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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벽두부터 유명 야구선수 조성민씨의 자살 소식이 날아들었다. 충격이었다. 2008년 그의 전 부인이었던 유명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2년 뒤 동생 최진영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더하더니 이번에는 조성민씨 마저 그들과 같은 길을 택한 것이다. 신장이 무려 194Cm나 되는 수려한 외모에 당대 최고 스타인 여배우와 결혼을 하며 만인의 부러움을 샀던 그가 삶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더니 결국 너무도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얼마든지 행복 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극단의 방법을 택한 그가 안쓰럽다.

70년대에 인기를 누렸던 트윈폴리오의 멤버 “윤형주”씨가 <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어느새 데뷔 45년을 맞이하는 윤 씨는 세월의 흐름 속에 잊혀지는 듯 하더니 “세시봉 친구들”(2010년)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반응이었다. 그의 책속에는 동안인 그 답지 않은 심오한 글들이 빼곡이 들어차있다. 그는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힘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고 성숙하기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니 나름 넘기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과거 대마초 흡연으로 투옥됐을 당시 자살까지 생각했다. 그만큼 너무도 잘나가던 청춘이 감당하기에는 가혹한 시간이었다.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해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때 감옥에 넣어준 어머니의 성경책이 그를 다시 살게 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인생의 마침표는 우리가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한마디가 내 가슴에 파고들었다. 그렇다. 인생의 시작을 내가 한 것이 아니라면 삶의 마침표도 내가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살다보면 앞이 안 보일 때가 있다. 실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나는 장애인이다. 불구의 몸을 이끌고 인생을 산다는 것은 너무도 힘이 들었다. 내가 살아오며 아팠던 이야기를 하면 한이 없을 듯싶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길이 보이질 않았다. 벼랑에 서있는 것 같은 절박함을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자살’이라는 두 글자가 자주 뇌리에 스쳐갔다. 죽으면 제일로 편할 것 같았다.

인생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오죽하면 세상을 고해(苦海)라 하지 않던가?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고 버티던 자존심마저 산산이 부서져 버릴 때. ‘누구하나 내 곁에 없다.’는 외로움이 밀려오며 사람은 극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 자살율 1위에 불명예 나라가 되었다. 하루 평균 42.6명. 일년에 무려 15,000명이상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과거보다 경제도 좋아지고 누릴 것이 천지에 깔려있는데 자살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삶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 것이 아니다. 내게 생명을 주셔서 지구별에 보내신 하나님만이 내 생명의 주관자이시다. 하나님은 “살라!”고 보내셨다. 인생은 날씨와 같다. 하늘이 캄캄하고 폭풍이 몰려오며 천둥 번개가 내리쳐서 공포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무섭다. 힘이 든다. 울고 싶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힘겨운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기증이 날 정도의 맑고 밝은 날이 찾아온다. ‘언제 그런 날이 있었냐?’는 듯이 행복한 시간이 오고야 만다.

포기하지 말라. 고통스러운 날에 그분에게 집중하며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능력에 귀를 기울여 보라. 내 속에 숨어있는 엄청난 힘을 끄집어내 보라. 내 영혼에 하나님이 넣어두신 사랑의 줄기들을 하나씩 풀어서 꺼내보라. 시련은 우리의 강점과 능력을 한껏 발휘하라는 요청이자 외침이다. 헨리 나우웬은 일찍이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명언을 남겼다. 삶의 종착역에 섰던 사람만이 극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 삶의 처절함을 견디지 못해 통곡했던 사람만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다. 살아야한다. 이를 악물고 버텨내야만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삶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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