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11.10 22:12

꼰대여, 늙은 남자여!

조회 수 570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꼰대.jpg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한다. 말하다 막히면 너 몇 살이냐?”고 물어온다. “소통을 하지 않고 호통을 친다.” 그럴까?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남자들의 자화상일까? 우리가 한창 젊을 때에 나이가 든 분들을 꼰대라고 불렀다. 심지어 친구 아버지를 부를 때도 꼰대 잘 계시냐?”고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꼰대가 되어 있었다.

 

 “황현승”(56)씨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가장이었다. 1995년 결혼할 때 아내에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을 세 번 복창시키며 조련(?)을 했다. 늘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폭력적이었던 남편을 아내는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아내는 결혼생활 10년 만에 새가 되고 싶어요!”라는 문자를 남기고 집을 나가 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황현승 씨는 변했다. 이제는 빨래도 개고 제사 땐 장도 보고 전도 부친다. “배동익(67) · 김정희(58)” 부부는 평생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아내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며 주도권이 기울어가는 것을 간파했다. 힘든 시간을 지혜롭게 감당하며 모든 것을 수용하기로 마음먹고 삶의 태도를 바꾸었다. 그래서 여전히 좋은 부부사이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부드러워져야 한다. 그래야 장수하고 건강하며 주위사람들도 편안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 원리를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여전히 꼰대로 살려한다. 결국 다 잃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했다. “한번 성하면 반드시 멀지 않아 쇠해짐이요.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릴 때 아버지는 마징가 Z’였다. 능력도 짱! 포스도 당당하셨다. 무엇하나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분은 능력자였다. 하지만 노년에 접어들며 평생 근무하던 경찰직에서 물러선 아버지의 어깨는 초라할 정도로 작아보였다. 그리고는 어느 날 먼 길을 훌훌떠나버리셨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져줄 때는 한발 물러서주고 아량을 베풀어야 어른이다. 그것은 결코 약해져서가 아니다. 삶의 원리요, 인생의 법칙이다. 1년 전, 아이들이 너스레를 떨며 도전해 왔다. “아빠, 제발 밥 먹고 있을 때에 물 떠오라고 하지 마세요!” 기가 막혔다. ‘아니, 아빠가 물을 떠오라는데 불만을 가져?’ 아이들의 논리는 정연했다. ‘한창 밥을 먹고 있다가 물을 뜨러 가면 밥맛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망가진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아빠가 하는 말에 토를 달지 않던 아이들이 장성하자 당당히 개선을 요구해 온 것이다.

 

 요사이는 졸혼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사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나이 든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결혼 형태다. 혼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황혼이혼과는 차이가 있다. 졸혼 상태의 부부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산다. 별거하는 부부도 있으나 대개 정기적으로 만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부부 사이에 불화로 인해 헤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동안 자녀를 키우면서 누리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묘한 용어이다.

 

 언뜻 듣기는 그럴듯해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강성을 유지하려는 남편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묘책인 듯도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혼시절에 순한 양 같은 모습을 상실한 채 무섭게 대시하는 아내를 피해 망중한을 즐기려는 묘안인 듯도 싶다. 여하튼 어쩌겠는가? 이제 꼰대시대는 지나갔다. 납작 엎드려야 한다. 비겁해서가 아니다. 지혜로워져서이다. ? 지금 밥 먹다가 목이 메어 스스로 물뜨러 정수기로 가고 있다. 아이들이 웃고 있다. 그래도 행복하다. 나는 꼰대가 아니니까!

 

 

 

 

 

 

 

 

 

 

 


  1. 꼰대여, 늙은 남자여!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Views57017
    Read More
  2. 비바람 너머 별들은 빛나고 있으니

    부르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가 “결혼”이다. 사랑해서 만나고 영원히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한다. 신혼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환상을 꿈꾸며 가정을 꾸미지만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결혼이 차디찬 현실로 다가 올 때에 부부는 ...
    Views57000
    Read More
  3. 누나, 가지마!

    KBS가 UHD 다큐멘터리 ‘순례’를 방영했다. 흐르는 강물조차 얼어붙은 영하 30도,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인도 라다크 깍아 지른 협곡 사이로 수행자들의 행렬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외줄 하나에 온 몸을 의지한 채 순례 길을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
    Views56991
    Read More
  4. 특이한 언어 자존심

    사람은 말을 해야 사는 존재이다. “언어가 통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아무리 재미있는 ‘조크’도 알아듣지 못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다. 따라서 한국말을 쓴다. 그런데 우리가 ...
    Views56894
    Read More
  5. 아이를 깨우는 엄마의 소리

    새날이 밝았다. 창가로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단잠으로 쉼을 누리고 맞이하는 새아침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가정들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교해야 할 아이를 잠자리에서 깨...
    Views56704
    Read More
  6. 참, 고맙습니다!

