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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7:05

소향은 역시! 11/1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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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은 역시 디바였다. 지친 모습으로 필라에 당도하였지만 무대에 오른 그녀는 최고의 가창력을 발휘하며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11월 2일(토) 밀알의 밤의 막이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며 수많은 인파가 밀려들어왔다. 소향이 리허설을 하는 시간에 애빙톤 하이스쿨 대강당 로비는 이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렸다. 한마디 불평 없이 웃음 지으며 담소를 나누는 분들의 모습이 정겹다. 드디어 6:10분 대강당의 문이 ‘활짝’ 열어 젖혀지고 입장이 시작되었다. 드넓은 자리를 메워나가는 동포들의 물결에 가슴이 벅차왔다.

사실 밀알의 밤은 오래전부터 소박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 밀알 단원들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마음을 나누는 오붓한 순서로 진행되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밀알학예회”라고나 할까? 2003년 부족한 사람이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장애인 계몽차원의 획기적인 행사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밀알선교단”이 오랜 세월동안 사역을 하고 있음에도 홍보가 잘 되어있지 않았고 관심을 나타내는 분들은 극히 소수였기 때문이다.

2003년 처음 열린 밀알의 밤 주제는 “가을하늘을 수놓는 사랑의 음악회”였다. 밤잠을 설쳐가며 단원들과 행사를 준비했다. 당일 기대 이상의 반응과 모여오는 인파에 우리는 감격했다. 이듬 해 부터는 일 천명을 넘어서는 매머드 급 행사로 자리매김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이어오는 밀알의 밤은 이제 온가족이 참여하는 음악회, 장애인들 곁에 다가오는 따뜻한 행사로 어느새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11월 2일 오후 5시가 다되어 “소향” 일행이 당도하였다. 5년 만에 재회였다. 특유의 상냥함으로 다가올 줄 알았던 “소향”은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목례만을 해왔다. “목사님∼”하며 애교를 떨며 반가워 할 줄 알았는데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곧 이해하기로 하였다. 5년 전에는 무려 일주일을 필라에서 함께 보내며 여유로운 공연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다. “남가주(L.A.) 밀알”로 시작하여 동부로 넘어와 “워싱톤 밀알”로 2주째 공연을 강행하고 있었다. 감기기운이 있어 목소리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무대 대기실에서 “소향”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힘을 주시고, 소향을 붙들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밀알의 밤에 막이 오르고 드디어 소향이 무대에 섰다. 안스러운 표정으로 무대를 주시하던 나는 소향의 입에서 첫 노래가 터져 나오는 순간, 안도의 한숨과 경이로움에 몸을 떨었다. 소향은 프로였다. 무대 뒤에서 힘들어 하던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청아하고 감미로운 음률이 강당을 메워가고 있었다. ‘피곤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향은 특유의 열창을 뽑아냈다. 소향은 역시 소향이었다.

1부 공연을 마치고 들어온 소향에게 한마디 건넸다. “소향, 힘들겠지만 2부에 확실하게 한번 눌러주었으면 좋겠다.” 소향은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목사님, 저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부담 주지 마세요.”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그래서일까? 2부에서 소향은 갑자기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 팬들과 악수를 나누고 청중을 휘젓고 다니며 노래를 불러주었다. 앵콜 송까지 마무리하고 들어오는 소향을 마주하며 눈에 눈물이 맺혔다. “소향,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그렇게 멋진 공연을 마친 소향은 천사처럼 환한 미소로 답을 해 주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준 것도 감사하지만 결실의 계절 가을에 한국 최고의 가수로 등극한 소향을 만나고 울려 퍼지는 노래에 치유를 받으며 행복해 하는 동포들의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장애인들을 어루만지는 밀알에 사랑을 듬뿍 부어주는 동포들의 마음이 너무도 고맙다. 소향은 그렇게 진한 여운을 남기고 다음 공연을 위해 홀연히 떠나갔다. 밀알의 밤에 친히 찾아와 격려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이 있어 밀알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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