 자기관리를 하며 당당하게 살다보면 상대가 두려웁기보다 한 공간에서 삶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동지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학벌, 유부녀, 먹는 것도 잘 먹고 시끄러우니 누구나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직장은 일로 승부해야 하는 공간이다. 성실과 진정성은 결국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는 쉬우면서도 단순한 방책이다.

 

 한 마디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순탄하지는 않다. 그 모습을 피곤해하면 이미 지는 것이다. 좀 더 지혜롭고 유연한 방법을 취해야 한다. 남자들은 힘좋고 돈이 많다고 과시한다. 그것을 귀엽고 가련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몇 번 시도하다 통하지 않는 것을 깨달으면 제 정신을 차리기도 한다.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성장하고 성숙한다. 관계를 포기하면 인생을 포기한 것과 같다. 결국 생각, 가치관의 차이이다. 관점의 차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교와 자기비하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매력과 개성을 키우기 위한 몰입에 치중해야만 한다.

 

 청년시절부터 머리가 복잡해 지면 찾던 곳이 청계천 헌책방과 황학동 도깨비 시장이었다. 책 냄새를 맡고 왁자지껄한 시장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존욕구의 치열함이 연한 미소를 짓게하며 뇌를 정화시켜 주었다. 파랑새는 없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우리들이 공히 추구해야 할 것은 주어진 오늘을 기쁨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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