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126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지관순.jpg

 

 

<도전, 골든벨!>(KBS-1TV)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려 50개항에 퀴즈를 풀어가는 동안 벼라별 해프닝이 속출한다. 학생들의 교복과 모자에는 응원자들과 탈락한 친구들의 명찰이 ‘치렁치렁’ 매어달리고 서서히 생존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긴박감은 점점 더해간다. 2004년 방영된 “문산여자 고등학교”(파주) 편에서는 놀라운 드라마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학생은 고3 “지관순”양이었다. 마지막으로 “드레퓌스 사건”에 관한 문제가 사회자의 입을 통해 출제된다. 모두가 긴장하고 바라보는 상황에서 “지관순”은 정답을 확신한 듯 벌써 눈가에서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다른 카메라로 잡은 담임 김진희 선생님의 얼굴도 이미 붉게 상기된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2004년 현재. 전국 248개 고교에서 매회 100명씩, 총 2만4천80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지만 골든벨을 울린 학생은 43명에 불과할 정도이다. 지관순은 정답을 적은 칠판을 높이 들어 올렸고 한참이나 뜸을 들인 후 “정답입니다.”라는 사회자 멘트와 동시에 학생들이 몰려나와 골든벨을 울린 장한 친구를 눈물로 감싸 안는다.

왜 당사자인 지양과 담임선생님은 그리도 진한 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골든벨을 울린 “지관순”양. 그녀는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초등학교도 제때 다니지 못했다. 검정고시로 초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중학교 입학이후엔 ‘오리사육,’ ‘우유배달’ 등을 통해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다.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해 문산여중에 입학했지만 기초가 부족해 전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수업에 충실하고 방과 후 학교 독서실에 남아 밤늦도록 책과 씨름한 끝에 중학교 3학년 때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고교 진학이후 아침엔 학교 근로 장학생으로 방과 후엔 초등학생 과외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양의 아버지는 오랜 병환으로 경제적 능력을 상실했고, 어머니 역시 교통사고를 당해 한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지양이 직접 생계를 꾸려 나가야만 했다. 책살 돈이 없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고 동네에서 버리는 책도 주워 독서량을 늘렸다고 한다.

김진희 선생은 이날 눈물을 흘린데 대해 “관순이와 언젠가 진학상담을 하면서 ‘대학학자금이 없으니 산업체에서 돈을 벌어 대학에 가면 어떠냐?’고 권유하자 관순이가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관순이가 “선생님, 너무 서운해요. 제 주변에서도 다들 대학가지 말고 산업체로 가라는데 선생님마저 저한테 그러시면 제가 누굴 믿고 공부를 해요”라고 하더군요.” 두 사람은 상담실에서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관순 양이 골든벨을 울리는 순간 “그때 일이 생각나 눈물이 쏟아졌다.”고 털어 놓았다.

그녀가 골든벨을 울린 후 그의 인생에 햇빛이 비추이기 시작했다. 딱한 사정이야기를 듣고 각계에서 격려금과 함께 네티즌들의 격려글이 잇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해 주겠다는 대기업도 나타났다. 지관순은 결국 “덕성여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이제는 의젓한 사회인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는 인물로 성장하였다. 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진흙탕 속에서 자라나면서도 모든 것을 품고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환경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왕이면 부유하고 반듯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삶을 보다 윤택하고 성공하게 하는 터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을 탓하고 가난을 원망하기 시작하면 이 땅을 살아갈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극한 가난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끝에 골든벨을 울리고야 만 여고생처럼 어려운 그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붙잡고 오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고야 말 것이다. 지관순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나라가 위급해졌을 때는 현실에 저항하는 사람,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 순응하며 방관하는 사람의 3가지 부류가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1. 그대 곁에 있는 사람 3/11/2013

    가정은 모든 행복의 근원이 되는 곳이다. 사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꿈을 이루고 세상적인 지위를 높여가는 것도 인생에 있어서 놓쳐서는 안 되는 귀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가정은 놓치면 안 된다. 굉장한 일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가정을 잃으면 모든 ...
    Views97088
    Read More
  2. 사람이 우선이다 3/4/2013

    삶의 목적을 성공에 두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성공의 척도가 무엇인가를 깨닫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 성취를 하고나면 “곤고함”에 허덕인다. 즉 ‘내가 ...
    Views87526
    Read More
  3. 커피향의 설레임 2/25/2013

    나는 커피를 좋아는 하지만 즐기지는 못한다. 카페인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오전에 커피를 마시면 괜찮다는데 나는 시간과 관계없이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그래서 굳이 마시게 되면 ‘Decaf’를 택한다. ...
    Views102032
    Read More
  4. 겨울 낭만 2/18/2013

    우리는 지금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겨울은 춥다. 눈이 많이 온다. 사람뿐 아니라 생물세계에서도 활동이 무뎌지는 계절이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작년에 이어 폭설이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부에서 살다가 처음 필라델피아에 와서...
    Views97912
    Read More
  5. 부부로 산다는 것 2/13/2013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의 조직>에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혼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지금은 최고 수위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추세로 나간다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결혼한 가정 중에 반 이상이 ...
    Views83448
    Read More
  6. 희망을 쏘아올린 골든벨 2/13/2013

