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9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바람과 풍차.jpg

 

 바람이 분다. 얼굴에 머물 것 같던 바람은 이내 머리칼을 흔들고 가슴에 파고든다. 나는 계절을 후각으로 느낀다. 봄은 뒷곁에 쌓아놓은 솔가지를 말리며 흘러들었다. 향긋하게 파고드는 솔 향이 짙어지면 기분 좋은 현기증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했다. 여름은 굴뚝 근처에 번져가는 곰팡이를 스쳐가는 ‘퀘퀘한 내음’으로 다가왔다. 선풍기도 없던 시절에 부채질은 더운 열기를 돋우워 잠자리를 설치게 했다. 어쩌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덕에 겨우 꿈나라로 향할 수 있었다. 가을은 스산한 기운으로 오동나무 잎을 훑으며 다가섰다. 바람이 부는 대로 쏠려 다니는 낙엽 구르는 소리가 세월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겨울은 전깃줄을 타고 휘몰아치며 아이우는 소리를 내며 불어댔고, 그럴때면 우리는 온돌 깊숙이 몸을 숨겼다.

 

 바람 중에 가장 예쁜 “하늬바람”이 있다. 사실 ‘하늬바람’은 농부나 뱃사람들이 ‘서풍’을 부르는 말이다. ‘하늬’는 뱃사람의 말로 서쪽이란다. 따라서 ‘하늬바람’은 맑은 날 서쪽에서 부는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을 말한다. 습하고 무더운 ‘된마(동남풍)’에 상대되는 바람이다. 무더운 여름철에 부는 ‘하늬바람’은 말의 느낌만큼이나 실제로도 상쾌한 느낌을 주는 바람이다. 때늦은 장마가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끈적이는 습도 때문이었다. 후덥지근한 장마도 지나가며 이파리 무성한 숲길에서는 매미 소리가 요란하고, 언덕배기로 서늘한 하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어느덧 방학이 끝날 무렵이었다.

 

 뉴햄프셔 주에 있는 ‘White Mountain’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방갈로를 나서자 세찬 바람은 친구의 선글라스를 허공으로 냅다 날려버렸다. 난감해 하는 친구를 향해 다른 친구가 소리쳤다. “그래도 바람을 맞는 것이 그렇게 건강에 좋단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며 웃어댔다. 바람은 때로 모든 것을 앗아간다. 미국 남부에 몰아치는 ‘토네이도’는 그동안 쌓아놓았던 모든 것을 공중분해 시켜 버린다. 태풍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치며 저 깊은 바닷 속을 휘저어놓기에 바다가 기나긴 세월의 흐름에도 청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청춘들에게는 자신도 가누지 못하는 바람이 있다. ‘질풍노도’라고 하지 않는가? 왜 그리 쏘다녔는지? 수업만 끝나면 달려가 죽치고 앉아있던 명동 ‘케잌파라’ 3층은 지금 생각해도 아련한 추억의 창이다. 고교시절에 여름방학은 캠핑으로 시작하여 끝이 났다. ‘텐트, 코펠, 라면, 통기타, 그리고 …’. 그렇게 뒹굴고 소리치며 놀아도 지치지 않았다. 무슨 그리 할 일이 많았는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칫솔하나로 돌아가며 이를 닦고, 악동들은 추억을 쌓느라 하루가 모자랐다. 개학을 하면 그 바람을 진정시키느라 한참을 힘들어 해야 했다.

 

 ‘가는 바람’은 약하게 솔솔 부는 바람이다. ‘간들바람’은 부드럽고 가볍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며 ‘강쇠바람’은 첫가을에 부는 동풍을 일컫는다. ‘골바람’은 골짜기에서부터 산꼭대기로 부는 바람인데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매서운 겨울바람의 아픈 추억을 담고 살고 있으리라. ‘골바람’이 얼굴에 부딪히면 절로 눈물이 났다. 핑계 김에 서러움을 담아 울던 겨울을 잊을 수가 없다. ‘높새바람’이 있다. ‘동북풍’을 달리 이르는 말로 주로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태백산맥을 넘어 영서 지방으로 부는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바람을 기다려 본 경험이 있는가?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면 손수 만든 연을 들고 언덕배기에 올라섰다. 달리며 놓아버린 연이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긴 연줄이 곡선을 그리며 저만치 한 점이 되어 버렸다. 돛단배를 띄운 뱃사공이 반갑고 반가운 것이 강바람이다.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버드나무의 향연을 본적이 있는가? 한차례 소낙비가 지나간 후 바람결에 흔들리는 미루나무 잎에 ‘반짝거림’을 실눈을 뜨고 바라본 적이 있는가? 나무는 바람을 타고 잎을 흔들며 대화를 나눈다.

