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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한분이 상기된 얼굴로 설교 CD를 내게 보여주며 격앙된 어조로 넋두리를 한다. 이야기인 즉슨 교인 한사람이 이 CD를 주면서 “목사님도 이렇게 설교하실 수 없어요.” 하더라는 것이다. 순간 ‘오죽하면 그런 어필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초록은 동색인지라 결국 목사 편을 들어주어야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요즈음 교인들 정말 쎄다.’였다. 목사를 성직(聖職)이라고 한다. 그만큼 특별하고 남과는 가는 길이 다르기에 일컫는 말일 것이다. 누구보다 구별된 삶을 살아야하고 모든 사람에게 본이 되어야 하는 자리가 목사이다.

나도 일찍이 일반목회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날, 교회부흥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때가 있었다. 부실한 다리를 끌고 한명의 성도라도 붙잡을 양으로 아파트 전역을 전도 하며 다녔다. 어쩌다 예배 중에 새로운 성도가 오면 즉시 설교가 달라지는 순발력도 생겨났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와 성도들의 신뢰도라는 사실이다. 이제는 밀알장애인선교를 하며 교회를 바라본다. 이민목회를 하는 목사님들의 모습에 깊은 연민이 간다. 교회는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온다. 성장배경이 다르고 성품이 독특한 사람들이 교회의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성도들 중에는 목사에게 힘을 주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목사의 혼을 빼앗아 버리는 성도들도 혹간 만나게 된다. 과연 목회자들이 교인들에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무엇일까? 교회 성장 전문가인 “톰 레이너 박사”(라이프웨이 리서치)가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 10가지를 지적해 주었다. 그중에 첫 번째를 차지한 말이 “세상에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는 직업이 어디 있어요?”이다. 2위는 “그 많은 쉬는 시간에 뭐하세요?’이다. 아마 교인들이 보기에는 목사는 주일만 일하는 아주 ‘편한’(?) 직업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목사는 주일 설교가 끝나고 나면 다음 주일 설교에 몰입한다. 수요일, 새벽 설교에 온 마음을 쏟아야한다. 교인 심방과 상담, 전도를 비롯해 교회 행정을 돌보고 때로는 라이드까지 해야 하는 것이 이민목회이다. 무엇보다 영성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강단에 섰을 때에 영적상태를 스스로 느끼는 것이 목회자다. 영성이 충만할 때에는 설교가 파워풀하게 나온다. 하지만 그 감각을 잃어버리면 공허해 진다. 그 사실은 목사 자신만 안다.

목회자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될 말 3위는 설교 시간 직전에 찾아와 “잠깐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묻는 것이다. 영적 감각의 리듬을 깨는 치명적인 악수이다. 4위는 “전 목사님이 참 좋아요. 그런데…”라는 말이다. 5위 역시 이와 비슷한데, “전 목사님의 설교가 참 좋아요. 그런데 그 ○○○ 목사님 설교가 더 좋던데요.”이다. 잘 나가다가 뒤에 “그런데”하면 대부분 목회자의 단점을 들추거나 부정적인 내용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교인들로부터 설교와 인격의 부족함을 지적받는 것은 목회자가 못견뎌하는 부분이다.

6위와 7위는 목회자 가족들에 대한 내용이다. “사모님이 피아노를 연주할 줄 아시나요?”, “목사님 자녀들이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죠. 목회자 자녀잖아요?” 사모에 대한, 자녀들을 향한 기대 심리와 문제를 꼬집는 교인들의 발언은 목회자 자신 뿐 아니라 가족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다. 8위는 “목사님은 사례비를 적게 받는 게 좋아요. 그래야 좀 겸손히 주님께 의지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이다. 9위는 “설교 준비하는 데 공을 좀 들이세요”에서 10위는 전임 목사와 비교하는 말로 “전에 계시던 목사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어요.”라는 말이다.

사실 목회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비중을 더 차지한다. 보이는 부분만 판단해 목회자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비하하는 말은 성도들이 삼가해야할 일이다. 영적지도자는 무조건 존경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것이 무너지면 설교가 귀에 안 들어오고 자신의 신앙성장에 결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성도님들, 제발 이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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