    <도전, 골든벨!>(KBS-1TV)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려 50개항에 퀴즈를 풀어가는 동안 벼라별 해프닝이 속출한다. 학생들의 교복과 모자에는 응원자들과 탈락한 친구들의 명찰이 ‘치렁치렁’ 매어달리고 서서히 생존자(?)들이 줄어들기...
    Views112677
    Read More
  7. 삶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 것이 아니다 2/5/2013

    신년벽두부터 유명 야구선수 조성민씨의 자살 소식이 날아들었다. 충격이었다. 2008년 그의 전 부인이었던 유명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2년 뒤 동생 최진영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더하더니 이번에는 조성민씨 마저 그들과 같은 길을 택한 것이...
    Views93383
    Read More
  8. 변산공동체 1/28/2013

    시쳇말로 잘나가던 분이 갑자기 시골로 향한다. 땅을 개간하고 전혀 해보지 않은 농사일을 시작한다. 소문을 듣고 외로운 사람들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모여든다. 자연스럽게 그들은 한 식구를 이루어가며 공동체가 되었다. 주인공은 “농...
    Views86697
    Read More
  9. Voice of Myonggi 명지대학교 초청음악회에 초대합니다! 1/21/2013

    필라 밀알선교단이 어언 설립 26주년을 맞이합니다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한국에서 Voice of Myongji(명지대학교)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크리스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청아하고 밝은 하모니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
    Views105131
    Read More
  10. 아버지가 이상하다 1/18/2013

    아버지는 가장이다. 가정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는 거의 과묵했다. 지금처럼 살가운 아버지는 없었다. 아니 그때는 “아빠”가 없었다. 그냥 “아버지”였다. 얼굴표정이 항상 근엄하여 변동이 없는 분이 ...
    Views95804
    Read More
  11. 2013년 첫 칼럼 새롭게 하소서! 1/10/2013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친근하게 지내오던 2012년을 떠나보내니 신선한 새해가 목덜미를 내어민다. 새로운 것을 접촉하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다. 어린 시절 설빔을 입고 온 동네를 뽐내며 걸어 다니던 경험들을 모두가 가지고 있다. 엄마가 장에서 사 오신 새...
    Views93494
    Read More
  12. 서부에서 동부를 바라보며 1/2/2013

    『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
    Views84322
    Read More
  13. 희망과 추억이 가득한 성탄 12/24/2012

    한해가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다. 식당과 쇼핑몰마다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구세군 자선냄비와 어우러져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성탄이 가까워 옴을 느낀다. 아빠 차에 오른 딸에게 물었다. “너는 캐롤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이니?” “모...
    Views118053
    Read More
  14. 부부 싸움 12/18/2012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멋진 부부를 만났다. 대화중에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두 분은 부부싸움을 안하시지요?” 두 사람이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부부싸움을 안하는 부부가 있나요? 저희도 가끔은 의견이 안 맞을 때가 있지요.” 그...
    Views95551
    Read More
  15. 얄미운 12월의 손짓 12/18/2012

    12월이다. 세월이 왜 이리 빠른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우연히 집에 들른 사촌형이 “지금은 세월이 안가지? 나이 들어봐라. 세월이 점점 빨라진단다.”고 말할때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무료한 날들이 많았기에 어서 세...
    Views98166
    Read More
  16. 아버지의 마음 12/8/2012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살갑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사춘기 때에는 감히 아버지에게 ‘이유 없는 반항’을 해 보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저만치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Views84127
    Read More
  17. 가을이 간다 12/1/2012

    아침 저녁 일교차가 심해지더니 이내 차가운 가을의 입김이 매섭다. 어느새 가을이 가고 있다. 다행히도 태풍에 다 날아가 버린 줄 알았던 색깔바랜 단풍들이 가녀린 손짓을 하며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은 습도가 없어 좋다. 상쾌한 ...
    Views93861
    Read More
  18. 가을 미소를 만나다 11/22/2012

    오랜 날 기도하며 준비하던 밀알의 밤이 가까워오는 지난 수요일(7일) 나는 뉴욕을 향해 차를 몰고 있었다. 밀알의 밤에 출연하는 두 자매가 JFK 공항에 도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박 목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뉴...
    Views92088
    Read More
  19. 가을 그림 11/22/2012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는 너무도 깊은 것 같다. 불행 중 다행히도 필라델피아는 극한 상황을 넘기며 전기사정이 회복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주 동부지역은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부 뉴저지 지역은 전기는 고사하고 주유소에 기름이 없...
    Views98181
    Read More
  20. 밀알의 밤 “가을 미소”에 초대합니다! 11/8/2012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스산함을 느낀다. 필라델피아가 좋은 이유는 이맘때면 맞이하는 가을이 너무 환상적이라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오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나풀거리며 차창에 내려앉는다. 코발트색깔의 가을 하늘과 때마침...
    Views8312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39 Next
/ 39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