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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jpg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만들어 준 영화가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그해 여름에 열린 대종상 영화제 7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게 된다. 한 영화평론가는 “<말아톤>은 장애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속죄 의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영화는 5살 지능을 가진 스무살 한 청년 “초원”(자폐: 조승우 扮)이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장애아 가정의 애환을 잔잔히 전해줌으로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자폐 아동들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다.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이는 “얼룩무늬”만 보면 어쩔 줄을 모르며 좋아한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얼룩무늬 치마를 입은 여인의 몸에 손을 댔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될 위기에 처한다. 당황하며 엄청난 화를 내는 여인과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초원이는 평소 엄마가 가르쳐준 말을 외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조금만 이해를 해 주고 그 마음을 헤아려주면 장애인은 슬프지 않다.

  많은 곳을 다니며 설교를 하다보면 용어에 대한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밀알선교단”에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런데 간혹 “밀알선교회”라고 소개하는 곳이 있다. 왜 “선교회”가 아니고 “선교단”일까? 얼마 전,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각국을 대표하여 많은 선수들이 참석을 했다. 그들을 “○○나라 올림픽 선수단”이라고 부른다. “선수회”가 아니다. 그 이유는 올림픽경기를 위해 구성된 선수집단이기 때문이다. 폐막식이 끝나고 고국에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선수단”은 해체된다. 우리가 “선교단”을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장애인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역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장애인부서가 있는 교회는 극히 드물다. 필라에 장애인 부서가 있는 교회는 “한인연합교회” “영생장로교회” 뿐이다. 그 외에 “안디옥교회” “앰블러장로교회”등에서 부서는 따로 없지만 버금가는 장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혹시 다른 교회가 있다면 알려주십시오.)교회에서 해야 할 사역을 밀알선교단이 대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마다 장애인부서가 생겨나고 담임 목사님 이하 온 성도들이 “장애인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 추진하는 시점이 오면 “밀알선교단”은 해체되어야 한다. 하지만 밀알선교단이 세워진지 35년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그 꿈은 요원해 보인다.

  필라에 온지 11년이 되었다. 필라에 있는 목사님들 중에 나와 친하지 않은 목사님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희한한 것은 친한 것과 밀알선교단에 대한 관심이 비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사정이 여의치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절실하다. 조금만 더 사랑을 나타내 주고 후원해 준다면 지금보다 사역에 힘을 받을 것 같은데 그 기대가 번번히 무너진다. 꼭 물질 문제만은 아니다. 밀알모임에 나오고 싶어도 라이드가 없어 오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내가 어릴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병신” “불구자” 혹은 “장애자”였다. 그러다가 나온 말이 “장애우”였다. 그 뜻은 “장애인 친구(友)”였고 부르기도 듣기도 좋아 모두가 즐겨 쓰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어린 사람이 나이가 지긋한 분을 향해 “장애우”라고 부르는 것은 예의와 어법에 어긋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장애인”이라 부르고 있다. 호칭이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애인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생김새가 다르고 가진 능력이 다를 뿐이다. 장애인도 사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이 있어야 한다. 장애자가 아니다. “장애인”이라고 해야 한다. 밀알에 세심한 사랑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장애인이 아름다운 세상,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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