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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_내다.jpg

 

 

지금은 모르겠지만 내 생을 가만히 돌아보면 화를 자주 내며 산 것으로 기억이 된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걸음은 부실하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몸은 따라주지 못하는 장애가 화를 유발하는 원인이었던 같다. 화를 자주 내는 사람들은 이미 매사에 화 기운이 올라와 있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화를 내는 내면에는 “짜증, 분노, 수치심”등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얽혀있다. 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화가 올라오는 순간을 깨달아야 한다. 화를 내는 순간부터 모든 감정컨트롤 기능이 마비된다. 그래서 평상시에 조용해 보이는 사람이 한순간에 사고를(?) 치고 마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비정상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한 모습이다. 오히려 화를 내야 하는 순간에도 담담한 사람은 언젠가 몸이 반응하는 엄청난 댓가를 감당해야만 한다. 자, 여기 ‘밤송이’가 있다.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가 무성한 그 속에는 맛있고 달디단 알밤이 숨어있다. 밤송이를 있는 힘껏 쥐었다고 하자! 상상만 해도 아프다. ‘살살’ 다루면 된다. 발로나 혹은 도구를 사용해 밤송이를 까내면 정말 맛있는 알밤을 입안에 넣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분이 올라온다. 흔히 쓰는 말로 뚜껑이 열리려고 한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을 ‘살살’ 다루는 사람이 도인(道人)이다. 감정은 나에게 자신을 만나달라고 한다. 아니 애원을 한다. 그런데 그 감정을 만나보기도 전에 이미 차오른 분 때문에 일을 저지르고 만다. 이 세상을 보라!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만나보면 다 아름답다. 그것을 단편적으로 표현하면 “희노애락”(喜怒哀樂)이다. 그것이 교차하며 인생 드라마가 엮어져 간다.

사람이 어찌 항상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으랴! 웃을 일만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항상 인상을 쓰고 금방 화를 낼 듯이 사는 사람이 있다. 항상 표정이 우울하다. 머지않아 건강에 문제가 온다. 그런데 적당히 그것을 조합하며 살면 예술이 된다. 올라오는 감정들과 만나며 자신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내 스스로가 예쁘고 귀엽게 느껴진다. 건강한 가정의 모습이 그것이다. 아이가 화를 내며 때로 울기도 한다. 지혜로운 엄마는 “아이고, 우리 아들(딸)이 마음이 상했구나, 화가나? 억울해?” 그러면 아이는 아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그렇게 살지 못했다. 그런 식으로 살면 버는 것이 “매”뿐이었다. 조금 투정을 부리다가 괜히 엄마에게 매만 맞고 그래서 화를 품고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는 만만한 가족들, 주위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하며 사는 악순환을 재연하고 있다.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주체 못할 감정의 변화가 올라 올 때에 “화를 내는구나, 짜증도 내는 구나, 속상해도 하는구나!” 하면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다 받아주며 “그런 니가 나는 참 좋다.” 할 때에 내 자아가 건강하게 자라나고 유지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쉽지 않다. 화 때문에 사람들이 다 맘에 들질 않는다. 불안할 때마다 총체적으로 흔들거리며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며 그 감정들을 다루다보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지금 평화롭고 행복하고 든든함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폭풍이 몰아치고 장대비가 쏟아진 다음날 더 해맑고 화창한 날을 맞이할 수 있음과 같은 이치이다. 불안감이 없었다면 그 다음에 오는 커다란 평화로움과 자유는 맛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화, 두려움, 불안감’등의 감정들이 우리에게 평화와 자유를 선물해 주는 셈이다.

먼지 한 톨, 바람 한 점, 빗방울 하나, 주인이 잃어버려 길바닥에 나뒹구는 슬리퍼 한 짝 까지도 모두 소중한 이웃이고 사랑이다. 세상에 모든 것은 나를 도우려고 존재한다. 사실 내 적은 없다. 내 속에 화가 있을 뿐이다. 그것을 만나주고 달래주며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이 인생이요, 삶의 예술이다. 내 안에 감정을 만나자! 그리고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 그것이 시요, 수필이요.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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