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99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ouple-1.jpg

 

 

여기 남편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실로 가부장적인 의식을 가지고 아내와 아이들을 호령한다. 누가보아도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이다. 그런데 남편은 “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아내라.”고 말을 한다. 희한하다. 큰소리치고 사는 것 같아도 남편은 결국 아내에게 많은 비중을 두고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는 서로를 무서워하며 살게 된다. 결혼생활이 깊어지면서 힘겨루기가 끝나 결판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부부는 아는 듯하다가도 모르는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모습을 보며 산다.

서로 눈빛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이 오는데 그래서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내(남편)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전혀 생소한 짓(?)을 한다. 그래서 부부는 평생을 살아도 모를 사이인가보다. 세상에서 가장 용서받지 못할 남자가 “귀먹은 남자”라고 한다. 아내의 말을 콧방귀로도 안 듣는 남편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전혀 안 듣는 것 같아도 세월의 흐름 속에 남편이 변해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래서 아내가 두렵다는 말이다.

사실 부부는 남이다. 자식은 평생 관계를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천륜이지만 부부는 다르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 따라서 부부는 너무 긴장의 끈을 놓고 살면 안 된다. 속된말로 잡은 고기라고 괄시하다가는 낭패를 경험하게 된다. 젊은 부부를 만났다. 그런데 서로가 처음 만난 것처럼 존대하는 것이 낯설었다. 궁금해 물었다. “부부사이에 그렇게 깎듯이 존대 말을 쓰시네요?” 남편이 대답한다. “저희는 동갑이거든요. 말을 서로 놓다보면 서로를 소홀히 하는 느낌이 들까봐 신혼 때부터 존대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참 지혜로운 부부이다.

부부가 서로를 무서워하는 것은 대화의 문제이다. 남자들은 오다가다 ‘술렁술렁’ 말을 내뱉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자는 말에 대해서는 남자보다는 등급이 높다. 남자는 머리로 말하지만 여자는 가슴으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는 자기가 한말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한 이야기와 들은 말을 가슴에 차곡차곡(?) 채워둔다. 그 쌓였던 말이 언제 쏟아져 나오는가? 부부싸움을 할 때이다. 남편은 기억조차 못하는 내용을 아내는 아주 정확하게 끄집어내며 남편을 몰아친다. 거기에 상대할 위인이 있을까?

부부 논쟁이 시작되면 남편은 정신이 몽롱해 진다. 마치 어린 시절에 엄마가 다그치듯 야단치던 어투가 아내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오면 그 상처가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내는 아주 주도면밀하게 대화를 조여 온다. 한참 듣던 남편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슬쩍 한마디 던진다. “알았어, 그만큼 해!” 그 말에 아내는 더 열이 받는다. 모처럼 마련된 자리에서 가슴에 담아놓은 말을 꺼내는 참인데 그 마음을 몰라주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하다. 아내는 “내 말을 들어 달라.”는 것이다. ‘무슨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 심정을 알아 달라.”는 것이다. 그것을 헤아리지 못하는 남편에게 말을 꺼내는 것이 답답하고 무섭다.

남자들은 괜히 화를 낸다. 소리를 지른다. 그것이 고상한 내용이 아니다. “때가 지났는데 밥 안준다고, 기분을 안 맞추어 준다.”이다. 아내는 그 모습이 무섭다.아니 싫다. 남편은 아내가 “이야기 좀 하자.”고 하면 무섭다. 아니 피곤하다. 아마도 옛날 고려쩍 이야기까지 끄집어 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서로 직면하기를 회피하고 대화를 포기하면 부부는 그때부터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로를 무서워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순간부터 부부는 정서적 이혼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부부는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 애써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남자는 단순하다. 여자는 세심하고 여리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힘들어도 가까이 가야한다. 그게 진짜 남자고, 진짜 여우다. 이제 무서워하지 말자.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끝까지 내편이 되어줄 아군은 내 남편, 아내뿐이다.


  1.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28/2014

    금년 겨울은 겨울답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며칠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3월이 되어서도 내리는 눈은 눈치가 없는걸까? 봄을 시샘하는걸까? 특별히 사업을 하는 이민자들이 버텨내기에는 몹시 버거운 겨울이...
    Views67910
    Read More
  2. 음식맛은 장맛 3/23/2014

    갑자기 어린 시절, 집집 툇마루에 걸려있던 메주가 떠올랐다. 이제 제법 작가의 영감이 찾아온 모양이다. 흔히 사람들은 범상한 기준보다 떨어지는 외모를 가진 사람을 향해 메주덩어리에 비유한다. 메주가 들으면 화를 낼 일이다. 메주가 만들어지기까지 들...
    Views72433
    Read More
  3. 부부는 서로를 무서워한다 3/15/2014

    여기 남편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실로 가부장적인 의식을 가지고 아내와 아이들을 호령한다. 누가보아도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이다. 그런데 남편은 “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아내라.”고 말을 ...
    Views69936
    Read More
  4. 장애인은 아름답습니다 3/8/2014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만들어 준 영화가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그해 여름에 열린 대종상 영화제 7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게 된다. 한 영화평론가는 “<말아톤>은 장애인에 대한 한국 사...
    Views68996
    Read More
  5. 살맛나십니까? 3/3/2014

    인생은 무엇인가? 맛을 보는 것이다. 입맛이 있고 살맛이 있다. 입맛에는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신맛, 아린 맛등 다양하고 미묘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람에게 어떤 한 가지 맛만 누리라고 하지 않으시고 달고, 쓰고, 시고, 짜고, 맵고, 싱겁고, 떫고...
    Views65122
    Read More
  6. 성도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2/25/2014

