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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jpg

 

 

 

 

 요사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한 대형교회에서 담임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일을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음에도 그 교회가 속한 교단과 신학대학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교회신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위임을 했건만 진통의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목사님, 세습 문제가 있지요? 그것 잘못된 거죠?” 워낙 직선적인 성격인 나도 그 물음에는 직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나답지 않은 대답이었다.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내 말에 상대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젊은 날 교회를 개척하여 온 정성과 땀과 눈물을 쏟아 섬겨왔다.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알차고 거기다가 큰 규모로 성장을 했다. 목회자 개인에게는 평생에 걸쳐 피땀을 쏟은 결과물이다. 그러니 은퇴를 앞둔 개척 목사의 심정이 어떨까?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줘야 하나, 남에게 교회를 물려줘야 하나?’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이다.

 

  “아니, 교회가 개인 것입니까?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은 백번 지당한 말이다. 교회를 사유화하고 아들에게 세습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무 자르듯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후임을 잘못 두어 나락으로 내려앉은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 억지로라면 몰라도 자연스럽게 절차가 진행되어 교회흐름이 상승곡선을 그려간다면 그리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을 듯하다. 문제는 그 발상자체가 덕이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자신을 이어 목회를 이어갈 능력이 아들에게 있다면 다른 목회지에서 목회의 꿈을 펼치도록 방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왜 굳이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면서 세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서두에 언급한 교회는 내가 너무도 잘 아는 곳이다. 왜냐하면 근처교회에서 무려 9년이나 부교역자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신학대학원을 오갈 때마다 버스에서 바라보는 교회는 참 귀해보였다. 가끔 특별집회가 열리면 그 교회를 찾아 예배당 한가운데 앉아 은혜를 받기도 하였다. 김 목사님은 검소하고 겸손한 분이었고, 그가 표방한 머슴목회 스타일은 섬김의 도를 행한 귀한 모습이었다. 그 교회가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실제 세습을 안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아들 목사는 아버지를 이어 담임목사직을 맡지 않겠다. 세습 금지는 시대의 역사적 요구라고까지 공언한바 있기 때문이다.

 

 다수교인들이 원한다는 논리로 세습을 강행했고 많은 곳에서 질타를 받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묘한 논리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하는 세습이 되고 만 것이다. 어느 교회는 큰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었는데 목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사임을 하자 둘째 아들을 다시 세우는 과감한(?) 절차를 감행하였다. 이중 세습이랄까?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목사는 아들에게 세습을 했는데 너무 힘들어하니까 설교는 내가 다 할 테니까 너는 자리만 지켜라당부를 했건만 결국 아들이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버리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교단을 대표하는 모 교회는 자신이 젊은 시절 목사안수를 받고 세례를 주었던 제자들이 훌륭한 한국교계의 인물로 성장하자 세례넘버 1번과 2번을 후임으로 세웠다가 차례로 낙마시키고 한국교회 최초로 세습을 강행하여 아들을 담임으로 추대했는데 그 아들에게마저 배척을 당하고 쓸쓸히 여생을 마치는 비극의 역사를 남겼다. 이런 한국교회의 흐름을 보며 사람이 나이가 들면 영적 분별력이 흐려지는 것을 발견한다. 세습은 구약의 특수상황이다. 이제 그 시대는 막을 내렸다. 굳이 아들에게 교회를 넘겨야 한다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다. 결코 성경적인 착상이 아니다.

 

 이런 흐름이 개교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도의 문을 막고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개탄스럽다. 세습은 십자가가 아니라 욕망의 흉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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