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044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재미.jpg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나 “진지 잡수셨어요?”라고 했다. 외침(外侵)이 워낙 많았기에 지난밤을 걱정해야 했고 식량난에 허덕였던 우리 조상들의 아픈 사연들이 인사말 속에 숨어있다. 하지만 요즘아이들의 인사는 진보를 해도 너무 진보했다. “하이”내지는 “방가방가”(반가움을 장난스럽게 표현한말)라고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인사말이 있다. “요즈음, 재미 좋으세요?”이다. 친한 사이는 거기에 덧붙인다. “요즘 재미가 좋으신가봐. 신수가 훤하시네!” 언뜻 들으면 그만인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의미심장한 미묘한 인사이다. “재미, 재미가 뭐지?” 일반적 의미로 “재미”란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마디로 정의 될 수 없는 신비한 단어이다. “재미”는 ‘기분이나 느낌 즉, 감정에 해당되는 단어’이다. 따라서 측정되어질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개인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수치는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큰 재미를 느끼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이는 꽤나 큰 규모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 재미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아기자기하게’라는 말을 끄집어 내게 된다. 즉 재미는 큰 규모로 벌리는 대대적 이벤트가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어떤 의미 있는 것, 혹은 보람을 건져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재미를 느끼게 된다. 조금만 노력하고 열의와 성의만 있다면, 생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우리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이 “재미”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라! 어쩌다 만화책 한권을 손에 넣으면 너무 재미가 있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재미’의 일부분 중에 ‘유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가 곧 ‘유치함’은 아니지만 ‘유치함’이 ‘재미’로 연결될 확률은 매우 크다. 어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눈 여겨 보라! 아이들은 재미있다 못해 진지하기까지 하다. 어른들의 눈에는 유치하기 그지없는데 말이다. 그러면 어떤가?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재미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은 “유치함”을 다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 사랑을 해본 사람은 유치함의 재미가 어떠한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얼마나 유치한 말과 행동을 했는가? 지금 생각하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유치함에 대해 용감(?)했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결혼 8년차에 접어든 어느 자매가 집안을 정돈하다가 처녀 시절에 남편에게 받았던 “연애편지”를 발견했다. 구절구절 유치하기 짝이 없는 문구가 편지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엄청난 결혼공약(?)도 적혀있었다. 지금은 다 “뻥”이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다나.

“재미”는 기대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내가 매일 새벽기도를 시작하며 하나님께 외치는 고백이 있다. “하나님,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오늘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날이다. 또한 나의 생애 하루라도 젊은 날이다. “오늘은 무슨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며 살아보라! 삶이 재미가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순간순간을 즐겨야 한다.” 자꾸 다음단계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껴보라! 다시는 못 올 순간처럼,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지금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해 보라! 순간순간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 행복은 수시로 인생의 주머니에서 넣고 빼 낼 수 있는 좋은 노리개인 것이다.

“재미”는 곧 ‘즐거움’이다. 언젠가 “살짝 미치는 세상이 즐겁다.”란 제목의 책이 나온 적이 있다. 살짝 미치면, 살짝 생각을 바꾸면, 어렸을 때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재미는 발밑에 깔려있다. 이왕 한번밖에 살수 없는 인생이라면 재미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1. 가리방을 아시나요? 11/8/2012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장 흔한 인쇄술을 ‘가리방’이었다. 아니 다른 대안이 없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가리방’은 일본 말인 듯 하고 사실은 “등사기”라고 해야 맞는 어법이다. 하지만 글의 맛이 살리기 위해 ...
    Views108812
    Read More
  2. 생각의 힘 10/29/2012

    사람이 미물보다 우월한 것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흔들리고 휘청거리는 나약한 존재지만 ‘생각’을 하기에 위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생각을 통해 꿈을 이루고 ...
    Views86500
    Read More
  3. 34살, 여자들의 사춘기 10/29/2012

    ‘30대’하면 20대의 어설픔을 넘어서서 완숙을 향해가는 아픔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에게 30대는 군대를 다녀오고 갓 결혼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이미 아이 둘 정도는 키우면서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가는 때이다...
    Views102992
    Read More
  4. 행복한 수고 10/29/2012

    이왕이면 건강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심정은 부모라면 똑같은 바램이다. 하지만 인생이 사람의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분들이 장애아동을 가진 학부모들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부부에게 장애아가 태어 났을때에 그 충격은 당사자가 아...
    Views90783
    Read More
  5. 일곱번째 방향 10/3/2012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신께서 이 세상을 처음 지을 때에 원래는 일곱 방향을 만드시기로 했다. 먼저는 보이는 ‘동, 서, 남, 북, 위, 아래.’ 그렇게 여섯 방향을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한 방향을 어디에 둘까?...
    Views87872
    Read More
  6. 재미 좋으십니까? 10/3/2012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rdqu...
    Views104462
    Read More
  7. 강남 스타일 9/23/2012

