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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미.jpg

 

 

이 땅에는 “저신장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다른 말로 그 분들을 “난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신데렐라와 일곱난장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의 동화에서 혹은 서커스 공연을 하는 그들을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당사자들은 실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저신장의 조건으로 세상을 살기에는 모든 것이 장벽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한국에 갔다가 “경기 밀알선교단”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이형진 단장”은 “조금 일찍 오셔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나를 모시러 왔다. 이내 안양에 당도하고 한정식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방에는 두 자매가 미리 나와 앉아있었다. “목사님, 저의 오랜 친구들입니다. 한분은 중국에서 선교를 하고 계시고, 한분은 화가입니다.” 인사를 나누며 저으기 당황을 했다. 왜냐하면 두 자매가 다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는 자매는 “척추장애인”(곱추)이었고, 화가라는 자매는 “저신장증”(난장이)였다.

그날 그분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는 내 영이 정화되는 새로운 체험을 했다. ‘어떻게 저리 영이 맑을 수 있을까?’하는 의아심을 가질 정도로 그들은 흐트러짐이 없는 정숙함과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는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자신의 장애를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당당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화가라는 저신장증 자매의 맑은 눈동자를 잊지 못한다. 과거에는 “난장이”를 “왜소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저신장증”으로 불리워진다.

“하석미”씨(39세)는 “저신장증” 장애를 가진 엄마이다. 어느 날, 비장애인 남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남편에게 예쁜 아이, 부모 없는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노력 끝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초음파에 비춰지는 태아의 모습은 정상이었다. 부부의 바람대로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유치원에 다닐 때만해도 다른 아이들보다 큰 키의 딸을 대견하게 바라보았다. 엄마는 행복했다.

하지만 딸 “찬미”는 한 두 해가 지나면서 다른 아이들과 현격한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딸 찬미의 말이다. “유치원 때 아이들이 점점 크는데 제 키는 그대로인거예요. ‘아! 나는 저 아이들 하고는 다르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딸은 엄마의 체형을 닮아갔다. 가슴이 저며 왔다. 결국 ‘가연골무형성증’으로 판명이 나고 딸의‘성장판’이 닫혔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게 된다. “가연골무형성증”이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키가 작아지는 병이다.

그러나 모녀는 강했다.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며 꿋꿋이 살고 있다. “성장판이 이미 닫혔다.”는 의사의 말에도 "성장판이 열려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차피 이제 다른 아이들도 성장판이 닫힐 시기니까 똑같다고 생각해요."라며 찬미는 애써 웃는다. 어느새 찬미는16살의 숙녀가 되었다. 키가 113cm인 찬미는 “어린 나이에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의사로부터 경고를 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찬미는 누구보다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늘 뭔가 약해보이지 않게, 왜소해 보이지 않게 친구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활발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찬미는 말한다. 친구들과 동대문상가에 옷을 사러 갔다. 옷이 모두 커서 맞는 옷이 없자 “난 아동복을 입어야 하고, 애들이 예쁜 옷 입을 때 못 입어서 속상하다.”며 속내를 털어 놓다가도 워낙 성격이 ‘쿨’해서인지 다 털어내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찬미는 천상 여자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이불속에 나란히 누운 모녀는 뽀뽀를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잠이 든다.

그 모습이 마치 천국을 보는 것 같다. 아름답다. 귀하다. 엄마를 소중히 여기는 찬미, 딸을 자신의 몸처럼 아끼는 엄마 “석미”씨. 언제나 건강하게 좋은 일만 생기는 그런 엄지공주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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