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45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3165177_orig.jpg

 

 

『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를 보며 나 역시 “딸 바보”임을 확인했다. 곧바로 만남이 시작되었다. 버지니아의 15년 생활을 접고 석달 전에 오렌지카운티로 이주한 중학교 동창 “정정호 장로”부부를 만나며 편안함을 느꼈다. 어느새 34년 동안 우정을 이어오는 “안기정 목사”와 악수를 나누며 우리는 금방 20대 초반으로 삶의 시계 바늘을 되돌려 놓아야만 했다.

20일(목) 남가주(L.A.) 밀알선교단에서 설교를 했다. 10년 전에 처음 인연을 맺고 장애인사역에 꿈을 키우던 그 때가 생각나며 감회에 젖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친구가 되는 법을 일깨워 주던 바로 이곳. 역시 L.A.에는 장애인들이 많다. 오늘 처음 밀알 모임에 나왔다는 “최진아 자매”(27세, 휠체어 장애인)의 해맑은 미소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어디를 가나 밀알을 통해 장애인들을 만나며 주님을 증거 할 수 있음이 행복이다. 처음 이민을 와서 살던 집 앞에 차를 대놓고 어설프기만 하던 그때를 회고해 본다. 참 많이도 변했다. 모든 것이 말이다.

21일(목)에는 <그랜드파크 양로원>에 기거하시는 어르신들 200분 앞에서 설교를 했다. 우연히 “성탄축하예배”와 맛물려 L.A. 한인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예배 전 단상에 앉아 수십년 전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건너와 신식 여성으로 사셨을 그분들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나도 저 자리에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휠체어에 의지하고 계시면서도 부족한 이 종에 외침에 적극 반응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너무도 고마웠다.

성탄절(25일) 아침. 나성개복교회에서 설교를 마친 나는 또 비행기에 올라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 와있다. 돌아보면 금년 한해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시작한 시점이 저만치 보이는데 2012년이 서서히 작별을 고하고 있다. 겨우 정이 들어 익숙해 질만한데 갈 길이 바쁘다며 2013년과의 바통터치를 서두르고 있다. 한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이 되면 사람들은 상념에 잠기곤 한다. 사람들은 세월의 속도에 대해서는 이구동성 빠름을 인정한다.

위대한 신앙의 인물 다윗은 시편 39편에서 “주께서 나의 날을 손 넓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의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5)라고 탄식한다. 실로 인생의 길이가 손 넓이 만큼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재벌이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접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公水來 公水去야!”(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그런데 삶은 철저히 현실적이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생각이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을 들여다보면 순간순간 전환점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해 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병들거나 실패를 경험할 때,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이다. 병을 만난다거나 실패할 그때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인생의 실제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문득 미국 동부와 서부의 차이를 생각해 냈다. 동부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다. 서부는 습기가 전혀 없어 상쾌함을 주고 분위기 자체가 가슴을 들뜨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을 만나보면 삶의 태도가 진지하지는 않은 것을 느낀다. 역시 동부 사람들이 정이 있고 삶의 깊이도 더 한 것 같다.

낮은 기온으로 춥고 때로는 살인적인 눈이 덮이는 저곳이지만 나를 사랑하고 도란도란 정을 나눌 수 있는 필라델피아가 그래서 나는 더 좋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다. 병으로, 실패로, 그리고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 우리의 영혼을 흔들고 계신다. 세월이 가는 것이 조금은 서운할지 모르지만 멀리서 찾아온 새해를 끌어안으며 꿈을 꾸련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1. 2013년 첫 칼럼 새롭게 하소서! 1/10/2013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친근하게 지내오던 2012년을 떠나보내니 신선한 새해가 목덜미를 내어민다. 새로운 것을 접촉하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다. 어린 시절 설빔을 입고 온 동네를 뽐내며 걸어 다니던 경험들을 모두가 가지고 있다. 엄마가 장에서 사 오신 새...
    Views71509
    Read More
  2. 서부에서 동부를 바라보며 1/2/2013

    『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
    Views64551
    Read More
  3. 희망과 추억이 가득한 성탄 12/24/2012

    한해가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다. 식당과 쇼핑몰마다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구세군 자선냄비와 어우러져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성탄이 가까워 옴을 느낀다. 아빠 차에 오른 딸에게 물었다. “너는 캐롤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이니?” “모...
    Views94368
    Read More
  4. 부부 싸움 12/18/2012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멋진 부부를 만났다. 대화중에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두 분은 부부싸움을 안하시지요?” 두 사람이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부부싸움을 안하는 부부가 있나요? 저희도 가끔은 의견이 안 맞을 때가 있지요.” 그...
    Views74780
    Read More
  5. 얄미운 12월의 손짓 12/18/2012

