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36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재미.jpg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나 “진지 잡수셨어요?”라고 했다. 외침(外侵)이 워낙 많았기에 지난밤을 걱정해야 했고 식량난에 허덕였던 우리 조상들의 아픈 사연들이 인사말 속에 숨어있다. 하지만 요즘아이들의 인사는 진보를 해도 너무 진보했다. “하이”내지는 “방가방가”(반가움을 장난스럽게 표현한말)라고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인사말이 있다. “요즈음, 재미 좋으세요?”이다. 친한 사이는 거기에 덧붙인다. “요즘 재미가 좋으신가봐. 신수가 훤하시네!” 언뜻 들으면 그만인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의미심장한 미묘한 인사이다. “재미, 재미가 뭐지?” 일반적 의미로 “재미”란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마디로 정의 될 수 없는 신비한 단어이다. “재미”는 ‘기분이나 느낌 즉, 감정에 해당되는 단어’이다. 따라서 측정되어질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개인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수치는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큰 재미를 느끼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이는 꽤나 큰 규모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 재미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아기자기하게’라는 말을 끄집어 내게 된다. 즉 재미는 큰 규모로 벌리는 대대적 이벤트가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어떤 의미 있는 것, 혹은 보람을 건져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재미를 느끼게 된다. 조금만 노력하고 열의와 성의만 있다면, 생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이 “재미”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라! 어쩌다 만화책 한권을 손에 넣으면 너무 재미가 있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재미’의 일부분 중에 ‘유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가 곧 ‘유치함’은 아니지만 ‘유치함’이 ‘재미’로 연결될 확률은 매우 크다. 어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눈 여겨 보라! 아이들은 재미있다 못해 진지하기까지 하다. 어른들의 눈에는 유치하기 그지없는데 말이다. 그러면 어떤가?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재미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은 “유치함”을 다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 사랑을 해본 사람은 유치함의 재미가 어떠한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얼마나 유치한 말과 행동을 했는가? 지금 생각하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유치함에 대해 용감(?)했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결혼 8년차에 접어든 어느 자매가 집안을 정돈하다가 처녀 시절에 남편에게 받았던 “연애편지”를 발견했다. 구절구절 유치하기 짝이 없는 문구가 편지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엄청난 결혼공약(?)도 적혀있었다. 지금은 다 “뻥”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다나.

“재미”는 기대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내가 매일 새벽기도를 시작하며 하나님께 외치는 고백이 있다. “하나님,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오늘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날이다. 또한 나의 생애 하루라도 젊은 날이다. “오늘은 무슨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살아보라! 삶이 재미가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순간순간을 즐겨야 한다.” 자꾸 다음단계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껴보라! 다시는 못 올 순간처럼,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지금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해 보라! 순간순간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행복은 수시로 인생의 주머니에서 넣고 빼 낼 수 있는 좋은 노리개인 것이다.

“재미”는 곧 ‘즐거움’이다. 언젠가 “살짝 미치는 세상이 즐겁다.”란 제목의 책이 나온 적이 있다. 살짝 미치면, 살짝 생각을 바꾸면, 어렸을 때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재미는 발밑에 깔려있다. 이왕 한번밖에 살수 없는 인생이라면 재미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1. 34살, 여자들의 사춘기 10/29/2012

    ‘30대’하면 20대의 어설픔을 넘어서서 완숙을 향해가는 아픔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에게 30대는 군대를 다녀오고 갓 결혼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이미 아이 둘 정도는 키우면서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가는 때이다...
    Views82781
    Read More
  2. 우리들의 천국 8/9/2010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를 제한 받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다. 밀알선교단이 좋은 이유는 장애인들이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껏 자신을 발산하며 살게 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아무리 좋아...
    Views82812
    Read More
  3. 산다는 건 그런거지  5/28/2011

    감동 없이 사는 삶은 형벌이다. 사람들은 만나면 습관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재미가 어떠세요?” 혹은 “신수가 훤한 것을 보니 재미가 좋으신가봐요?” 재미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삶은 모름지기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 ...
    Views82939
    Read More
  4. 강남 스타일 9/23/2012

    요사이 한국에서뿐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따라 해외로 번지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전자 악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트를 강하게 넣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이다. 가사도 중간 중간...
    Views83494
    Read More
  5. 패치 아담스 5/1/2015

