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34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유럽여행.jpg

 

  장애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다. 장애인들은 내달리는 차에 올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무척이나 즐긴다. 일명 휠체어 여행가가 있다. 홍서윤. 그녀가 주인공이다. 자신을 휠체어 탄 여행가라고 소개하면 주위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란 얼굴이 된다.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휠체어를 타고 어떻게 여행을 하지?’ 하지만 그녀는 직접 유럽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유 없는 다리 저림 증상과 마비로 시작된 병은 원인 불명의 척수염이었다. 그 후 3년 만에 바이러스성 척수염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그렇게 휠체어를 타기 시작하면서 서윤은 어떻게 사는 삶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나와 다른 사람으로 대하는 시선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당당해지자고 생각했다. 사람은 모두 다른데 그저 나는 그 다름이 잘 보이는 사람일 뿐이라고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여행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 유럽과 휠체어를 탄 여성 여행가는 낯선 모습이니까. 여러 불편을 참고 감수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렇게 보였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세계로 발을 내딛고 나니,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이렇게 화두를 던졌다. “왜 장애인들이 여행을 꿈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누구나 무슨 일이든 하려면 이동해야 하고, 여행은 수많은 종류의 이동이 합해진 행위라고 생각하면 장애인이라고 해서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는 성립이 안된다는 것이다.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건 장애인이건, 아니건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모두 움직이면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멀쩡하던 몸이 문제가 생기고 결국 휠체어를 타야만 생활할 수 있는 지경에 처했을 때에 소연은 낙심하지 않고 여행으로 탈출구를 삼았다. 어려운 수술과 힘겨운 재활, 그리고 긴 터널 같던 실의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직업과 일상 그리고 행복을 되찾은 것이다. 한숨을 돌리고 뒤돌아보니 아직 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척수장애는 주로 신체의 팔이나 몸통 혹은 다리에 완전 혹은 부분마비를 초래한다. 그런 장애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그 벽을 넘어 여행가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에는 1041의 경쟁을 뚫고 KBS 장애인 앵커 공채에 합격했다. 12시 생활 뉴스를 진행했다. 하지만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그 자리를 내려놓아야만 하였다. 서윤 씨는 2년간의 장애인 앵커를 끝내고 취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인터넷 망이 발달되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 여행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러다 문득 혼자서도 갈 수 있을까?’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한 달간 유럽 7개국 25개 도시를 누볐다.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았을 때의 감격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다. 나 홀로 휠체어를 타고 트렁크를 밀고 다녀온 여행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장기가 되어 주었다. 그녀는 장애는 단지 조금 불편함일 뿐이지 비정상은 아니다라는 은사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처럼, TV 속에 나오는 사람처럼, 우연히 스쳐지나갔던 사람처럼, 저도 남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인거예요. 그냥 조금 불편한 거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저희 은사님의 말씀이 힘이 되었으면 해요.”

 

  그렇다. 장애는 다를 뿐이다. 결코 틀렸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모양이 다르고 사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휠체어를 타고 세계여행을 하는 홍서윤 양은 그래서 더 멋져 보이고 존경스럽기까지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가 너무도 아름답다.

 


  1. No Image

    당신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향적이냐? 아니면 내향적이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면 당신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버겁고 특별히 새로운 사...
    Views47763
    Read More
  2. 손을 보며

    손을 들여다본다. 손등이 눈에 들어오고 뒤집으면 바닥이 매끄럽게 드러난다. 각각 다른 길이의 손가락이 조화를 이룬다. 손가락을 구부려 움켜쥐면 금새 동그란 주먹이 만들어 진다. 손가락마다 무늬가 새겨있는데 지문이라 부른다. 지문이 같은 사람이 없다...
    Views48087
    Read More
  3. No Image

    <2019년 첫 칼럼> 예쁜 마음, 그래서 고운 소녀

    새해가 밝았다. 2019년 서서히 항해를 시작한다. 짙은 안개 속에 감취어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인생의 노를 젓는다. 돌아보면 그 노를 저어 온지도 꽤나 오랜 세월이 지나간 것 같다. 어리디 어린 시절에는 속히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만큼 어른들은 할 수 ...
    Views48559
    Read More
  4. No Image

    가을 한복판에서 만나는 밀밤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Views48974
    Read More
  5.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어린 시절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 여름 이맘때가 되면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졌다. 밤새 공포에 떨다가 날이 밝고 화창해진 아침, 들녘에 나가보면 곡식들이 내 키만큼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번개가 치면 하늘에서 수...
    Views49225
    Read More
  6. No Image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원제목인 "Whale Done!"인 이 책은 범고래가 조련사의 손에 길들여져 사람들 앞에서 멋진 쇼를 보여주는 현장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조근조근’ 그려가고 있다. 대중 앞에서 범고래가 많은 기술을 습득하여 “쇼”를 하기까지는 사육...
    Views49609
    Read More
  7. 차카게살자!