 

 한적한 깊은 산속 숲 소리와 바람의 빛깔을 알 수 있다면 자연의 언어인 바람을 통해 우리는 더 풍요로운 인생의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1.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다면

    바람이 분다. 얼굴에 머물 것 같던 바람은 이내 머리칼을 흔들고 가슴에 파고든다. 나는 계절을 후각으로 느낀다. 봄은 뒷곁에 쌓아놓은 솔가지를 말리며 흘러들었다. 향긋하게 파고드는 솔 향이 짙어지면 기분 좋은 현기증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했다. ...
    Views908
    Read More
  2. 마음의 빗장을 열고

    한국 사람의 언어 중에 독특한 단어가 “우리”이다. ‘우리나라, 우리 학교, 우리 동네’로부터 심지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한다. 외국사람들이 처음 들으면 기절초풍을 한다. ‘아니 아내(남편)가 저리도 ...
    Views1087
    Read More
  3.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소리

    새날이 밝았다. 창가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단잠으로 쉼을 누리고 맞이하는 새아침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가정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교해야 할 아이를 잠자리에서 깨...
    Views1300
    Read More
  4. 노인의 3苦

    나이가 들어가니 어르신들을 만나면 묻는 것이 연세이다. 어떤 분은 “얼마 안 먹었습니다.”하고는 고령의 나이를 드러낸다. 분명히 나이를 물었는데 대답은 태어난 연도를 대답하는 분도 계시다. 머리로 계산을 하려면 복잡한데 말이다. 어제도 9...
    Views1280
    Read More
  5. 미라클 벨리에

    이 영화의 스크린이 열리면 주인공인 “폴라 벨리에”(루안 에머라 扮)가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을 달린다. 분홍색 헤드폰이 인상적이다. 16세 소녀의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젊음의 강점은 바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이...
    Views1510
    Read More
  6. 신부 입장!

    “신부가 입장합니다. 하객들은 모두 일어서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례자의 멘트에 따라 저만치 다가오는 사랑하는 딸의 모습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딸의 오른손을 잡고 예식장을 걸어 들어간다. “신랑 입장”의 구호에 따라 ...
    Views1613
    Read More
  7.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목사라!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한인 목회를 하는 어느 목사님이 선교지 방문차 태국에 가게 되었다. 현지에서 선교사님을 따라 시내 관광을 하는 중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한다. 가까이 가보니 코끼리가 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코...
    Views1217
    Read More
  8. 독방 체험

    죄를 짓지 않고도 스스로 감옥행을 택한 이들이 있다. 감옥은 자유를 구속하는 곳이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기르는 깨달음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쇠창살만 없지 영락없는 교도소다. 5㎡(1.5평) 남짓한 독방 28개가 복도를 마주...
    Views1589
    Read More
  9. 신실한 봉사자를 기다립니다!

    한국의 입시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만 유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에 한국의 고교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따라서 인격이나 인간관계, 감성은 뒷전이다. 오로지 ‘성적지상주의’가 한국교육의 현주소이다. 그...
    Views1586
    Read More
  10. 버려진 아이들

    세상은 평온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둠 진 곳에서는 가정에서 버려져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경호”는 17살이다. 부모는 3살 때에 이혼을 했다. 이후 경호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경호 아버지는 공장에서 사고를 당...
    Views1593
    Read More
  11. 바뀌어 가는 것들, 그리고…

    한국에 왔다. 감사하게도 일 년에 한번 씩은 들어올 계획이 잡힌다. 부흥회를 인도하고 전국을 다니며 주일 설교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유기적인 밀알사역 감당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게다가 매년 들어오면 만나야할 사람이 샘솟듯...
    Views1399
    Read More
  12. 두려움을 넘어가는 신비

    사람이 살면서 평생 풀어야 할 문제가 두려움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목을 놓아(?) 운다. 어렵게 태어났는데 나오자마자 웃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울면서 인생을 시작한다. 왜 그럴까?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인생은 한날도 편안히 ...
    Views1720
    Read More
  13. 결혼 상대자로 장애인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인생의 3분지 1은 혼자서 산다. 3분지 2는 둘이서 살아야 한다. 혼자 살 때는 가끔 외로울 때가 있긴 하지만 자유로워서 좋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혼자서는 잘 살아가지 못하도록 창조하셨다. 반드시 남자와 여자가 연합하여 Life Story를 엮...
    Views1887
    Read More
  14. 만남이 인생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만남”이다. 다른 말로 하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잘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관계를 잘한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도, 지식과 교양이 높아도 관계를 ...
    Views2120
    Read More
  15. 가족 사진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
    Views1871
    Read More
  16.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통해 감동을 받는 것처럼 행복하고 흥분되는 일은 없다.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나를 감동시킨 분은 “박윤선 박사님”이셨다. 풋풋한 인상의 교수님은 웃으시면 약간 입이 비뚤어지셨다. 그 옛날 “웨스트민스터&rdq...
    Views1636
    Read More
  17. 까까 사먹어라!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나는 포천 고향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너무도 쉽게 가는 길이지만 그때만 해도 비포장 자갈길을 ‘덜컹’거리며 버스로 2시간은 족히 달려야했다. 때문에 승객들은 거의 차멀미에 시달렸다. 버스에는 항상 차멀미하는 사람...
    Views2138
    Read More
  18. 아, 밀알 30년!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자그마한 밀알 하나가 심기어져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자라나 30년을 맞이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밀밭의 꿈이 세월의 한 Term을 돌아가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그것도 화려한 사역이 아니라 가...
    Views2142
    Read More
  19. 뒷담화의 달콤함

    갑자기 귀가 가려울 때가 있다. 그러면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누가 내말을 하나?”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사람은 영적 존재이기에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일찍이 나의 장인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셨다. “왼쪽 귀가 가려우면 누군가...
    Views2217
    Read More
  20. 깨어나십시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깨어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은 인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을 가는 사람과 같다. 그러니까 평생을 헤매 일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눈이 떠진다. 인생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Views245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