    요사이 한국에서뿐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따라 해외로 번지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전자 악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트를 강하게 넣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이다. 가사도 중간 중간...
    Views105111
    Read More
  8. 장애인이 주인인 기업 9/23/2012

    장애인들이 아무 차별 없이 취업을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 그래서 장애가 전혀 인생살이에 장애가 안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밀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2010년 가을. 8년 만에 한국에 나가서 놀란 것은 곳곳에 장애를 가진 분들이 일을 하고...
    Views87533
    Read More
  9. 미소로 세상을 빛나게하라! 9/5/2012

    사람이 세상 무엇보다 위대한 것은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에게도 표정은 없다.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핥아댈 뿐이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시시각각 표정이 바뀐다. 강렬한 태양빛을 만나면 얼굴을...
    Views83680
    Read More
  10. 뒷곁 풍경 9/4/2012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오붓한 장소가 있다. 바로 내가 살던 시골집 뒷곁이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울타리가 있었다. 지금 같은 견고한 시멘트나 벽돌이 아닌 나무로 엮은 울타리였다. 빨리 지나가면 보이지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안에 모든 것이 드러나는 ...
    Views86057
    Read More
  11. 올림픽 향연 8/20/2012

    장장 17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이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 사람은 참 영리하다. 어떻게 그런 다양한 운동 경기를 만들어 내고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150여 개국의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올림픽을 열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
    Views97406
    Read More
  12. 아내의 빈자리 8/20/2012

    항상 곁에만 있던 아내가 한국에 갔다. 10년 만에 고국방문이다. 무려 한 달간의 일정을 잡고 둘째와 함께 떠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내와 아이가 떠나는 날에 한국에서 네 명의 손님들이 우리 집에 당도했다. 한국 밀알의 단장들이었다. 적적해 질 수 밖...
    Views85124
    Read More
  13. 감동의 우물 사랑의 캠프 8/20/2012

    장애인들은 일 년 동안 이날을 기다린다. 미주 동부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은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이 캠프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다. 언제나 그렇듯이 친근한 인사가 오가고 가족처럼 포근한 대화가 우물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하면 ...
    Views95771
    Read More
  14. 오늘도 이 길을 가리라 8/4/2012

    20대에 소명을 받고 신학도의 길에 접어들어 젊은 31살 나이에 목사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학을 거쳐 신학대학원에 들어 가보니 늦깍이 신학생들이 많았다. 동생뻘 되는 학우들 틈에서 만학도의 길을 걸어가느라 애를 쓰던 동기들의 모습이 참 안쓰...
    Views89178
    Read More
  15.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8/4/2012

    칼럼 제목만 보고는 그 옛날에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듯싶다. ‘비비안리’와 ‘마론 브란도’가 스타덤에 올라섰던 그 영화 말이다. 영화에는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로 다른 세인물의 인생철학이 뚜렷하게 드...
    Views97049
    Read More
  16.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8/4/2012

    부부는 설레임으로 만난다. 밀알선교단 청년 중에 얼마 전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물었다. “결혼하니까 무엇이 제일 좋으니?” 신랑은 “다 좋아요.” 마냥 밝은 표정이다. 역시 남자는 단순하고 표현이 총체적이다. 신부가 대답한다. &ld...
    Views84336
    Read More
  17. Chicago 밀알의 밤 8/4/2012

    지난 2월 시카고 밀알선교단 단장 김산식 목사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6월에 있는 “<시카고 밀알의 밤>에 메인게스트로 출연해 달라.”는 전화였다. 가슴이 벅차왔다. 우리 필라델피아도 마찬가지지만 “밀알의 밤”에는 결코 아무나...
    Views87814
    Read More
  18. 삶의 연금술 몰입 7/10/2012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것을 찾는다.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음악부터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마음을 찾으며 살고 있다. 그런 마음과 욕망들이 인류의 역사를 발전하게 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이라면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생을 살아감...
    Views83206
    Read More
  19. 섬집 아기 7/10/2012

    한국인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동요가 있다. 동요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섬집아이”를 불러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처음 학교 음악시간에 “섬집아이&rdquo...
    Views86669
    Read More
  20. 살아있는 날 동안 7/10/2012

    모임이 있어 뉴저지(북부)에 올라갔다. 일행이 함께 움직이다가 Broad Ave에서 익숙한 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가는 차에서 바라본 상점은 이미 상호와 주인이 바뀌어져 있었다. 불현듯 친구의 얼굴이 스쳐갔다. 친구를 향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총신대학...
    Views8229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Next
/ 39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