    한때 조직폭력배(이하 조폭) 영화가 희화화되어 유행한 적이 있다. 보통 사람은 전혀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그 세계에서는 펼쳐지고 있음이 세상에 조금씩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은 발동하기 시작하였다. 실로 어둠의 세계일진대 영화나 소설이 은근히 ...
    Views49824
    Read More
  8. 사투리 정감(情感)

    서울 전철 안에서 경상도 사나이들이 너무도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켠에 승차한 여성 두 명이 두 사람을 쳐다본다. 하는 말이 “아니, 왜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지?” “외국사람 같은데” “아냐, 우리나라 사람이야&rd...
    Views50099
    Read More
  9. 청춘

    여름은 청춘을 닮았다.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빼꼼이 고개를 내어밀던 새순은 여름의 비와 바람을 맞으며 단단해져 간다. 따가운 햇살과 공격해 오는 해충의 위협을 의연히 견뎌낸 줄기만이 가을의 넉넉한 열매를 보장받게 된다. 여름은 싱그럽지만 그래서 아...
    Views50126
    Read More
  10. No Image

    기회를 잡는 감각

    인생은 어쩌면 기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신은 평생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 허락한다고 한다.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라! 기회가 많았다. 기회를 기회로 잡지 못하면 흘러간 시간이 되고 만다. 매사에 앞서가는 사람이 있다. 희한한 사...
    Views50146
    Read More
  11. 광화문 연가

    나는 아이돌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에서 풍기는 젊음의 활력, 에너지 넘치는 춤사위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사람의 몸이 저렇게도 유연할 수 있을까?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가요는 정적이었다. 뭔가 생각하며 들을 수 있는, 듣다보면 젖...
    Views50577
    Read More
  12. 패럴림픽의 감동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
    Views50735
    Read More
  13. No Image

    하늘

    가을하면 무엇보다 하늘이 생각난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보통은 파란 색깔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회색빛으로,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해간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두려움을 주고 ...
    Views51498
    Read More
  14. 살아있는 날 동안

    아르바이트 면접에 합격한 아들은 곧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엄마는 “공부하라”며 아들의 아르바이트를 말렸다. 아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이 앞섰다. 그러나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
    Views52712
    Read More
  15. 그 분이 침묵 하실 때

    하이웨이에 차량들이 제 속도를 내며 원활하게 소통될 때 시원함을 느낀다. 누구와 하며 공감대를 느낄때에 통쾌함을 느낀다. 야구 경기의 흐름이 빨라지면 흥미진진함을 느낀다. 드라마를 볼 때도 스토리를 신속하게 풀어나가는 작가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
    Views52968
    Read More
  16. 내 옷을 벗으면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는다. 아침에 샤워를 마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를 고민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옷에 예민하다. 옷 입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과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Views53204
    Read More
  17. 저는 휠체어 탄 여행가입니다

    장애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다. 장애인들은 내달리는 차에 올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무척이나 즐긴다. 일명 휠체어 여행가가 있다. 홍서윤. 그녀가 주인공이다. 자신을 휠체어 탄 여행가라고 소개하면 주위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란 얼굴...
    Views53405
    Read More
  18. 톡 쏘는 느낌을 갖고 싶어~~

    미혼 시절에는 이성에 반하는 타입이 다채롭다. 남자들은 공히 곱게 빗어 넘긴 생머리에 청순가련형의 인상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시선을 놓지 못한다. 반면 여성들은 과묵한 남자에 끌린다. 촐싹대고 말이 많은 남자보다는 묵직한 인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Views53689
    Read More
  19. 있을 때 잘해!

    한 부부가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어왔다. 주유소 직원은 기름을 넣으면서 차의 앞 유리를 닦아준다. 기름이 다 들어가자 직원은 부부에게 다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남편이 “유리가 아직 더럽네요. 한 번 더 닦아주세요.”라...
    Views53840
    Read More
  20. “성일아, 엄마 한번 해봐. 엄마 해봐…”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인들의 소망은 결혼이다. 문제는 장애인과 장애인이 부부가 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2세를 생각해야 한다. 선천 장애인들끼리의 결혼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 장애에 대물림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
    Views5395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