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49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달려_은총.jpg

 

 

은총(남)은 '스터지 웨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뇌가 서서히 마비되어 돌처럼 굳어가는 병이다. 녹내장과 심한 경기(놀람)를 동반하고 얼굴과 몸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오타모반 증후군, 뇌병변등 복합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아빠 박지훈(38)씨와 엄마 김여은(34)씨는 "제발 숨만이라도 제대로 쉬었으면"하는 바람으로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시작했다. 생후 17개월, 뇌의 절반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말을 하지 못하고, 걷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하나 둘 기적이 일어났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엎드렸고 낙타처럼 무릎으로 기어 다닌 지 5년 만에 일어나 걸을 수 있었다. 어설프게나마 “엄마”를 부른 건 여섯 살 때. 한 손만으로 컴퓨터를 작동시켜 만화를 볼 수도 있게 되었다. 이제 열 두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적을 보여줄지는 은총이만이 아는 비밀이다. 은총이는 행복한 아이이다. 자식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엄마, 아빠가 있기에 말이다. 틈만 나면 뽀뽀를 즐겨하는 은총이네 가족은 실로 천국이다.

은총이가 조금만 잘 걸어도, 미소만 지어도 집안에는 환한 웃음꽃이 핀다. 실로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고 기뻐하는 가족이다.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은총이네 가족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은총이는 기적처럼 열 두살을 넘겼고, 은총의 가정은 기적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다. "준비하시고... 땡!" 아빠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까르르 웃는 은총이. 은총이가 달리고 싶어 한다는 걸 안 건 그 때였다.

하지만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다르고, 왼쪽 몸이 마비된 은총이에게 달리기나 수영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빠는 장애 아들과 함께 달리는 미국의 ‘호이트 부자’를 떠올렸다. 100킬로그램이 넘었던 거구의 아빠는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은총이를 위해 수영을 배우고, 매일 산을 오르고 달리기를 했다. 그리고 2010년, 처음으로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여 은총이와 함께 뛰고, 헤엄치고, 달렸다. 비록 꼴찌로 들어오긴 했지만 완주에 성공을 한다. 은총이 부자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었다.

부자의 다섯 번째 도전, 보름 앞으로 다가온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은총이네 가족. 올해에는 완주뿐 아니라 기록 단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네 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은총이도 많이 자랐기에 상황이 녹록치 못했다. 두 사람 몫을 혼자 해야 하는 아빠의 부담도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세 사람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다 해야 하는 철인 경기. 쉴새 없이 달려야 하는 아빠와 은총이는 물론이고, 매니저를 자청하는 엄마 여은씨도 대회 내내 함께 뛰었다.

‘은총이 아빠, 은총이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거운 짐이었다. 잦은 수술과 감당하지 못할 병원비. 은행에서 일했던 아빠 지훈씨는 직업을 잃었고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일용직을 전전해야했고 옷을 떼다가 시장에서 팔기도 했다. 일 년에 두 번 이상의 수술을 해야 하는 은총이를 돌보느라 치료실과 병원을 오가는 엄마 여은씨의 고충도 말이 아니었다. 3년 전, 두 사람은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일하는 엄마 ↔ 살림하는 아빠’가 되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이 직업을 물어오면 이제 지훈씨는 웃으며 말한다. "제 직업은 은총이 아빠에요~"

은총이로 인해 달라지고, 은총이로 인해 더 행복해졌다는 가족. 주저앉고 싶었던 고비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여은씨의 힘이 컸다. 엄마는 강했다. 아니 지혜로웠다.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가족을 돌보고, 용기를 불어넣게 해준 것은 '엄마'라는 이름, '사랑'이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은총이 아빠는 말한다. “우리는 모든 장애 아들의 희망을 안고 달린다.”고.

은총이 가정이 보여주는 것은 희망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장애 아동 가족에게는 작은 관심과 도움이라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포기를 모르고 오늘도 희망을 향해 달리는 은총이네 가족을 향해 커다란 박수를 보내고 싶다.


  1.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64711
    Read More
  2. 부부로 산다는 것 2/13/2013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의 조직>에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혼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지금은 최고 수위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추세로 나간다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결혼한 가정 중에 반 이상이 ...
    Views64734
    Read More
  3. 비행장이 내려다 보이는 아카시아 숲 7/15/2013

    나는 초등학교를 다섯 곳이나 다녔다. 경찰공무원인 아버지가 전근을 하실 때마다 내 의사와는 관계없이 전학을 가야했다. 그 나이에는 친구가 무엇보다 소중한 때이다. 오랫동안 깊은 정을 나누던 친구들과 억지로 헤어지는 아픔을 나는 일찍이 경험해야만 ...
    Views64770
    Read More
  4. 본전도 못 찾으면서 5/1/2013

