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0.29 04:34

기다림(忍耐)

조회 수 3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기다림.jpg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든지 짧은 시간에 큰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절대 조급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아우성을 치며 도와 달라.”고 할 때에도 하나님은 그분의 시간(Καιρός)까지 느긋하시다. 역사학자 베어드의 말이다. “하나님의 역사의 맷돌은 너무나 천천히 돌아, 돌지 않는 것같이 보이지만 아주 보드랍게 갈아낸다.” 기다림이 하나님의 본성이라면 조급증은 마귀의 본성이다.

 

 식물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식물은 밤에, 어둠 속에서 가장 왕성하게 자란다고 한다. 식물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어내는 시간은 낮이다. 햇볕을 받아 탄소동화작용으로 스스로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저장한다. 그러나 줄기가 자라고, 잎이 넓어지고, 봉오리가 벌어지는 실제적인 세포증식을 위해서는 밤의 정적이 필요한 것이다. 어두운 밤은 식물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성장에 필요한 시간이다. 인생도 어둠 속에서 기다림을 통하여 자라난다.

 

 미국에 와 살면서 감탄하는 것은 질서와 기다림의 미덕이다. 오래전, 산호세에 있는 한인교회 초청으로 부흥회 인도 차 가게 되었다. direct는 아니었고, 중간 기착지인 L.A. 공항에서 갈아타는 코스였다. 그런데 비행기가 시카고 공항에 착륙하는 것이 아닌가? 승무원에게 확인하니 분명히 산호세에 간다.”고 한다. 이륙한 비행기는 다시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불시착을 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승무원이 산호세 가시는 손님은 손을 들란다.” 손을 든 사람은 모두 8명이었다.

 

 승무원은 우리에게 내리라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내리니 다시 산호세 가는 표로 바꾸어 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L.A. 공항 관제탑에 문제가 생겨서 라스베이거스에 내리게 되었고, 산호세 가는 비행기는 오후 7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그때가 오후 4시였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은 그 이름답게 공항에도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할 줄도 모르고 할 용기도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피자 한 조각을 사먹고 해당 Gate에 대기하고 있었다. 출발시간 7시가 되어 방송이 또다시 흘러나온다. “사정이 생겨 9시에 출발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은근히 열불이 났다. ‘한번 선다.’는 비행기가 두 번째 서는 것도 속상한데, 2시간이나 출발시간이 늦어진다고? 그러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들은 반응이 없었다. Gate 앞자리에서 담소하는 사람, 담담히 자리를 뜨는 사람. 정말 놀랐다. 한국 같으면 난리가 났을텐데 말이다. 9시가 가까워지자 또 방송이 나온다. “10:15분에나 출발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무 항의도 없이 기다렸고, 가까스로 비행기는 출발하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안전벨트를 매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하! 이게 미국이구나, 이게 선진국이야!” 기다릴 줄 아는 미덕, 그리고 그 상황을 이해하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성숙한 나라와 민족임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산호세에 도착하였고, 두 주간에 부흥회를 은혜 중에 인도할 수 있었다. 아무리 급해도 미국인들은 줄을 선다. 질서를 지킨다. 그것이 오늘의 미국을 만들어낸 밑거름인 것 같다.

 

 화를 낸다고 상황이 진전되지는 않는다. 조급해 한다고 일이 성취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다리지 못해 사고를 친다. 빨리해서 좋은 일이 있다. 그러나 세상사(世上事)는 다 때가 있는 법.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려야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고통과 아픔 속에서의 기다림은 신앙을 성장하게 한다. 인내하며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쁨이 찾아온다. 삶의 단열매가 주어진다. 그렇기에 신앙 안에서의 기다림은 그것 자체가 항상 기뻐해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다.

 

 기다림은 우리가 갖추어야 할 신앙의 중요한 덕목이다.


  1. 공항의 두얼굴

    1970년대 공항에 대한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공항 대합실” “공항에 부는 바람” “공항의 이별” 가수 ‘문주란’은 굵고 특이하면서도 구성진 창법으로 연속 히트를 쳤다. 그때만 해도 특권층만이 국제 ...
    Views147
    Read More
  2. 꼰대여, 늙은 남자여!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Views441
    Read More
  3. 아미쉬(Amish) 마을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로 말하면 “아미쉬 마을”이다. 아미쉬는 푸르른 초원을 가슴에 안은 채 특유의 삶을 이어간다. 아미쉬의 특징은 전기, 자동차, 텔레비전 같은 문명의 이기를 철저...
    Views463
    Read More
  4. 기다림(忍耐)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든지 짧은 시간에 큰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절대 조급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의 백성...
    Views381
    Read More
  5. 감성 고뇌