    2014년 8월 비보를 들었다. 영화배우(희극)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20년 전 상담을 공부하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다. 상담을 공부하기 2년차 새 학기에 한 젊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미국 하...
    Views83500
    Read More
  6. 재미 좋으십니까? 10/3/2012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rdqu...
    Views83623
    Read More
  7. 0시의 다이얼 6/19/2015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아니 너무도 사랑한다. 집에 있을 때나 차를 운전할 때에도 항상 음악을 즐겨 들으며 산다. 목사라고 찬송이나 복음성가만 듣지 않는다.즐겨 듣는 음악의 장르는 다양하다. 클래식부터 발라드, 락(Rock)까지 비오는 날에는 7080 가요를...
    Views83706
    Read More
  8. 아! 청계천  4/29/2011

    금번 한국 방문 목적 중에 하나는 나의 모교인 총신대학교 “장애인의 날 기념 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일이었다. 13일(수) 정오가 가까워오면서 총신대학교 대강당에는 신학생들과 교직원 들이 자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강당에 운집한 학생들의 ...
    Views83796
    Read More
  9. 남자와 자동차

    십 수 년 전, 늦깎이 이민을 L.A.로 왔다. 그때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이민을 결단하기에는 위험이 따른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필라 밀알선교단에서 소신껏 사역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맨주먹으로 이민을 왔을 때에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
    Views84154
    Read More
  10. 철수와 영희가 사라졌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국어시간에 만나는 첫 인물이 “철수와 영희”이다.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로 문장은 시작된다. 아마 지금도 한국인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남자는 “철수”, 여자는 “영희”일 것이...
    Views84174
    Read More
  11. 휠체어  7/7/2011

    휠체어가 한 대 놓여있다. 사람들은 휠체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거동이 몹시 불편한 분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앉으신 분을 처음 보았을 때에 느낌이 떠오른다. 장애를 가지...
    Views84428
    Read More
  12.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5/7/2013

    사람은 물과 함께 태어나 평생 물을 먹고 물에서 살다가 간다. 그래서인지 물에 들어가면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물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과 접촉하는 순간부터 사람은 원초적인 행동을 시작한다. 헤엄을 치고 궨시리 물을 때려보고 다른 사람을 ...
    Views84528
    Read More
  13. 짜장면 좋아하세요? 7/17/15

    밀알선교단 모임에서 “당장 죽음이 가까워 온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로 대화의 광장을 열었다. 희한한 질문에 장애인들 대부분은 “짜장면”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철이 나려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나야한단...
    Views84723
    Read More
  14. 전철 심리학

    한국에 가면 가장 편리하고 눈에 띄는 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다. 특히 전철노선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 속속 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전철의 좌석배치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인지 양쪽 창가 밑에 일렬로 배열되어 있다. 전철을 타면 어쩔 수 ...
    Views84732
    Read More
  15. 시장통 사람들 9/2/2011

    우리 한국의 매력은 재래시장에 있다. 백화점이 동네를 점령하면서 편리한 생활이 보장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재래시장에 가야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항상 그리운 것은 재래시장의 정겨움이다. 시장 한구석에 퍼질러 앉아 순대와 오뎅을...
    Views84847
    Read More
  16. Voice of Myonggi 명지대학교 초청음악회에 초대합니다! 1/21/2013

    필라 밀알선교단이 어언 설립 26주년을 맞이합니다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한국에서 Voice of Myongji(명지대학교)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크리스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청아하고 밝은 하모니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
    Views85136
    Read More
  17. 닉 부이치치 9/6/2014

    6년 전, 밀알의 밤을 준비하며 찬양을 인도하는 형제에게 긴급명령(?)을 하달했다. 그 내용은 “밀알의 밤에서 띄울 감동적인 영상을 찾아내라!”였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들뜬 형제의 전화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다. “목사님, 기가 막힌 ...
    Views85146
    Read More
  18. 113Cm 엄지공주 “박찬미” 8/3/2014

    이 땅에는 “저신장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다른 말로 그 분들을 “난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신데렐라와 일곱난장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의 동화에서 혹은 서커스 공연을 하...
    Views85228
    Read More
  19. 관상 1/16/2015

    요사이 “왕의 얼굴”이란 드라마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에는 “관상”이란 한국영화가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결국 영화는“관상은 없다.”는 허무한 결론으로 끝이 난다. 과연 그럴까? ...
    Views85381
    Read More
  20. 여자와 거울 1/11/2014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
    Views8545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