    목사님 한분이 상기된 얼굴로 설교 CD를 내게 보여주며 격앙된 어조로 넋두리를 한다. 이야기인 즉슨 교인 한사람이 이 CD를 주면서 “목사님도 이렇게 설교하실 수 없어요.” 하더라는 것이다. 순간 ‘오죽하면 그런 어필을 했을까?’라...
    Views71904
    Read More
  7. 남자들은 왜 그래요? 2/17/2014

    40대 후반의 한 중년 여인으로 부터 아주 긴 사연의 편지가 도착했다. 자기 남편이 이번에 부도가 났는데 그것도 두 번째라는 것이다. 그동안 느낌이 안 좋아서 물어보면 항상 “괜찮다.”라고 대답을 해왔다. “자기 걱정 하지 말고 자식들이...
    Views71448
    Read More
  8. 텍사스 밀알 선교단 2/9/2014

    연초부터 미주밀알에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워싱톤 밀알 “정택정 단장”이 정신 병동에 심방을 갔다가 장애인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구타를 당해 뇌출혈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수술을 두 번이나 시도해도 뇌에 출혈은 멈추지 않는 급박한 상...
    Views77150
    Read More
  9. 교복을 벗고 2/2/2014

    한국에 갔을 때에 일이다. 친구가 꽃게탕을 잘하는 집이 있다며 굳이 “마장역 앞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사실 활어회는 몰라도 해물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친구의 성의가 고마워 택시에 올랐다. 가다보니 신답십리 쪽이었고 장...
    Views78067
    Read More
  10. 건빵 1/28/2014

    나는 간식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우직하게 세끼 식사에 집착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끔은 입이 궁금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시장기가 돌았고 불현듯 생각 난 것이 건빵이었다. 60년대만 해도 간식은 고사하고 양식이 없어 굶주리...
    Views77519
    Read More
  11. 어디요? 1/20/2014

    한 신사가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타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핸드폰을 꺼내 든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신호 가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묻는다. “어디요?” 요사이는 워낙 전화기 성능이 좋아서 ...
    Views74761
    Read More
  12. 여자와 거울 1/11/2014

    거울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두메산골에 사는 한 부인네가 서울로 일을 보러 가는 남편에게 “거울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남편이 사온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아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울 속에 묘령의 여자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평...
    Views86044
    Read More
  13. 2014 첫 칼럼 행복을 이야기합시다! 1/4/2014

    새해가 밝았다. 처음 시작하는 시점은 사람들에게 뜻 모를 설레임을 준다. 해가 바뀌면 영어로 ‘Reset’하는 기분이 들어 좋다. ‘Reset’이 무엇인가? “장치의 일부 또는 시스템 전체를 미리 정해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Views72408
    Read More
  14. 세월, 바람 그리고 가슴으로 보낸다 12/30/2013

    한해가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사람은 누구나 회상에 젖는다. 이민생활이 워낙 각박해서 그럴 여유조차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해의 높이가 낮아진 만큼 햇빛이 방안 깊숙이 파고 들어와 좋다. 반면 그 낮아진 햇빛에 비친 산 그림자...
    Views65566
    Read More
  15. 36.5°12/23/2013

    사람의 정상 체온은 36.5°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체온도 함께 올라가며 몸이 더워진다. 더운 여름날에는 체온이 최고조에 이른다. 몸은 살기위해 땀을 분비함으로 체온을 조절하려 애를 쓴다. 반면 날씨가 추워지면 온몸에 소름을 일으켜 최대한 체온이 ...
    Views75334
    Read More
  16. 서로 다르기에 12/16/2013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사람들이 TV 영상을 시청하는 방법이 다양화 되고 있다. 이민생활이 얼마가 되었든지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고국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드라마나 영상 속에서 저만치 사라져가는 옛 정취를 더듬으려 한다. 문제는 TV 매...
    Views65859
    Read More
  17. 기분 좋은 상상 12/9/2013

    평생 건강하게 사는 사람은 장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장애인에게는 모든 것이 꿈이요, 기적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들을 장애인들은 평생 꿈으로 바라보며 산다. 삼중고(시각, 청각, 언어장애)의 고통을 끌어안고 살았던 헬렌켈러의 ...
    Views68703
    Read More
  18. 노년의 아름다움 12/2/2013

    2013년의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았다. 숨 가쁘게 달려 오다보니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이 보인다. 이제 곧 ‘2014년’이 친한 척을 하며 다가오겠지. 오랜 세월 청춘을 바쳐 몸담았던 직장을 정년퇴직한 분의 넋두리이다. 퇴직을 하자마자 소홀했던 ...
    Views69574
    Read More
  19. 태초에 옷이 있었다 11/25/2013

    하나님은 태초에 사람으로 하여금 옷 없이 살 수 있도록 창조하셨다. 그분이 지으신 에덴동산은 완벽한 파라다이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범죄 한 후 옷을 입기 시작하였다. 사람이 만든 최초의 옷은 무화과나무 잎이었다. 사랑 많으신 하나님...
    Views75440
    Read More
  20. 소향은 역시! 11/19/2013

    소향은 역시 디바였다. 지친 모습으로 필라에 당도하였지만 무대에 오른 그녀는 최고의 가창력을 발휘하며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11월 2일(토) 밀알의 밤의 막이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며 수많은 인파가 밀려들어왔다. 소향이 리허설을 하는 시간에 애빙톤 하...
    Views670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