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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를 좋아는 하지만 즐기지는 못한다. 카페인에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오전에 커피를 마시면 괜찮다는데 나는 시간과 관계없이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그래서 굳이 마시게 되면 ‘Decaf’를 택한다.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며 겁을 주는 분도 있지만 지인들과 식사를 하고 정감어린 대화를 위한 커피 타임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커피의 매력은 단연 그윽한 향이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후각을 자극해 들어오는 커피향의 유혹은 거부하기가 힘이 든다.

작년 가을, 샌프란시스코에 갔다가 후배 김정기 목사 가정을 방문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사모님은 ‘커피마니아’였다. 커다란 컵에 가득 담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놀라는 내 표정을 보며 사모님은 입을 열었다. “목사님, 저는요. 커피 마실 때가 가장 행복해요. 커피숍에서 따끈한 커피를 뽑아 차에 오르면 큰 부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져요.” 와우! 나 같으면 그 정도 커피를 마시면 삼일 정도는 잠을 못잘 것 같은데 그 사모님은 엄청난 양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잠이 안 올 때에 커피를 마시면 깊은 수면을 취한다.’는 분들이 있다. 커피에 다른 첨가물(설탕 or 크림)을 전혀 넣지 않은 채 마시는 분들도 있다. 정말 부럽다. 아니, 솔직히 사람으로 보이질 않는다. ‘차라리 한약을 먹지. 저 시커멓고 쓰디 쓴 커피를 통째 마시다니!’ 그래도 커피는 ‘블랙’ 맛이란다. 그래야 커피의 진짜 맛을 알수 있다나! 그 말에 설득당하여 몇 번을 시도 했지만 나는 마실 수가 없었다. 수준이 낮아서인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적당한 설탕과 크림을 가미한 달콤한 커피가 좋다.

2년 전에 로스엔젤레스(L.A.)에서 “세계밀알지도자 대회”가 열렸다. 컨퍼런스가 끝나고 코리아타운 안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 커피숍에서 몇몇 단장들이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취향에 따라 차를 주문하는데 유럽에서 온 장승익 목사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 난 그때 그런 커피가 있음을 처음 알았다. 말 그대로 커피 원액을 마시는 셈이다. 그 독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흐뭇해하던 장 목사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나는 ‘저걸 어떻게 마셔?’하는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커피에는 "폴리페놀(polyphenol)"등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항산화 성분으로 암을 예방하고, 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의 경우도 혈액의 질을 높여 심장질환을 감소시켜 준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페인(caffeine)"이다. “카페인 없는 커피는 매력 없는 여성과 같다.” <아모로 수 리마>의 말이다. 카페인은 소량의 경우 두통약의 효과를 나타내면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정신을 각성시키고 피로를 줄여 줄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현대인들의 편의주의 성향을 따라 “믹스커피”라는 것이 등장했지만 커피는 수제 커피가 제 맛을 낸다. 광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분을 만났다. “커피에는 적게는 60여 가지, 많게는 200여 가지의 맛과 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 자그마한 커피 한잔에 그런 다양한 맛과 향이 숨겨져 있다니. 그 분은 덧붙인다. “커피는 매우 민감하다.”고. 원두를 드립 할 때에 커피의 양, 물의 양과 온도, 필터의 종류, 추출하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요소들을 정확하게 맞춰야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커피가 흔한 나라이다. 레스토랑에 가면 커피는 무한 리필이다. 커다란 창가에 앉아 쏟아지는 하얀 눈을 바라보며 따끈한 커피 잔의 따스한 감촉을 느끼며 그윽한 커피향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커피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처럼 달콤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커피 한잔의 여유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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