    12월이다. 세월이 왜 이리 빠른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우연히 집에 들른 사촌형이 “지금은 세월이 안가지? 나이 들어봐라. 세월이 점점 빨라진단다.”고 말할때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무료한 날들이 많았기에 어서 세...
    Views76964
    Read More
  6. 아버지의 마음 12/8/2012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살갑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사춘기 때에는 감히 아버지에게 ‘이유 없는 반항’을 해 보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저만치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Views64296
    Read More
  7. 가을이 간다 12/1/2012

    아침 저녁 일교차가 심해지더니 이내 차가운 가을의 입김이 매섭다. 어느새 가을이 가고 있다. 다행히도 태풍에 다 날아가 버린 줄 알았던 색깔바랜 단풍들이 가녀린 손짓을 하며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은 습도가 없어 좋다. 상쾌한 ...
    Views72880
    Read More
  8. 가을 미소를 만나다 11/22/2012

    오랜 날 기도하며 준비하던 밀알의 밤이 가까워오는 지난 수요일(7일) 나는 뉴욕을 향해 차를 몰고 있었다. 밀알의 밤에 출연하는 두 자매가 JFK 공항에 도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박 목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뉴...
    Views71236
    Read More
  9. 가을 그림 11/22/2012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너무도 깊은 것 같다. 불행 중 다행히도 필라델피아는 극한 상황을 넘기며 전기사정이 회복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주 동부지역은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부 뉴저지 지역은 전기는 고사하고 주유소에 기름이 없...
    Views75753
    Read More
  10. 밀알의 밤 “가을 미소”에 초대합니다! 11/8/2012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스산함을 느낀다. 필라델피아가 좋은 이유는 이맘때면 맞이하는 가을이 너무 환상적이라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오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나풀거리며 차창에 내려앉는다. 코발트색깔의 가을 하늘과 때마침...
    Views63660
    Read More
  11. 가리방을 아시나요? 11/8/2012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장 흔한 인쇄술을 ‘가리방’이었다. 아니 다른 대안이 없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가리방’은 일본 말인 듯 하고 사실은 “등사기”라고 해야 맞는 어법이다. 하지만 글의 맛이 살리기 위해 ...
    Views85011
    Read More
  12. 생각의 힘 10/29/2012

    사람이 미물보다 우월한 것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흔들리고 휘청거리는 나약한 존재지만 ‘생각’을 하기에 위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생각을 통해 꿈을 이루고 ...
    Views65870
    Read More
  13. 34살, 여자들의 사춘기 10/29/2012

    ‘30대’하면 20대의 어설픔을 넘어서서 완숙을 향해가는 아픔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에게 30대는 군대를 다녀오고 갓 결혼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이미 아이 둘 정도는 키우면서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가는 때이다...
    Views80154
    Read More
  14. 행복한 수고 10/29/2012

    이왕이면 건강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심정은 부모라면 똑같은 바램이다. 하지만 인생이 사람의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분들이 장애아동을 가진 학부모들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부부에게 장애아가 태어 났을때에 그 충격은 당사자가 아...
    Views68569
    Read More
  15. 일곱번째 방향 10/3/2012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신께서 이 세상을 처음 지을 때에 원래는 일곱 방향을 만드시기로 했다. 먼저는 보이는 ‘동, 서, 남, 북, 위, 아래.’ 그렇게 여섯 방향을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한 방향을 어디에 둘까?...
    Views67519
    Read More
  16. 재미 좋으십니까? 10/3/2012

    사람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안에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있다. 미국사람들은 만나면 “Good morning” 혹은 “How are You?”라고 묻는다. 참 여유가 있고 멋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옛날에는 주로 “밤새 안녕하셨습니까?&rdqu...
    Views80874
    Read More
  17. 강남 스타일 9/23/2012

    요사이 한국에서뿐 아니라 한류의 흐름을 따라 해외로 번지고 있는 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이다. 전자 악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트를 강하게 넣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이다. 가사도 중간 중간...
    Views81507
    Read More
  18. 장애인이 주인인 기업 9/23/2012

    장애인들이 아무 차별 없이 취업을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 그래서 장애가 전혀 인생살이에 장애가 안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밀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2010년 가을. 8년 만에 한국에 나가서 놀란 것은 곳곳에 장애를 가진 분들이 일을 하고...
    Views67742
    Read More
  19. 미소로 세상을 빛나게하라! 9/5/2012

    사람이 세상 무엇보다 위대한 것은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에게도 표정은 없다.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핥아댈 뿐이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시시각각 표정이 바뀐다. 강렬한 태양빛을 만나면 얼굴을...
    Views64002
    Read More
  20. 뒷곁 풍경 9/4/2012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오붓한 장소가 있다. 바로 내가 살던 시골집 뒷곁이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울타리가 있었다. 지금 같은 견고한 시멘트나 벽돌이 아닌 나무로 엮은 울타리였다. 빨리 지나가면 보이지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안에 모든 것이 드러나는 ...
    Views6564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