    부부가 살다보면 부딪힐 때가 있다. 그 사람과 결혼만 하면 구름 위를 나는 듯한 행복이 보장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부부가 되고 보니 그것은 한낮 꿈이었음을 깨닫는다. 결혼 첫날부터 갈등이 시작되고 달콤한 신혼은 순식간에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며 싸늘하...
    Views64791
    Read More
  5. 바뀌어야 산다 5/29/2015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너무 철벽을 쌓는 사람을 만나면 답답함을 느낀다. “바꿈”에 아주 인색한(?) 분들이 있다.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 의식, 전통을 목숨처럼 고수하는 사람 말이다. ...
    Views64849
    Read More
  6. 미친개 선생님 8/31/2014

    나는 매주 KBS 예능 “1박 2일”을 즐겨본다. 얼마 전 “선생님 올스타”편이 방영되었다. 각 고등학교에 특이한 성향을 가진 선생님들을 게스트로 해박한 웃음을 유발하도록 기획되었다. 작가들의 발상과 PD의 연출은 놀라웠다. 그 중에...
    Views64860
    Read More
  7. 달려라 은총아! 7/4/2014

    은총(남)은 '스터지 웨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뇌가 서서히 마비되어 돌처럼 굳어가는 병이다. 녹내장과 심한 경기(놀람)를 동반하고 얼굴과 몸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오타모반 증후군, 뇌병변등 복합장애를 가지고 태...
    Views64954
    Read More
  8. 미소로 세상을 빛나게하라! 9/5/2012

    사람이 세상 무엇보다 위대한 것은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가장 친숙한 동물인 “개”에게도 표정은 없다.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핥아댈 뿐이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시시각각 표정이 바뀐다. 강렬한 태양빛을 만나면 얼굴을...
    Views65015
    Read More
  9. 아, 결혼 30주년!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다보면 절벽을 만나는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내게도 크고 작은 시련들이 다가오고 물러갔다. 그중에서도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내 앞에 거대하게 다가온 절벽은 “결혼”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장애인이라고 결혼을 ...
    Views65035
    Read More
  10.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
    Views65069
    Read More
  11. 소향은 역시! 11/19/2013

    소향은 역시 디바였다. 지친 모습으로 필라에 당도하였지만 무대에 오른 그녀는 최고의 가창력을 발휘하며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11월 2일(토) 밀알의 밤의 막이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며 수많은 인파가 밀려들어왔다. 소향이 리허설을 하는 시간에 애빙톤 하...
    Views65078
    Read More
  12. 가는 길 다시 묻고, 묻고 물어

    “니이체”는 인간의 의식 발전을 세 단계로 이야기한다. 첫째. 낙타의 단계: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짐승이다. 시키는 대로 하고 입력된 대로 산다. 물음이 없다. 저항도 없다. 평생 하라는 대로만 하는 영성지수 100-150의 단계이다. 둘째...
    Views65220
    Read More
  13. 가족 사진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
    Views65299
    Read More
  14. 목사님이시잖아요? 10/24/2014

    항상 친밀하게 교제를 나누며 그래서 만나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젊은 부부가 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로 아내 되는 자매와 ‘카카오 톡’이 오고가다가 서로 마음이 상해버렸다. ‘이제 안 만나면 그만이지!’하고 있는데 ...
    Views65336
    Read More
  15. 생방송

    나는 화요일마다 필라 기독교방송국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방송명은 “밀알의 소리”. 사람들은 생방송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생방송이 체질이다. 방송을 진행한지가 어언 14년에 접어드는 것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방...
    Views65355
    Read More
  16. 아버지의 마음 12/8/2012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살갑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사춘기 때에는 감히 아버지에게 ‘이유 없는 반항’을 해 보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며 저만치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는 항상 나를 바라보고...
    Views65361
    Read More
  17.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8/4/2012

    부부는 설레임으로 만난다. 밀알선교단 청년 중에 얼마 전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물었다. “결혼하니까 무엇이 제일 좋으니?” 신랑은 “다 좋아요.” 마냥 밝은 표정이다. 역시 남자는 단순하고 표현이 총체적이다. 신부가 대답한다. &ld...
    Views65526
    Read More
  18. 당연의 틀을 깨라! 4/17/2015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는다. 집안에서부터 자라나며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훈련과 지식을 터득하며 성장한다. 그 모든 교육을 받고나면 의젓한 사회인이 되는 혜택(?)도 있지만 반면 “당연한” 인물이 된다. 지식이 충만해지며 ‘당연...
    Views65556
    Read More
  19. 선생님 5/28/2012

    언제나 부르면 가슴이 뭉클 해 지는 이름이다. 내가 여기까지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의 교육과 사랑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금은 어딘가에 살고 계실 그분들이 그래서 그립고 고맙다. 선생님이 되려면 사대나 교대를 나와야 한다. 그런데 나는 20...
    Views65574
    Read More
  20. 서부에서 동부를 바라보며 1/2/2013

    『밀알 송년의 밤』을 마친 후 나는 19일(수) 필라 공항으로 내달았다. 연말에 잡힌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집회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역시 서부는 따뜻했다. L.A.에 유학을 와있는 딸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를 보며 마냥 행복해 하는 나...
    Views6562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6 Next
/ 36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