    가을이 왔는가보다 했는데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의 농도는 아직도 여름을 닮았다. 금년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가을이 더디 오는 듯하다. 따스한 기온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어 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방해가 되는...
    Views484
    Read More
  6.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유학생 부부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보기에도 퍽 아름답고 유익한 신앙인들의 모임이었다. 먼 이국땅에서 낮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한다. 짧은 언어로 일하면서 공부하는 유학생활은 참으로 버거운 과정이다. 같은 ...
    Views605
    Read More
  7.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551
    Read More
  8. 누나, 가지마!

    KBS가 UHD 다큐멘터리 ‘순례’를 방영했다. 흐르는 강물조차 얼어붙은 영하 30도,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인도 라다크 깍아 지른 협곡 사이로 수행자들의 행렬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외줄 하나에 온 몸을 의지한 채 순례 길을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
    Views556
    Read More
  9. 글씨 쓰기가 싫다

    한국에서의 일이다. 1984년, 한 모임에서 백인 대학생을 만났다. 남 · 여 두 학생은 백인 특유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훤칠한 키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였는지, 아니면 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정다감하고 ...
    Views10280
    Read More
  10. 청춘과 함께한 행복한 밤

    실로 필라에 새로운 역사를 쓴 뜻 깊은 행사였다. 언제부터인가? 필라에 살고 있는 청춘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 복음으로 흥분시키고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는 장(場)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오랜 날 기도하며 준비한 밀알의 밤에 막이 오르고 메인게스...
    Views639
    Read More
  11. 고독은 가을을 닮았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만 되면 이상하리만큼 가슴 한켠이 비어있는 듯 한 허전함을 느낀다. 가을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젊은 날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곰곰이 되새기게 된다. 운전을 하며 지나치는 숲속을 주시하고, 우연히 마주친 장애인...
    Views798
    Read More
  12. 밀알의 밤을 열며

    “목사님, 금년 밀알의 밤에는 누가 오나요?” 가을녘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물음이다. 그렇다. 필라델피아의 가을은 밀알이 연다. 15년 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된 밀알의 밤이 어느새 15돌을 맞이한다. 단장으로 오자마자 무턱대고 기획했던 ...
    Views803
    Read More
  13. 넌 날 사랑하기는 하니?

    “넌 나를 사랑하니?” 아이가 태어난 이후 남편은 가끔 섭섭함을 이렇게 토로했다. “사랑하지. 아니면 왜 같이 살겠어?” 남편은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같이 산다고 사랑하는 건가?” 나도 남편에게 섭섭함...
    Views666
    Read More
  14.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621
    Read More
  15. 슬럼프(Slump)

    어느 주일 아침,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말 “어머니 오늘은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깜짝 놀란 어머니가 외친다. “교회를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들이 대답한다. “첫째, ...
    Views904
    Read More
  16. 밀알 캠프의 감흥

    매년 일관되게 모여 사랑을 확인하고 받는 현장이 있다. 바로 <밀알 사랑의 캠프>이다. 그것도 건강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1992년 미주 동부에 위치한 밀알선교단(당시는 필라델피아, 워...
    Views783
    Read More
  17. 구름을 품은 하늘

    처음 비행기를 탈 때에 앉고 싶은 좌석은 창문 쪽이었다.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며 저만치 멀어져 가는 땅과 이내 다가오는 하늘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창 쪽에 앉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목을 빼고 밖을 주...
    Views742
    Read More
  18. 아내 말을 들으면…

    결혼을 하고 처음부터 아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남편은 거의 없다. 가부장적 배경 속에 서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대해 급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어디 여자가? 여자가 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등 흔히 들었던 소리...
    Views802
    Read More
  19. 그렇고 그런 얘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딸이 소리친다. “아빠, 송중기, 송혜교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10월이라네.” “그래? 와!” 온 가족이 갑자기 두 사람 결혼소식에 수선을 떤다. 아니, 두 사람과 인연은커녕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적도 없는데 말이...
    Views890
    Read More
  20. 장애인인 것도 안타까운데

    사람들이 아주 평범하게 여기는 것을 기적처럼 바라며 사는 존재가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이 땅에는 장애를 가지고 힘겹게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통계에 의하면 인류의 10%가 장애인이라고 한다. ‘10명중에 한명’은 장애인이...
    Views83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