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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장애인들의 결혼을 위해 “미주 밀알 결혼상담소”를 개설한지 어언 6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상담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내가 소장을 맡아 감당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을 결혼시키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 간간히 장애자녀를 두신 부모님들로부터 중신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는다. 대화를 나누지만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장애인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우리아이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만나고 구체적인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욕심 아닌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왕이면…”하는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히 가지는 바램이다. 바램이 커지다보니 잘될 것 같던 혼사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2호 커플까지 탄생시킨 것은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1호 커플은 결혼 6년차, 2호 커플은 7개월에 접어드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고맙기 그지없다.

지단을 초월하여 혼기를 넘긴 장애인들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가슴을 짓눌러 온다.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우들이 가장 원하는 대상은 이성(異性) 친구이다. 주위에 많은 보살피는 손길이 있어도 그들은 애틋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남자(여자) 친구를 원한다. 밀알선교단에 나오는 장애우 청년들의 한결같은 기도제목은 “결혼”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장애인이 저 몸을 해가지고 무슨 결혼이야”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가슴을 따뜻하게 데펴 줄 배우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장애인 사역을 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여자 천사는 있는데 남자 천사는 없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장애우와 결혼을 하는 자매는 있는데, 장애우를 아내로 맞이하는 남자는 드물다는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남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사랑을 하면 자매들은 그 장애를 문제 삼지 않고 결혼을 결단하는 것을 본다. 밀알의 밤에 출연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도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의지하고 살지만 너무도 멋진 부인을 맞아 아들 둘과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10년 전, 내가 필라델피아 밀알 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장애를 가지신 나이가 지긋한 남자 집사님이 신기한 눈으로 우리 부부를 주시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넌지시 묻더란다. “사모님은 그렇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데 왜 장애가 있는 목사님과 결혼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서글펐다. 장애인은 결혼을 하면 안 되는가? 장애인은 꼭 장애인을 배우자로 맞이해야만 하는가? 아니다. 장애우들도 얼마든지 멋진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다.

여자는 가슴으로 산다. 그래서 장애우를 만나 가슴이 열리면 모든 것을 포용하고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는 머리로 산다. 결혼에 있어서 남자는 외모를 중시한다. 그러니 장애를 가진 자매를 배우자로 맞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장애우들 가운데는 결혼을 하지 못한(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뭐하지만) 형제보다 자매들이 더 많다. 남자 천사들이 드물기 때문인가 보다. 그렇다고 그게 절대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자매의 장애를 전혀 개의치 않고 업고 다니면서 간증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남편을 만난 적이 있다.

장애우들도 이성(異性)과 사랑을 나누며, 가정을 꾸밀 당당한 권리가 있다. 결국은 진정성의 문제이고 외모가 아닌 내면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상대를 만나느냐의 문제이다. 오늘도 장애를 가진 청년들은 갈망하고 있다. “우리도 짝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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