    2017년이 단 이틀 남았다. 돌아보면 은혜요, 일체 감사뿐이다. 고마운 분들을 그리며 금년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다. 그때그때마다 다가와 위로해 주던 많은 사람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역에 힘을 실어주는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린...
    Views56250
    Read More
  7. 공항의 두얼굴

    1970년대 공항에 대한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공항 대합실” “공항에 부는 바람” “공항의 이별” 가수 ‘문주란’은 굵고 특이하면서도 구성진 창법으로 연속 히트를 쳤다. 그때만 해도 특권층만이 국제 ...
    Views56087
    Read More
  8. 마음의 빗장을 열고

    한국 사람의 언어 중에 독특한 단어가 “우리”이다. ‘우리나라, 우리 학교, 우리 동네’로부터 심지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한다. 외국사람들이 처음 들으면 기절초풍을 한다. ‘아니 아내(남편)가 저리도 ...
    Views55931
    Read More
  9. 두려움을 넘어가는 신비

    사람이 살면서 평생 풀어야 할 문제가 두려움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목을 놓아(?) 운다. 어렵게 태어났는데 나오자마자 웃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울면서 인생을 시작한다. 왜 그럴까?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인생은 한날도 편안히 ...
    Views55920
    Read More
  10.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목사라!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한인 목회를 하는 어느 목사님이 선교지 방문차 태국에 가게 되었다. 현지에서 선교사님을 따라 시내 관광을 하는 중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한다. 가까이 가보니 코끼리가 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코...
    Views55882
    Read More
  11. 2018년/ 이제 다시 시작이다!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세월의 흐름 속에 사연을 안고 새해의 품안에 안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 질 것이다. 우리는 당연한 마음으로 새해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지만 세상을 떠나간 사람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년이 2018년이다. 영어로 선...
    Views55645
    Read More
  12. 신부 입장!

    “신부가 입장합니다. 하객들은 모두 일어서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례자의 멘트에 따라 저만치 다가오는 사랑하는 딸의 모습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딸의 오른손을 잡고 예식장을 걸어 들어간다. “신랑 입장”의 구호에 따라 ...
    Views55542
    Read More
  13. 아내 말을 들으면…

    결혼을 하고 처음부터 아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남편은 거의 없다. 가부장적 배경 속에 서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대해 급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어디 여자가? 여자가 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등 흔히 들었던 소리...
    Views55489
    Read More
  14.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다면

    바람이 분다. 얼굴에 머물 것 같던 바람은 이내 머리칼을 흔들고 가슴에 파고든다. 나는 계절을 후각으로 느낀다. 봄은 뒷곁에 쌓아놓은 솔가지를 말리며 흘러들었다. 향긋하게 파고드는 솔 향이 짙어지면 기분 좋은 현기증이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했다. ...
    Views55287
    Read More
  15. 신실한 봉사자를 기다립니다!

    한국의 입시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만 유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에 한국의 고교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따라서 인격이나 인간관계, 감성은 뒷전이다. 오로지 ‘성적지상주의’가 한국교육의 현주소이다. 그...
    Views55166
    Read More
  16. 만남이 인생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만남”이다. 다른 말로 하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잘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관계를 잘한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도, 지식과 교양이 높아도 관계를 ...
    Views55082
    Read More
  17.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산다

    인생을 살다보면 억울하고 답답하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내 불찰과 잘못으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순항하던 내 삶에 난데없는 사람이나, 사건이 끼어들면서 어려움을 당할 때가 있다. 그런데 정작 울려고 하는데 눈물이...
    Views54522
    Read More
  18. 미라클 벨리에

    이 영화의 스크린이 열리면 주인공인 “폴라 벨리에”(루안 에머라 扮)가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을 달린다. 분홍색 헤드폰이 인상적이다. 16세 소녀의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젊음의 강점은 바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이...
    Views54514
    Read More
  19. 밀알의 밤을 열며

    “목사님, 금년 밀알의 밤에는 누가 오나요?” 가을녘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물음이다. 그렇다. 필라델피아의 가을은 밀알이 연다. 15년 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된 밀알의 밤이 어느새 15돌을 맞이한다. 단장으로 오자마자 무턱대고 기획했던 ...
    Views54423
    Read More
  20. 밀알 캠프의 감흥

    매년 일관되게 모여 사랑을 확인하고 받는 현장이 있다. 바로 <밀알 사랑의 캠프>이다. 그것도 건강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1992년 미주 동부에 위치한 밀알선교단(당시는 필라델피아, 워...
    Views540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