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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14년 말미이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다사다난”이란 단어를 되뇌이게 된다. 금년 가장 충격적인 일을 꼽으라면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진정 엘리옷의 말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그런대로 잠잠히 흘러가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지축을 흔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무려 295명의 희생자가 났고 그 중 생때같은 “단원고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아려온다. 한해를 마감해 가는 시점에서 그 부모들은 얼마나 애타는 심정으로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을까?

20년 전, 출근길에 성수대교가 무너져 꽃다운 무학여고생들이 죽어갔다. 이듬해 6월에는 난데없이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상상할 수 없는 주검들이 줄을 이었다.그해 여름은 비가 참 많이도 왔다. 사건이 없을 수는 없지만 어찌 대한민국은 그리 한스런 사고가 많은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흐르고 있다. 가슴 한켠에 응어리 없는 인생이 있을까? 가만히 묻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무엇이 그리 아프고, 아쉽고 그리운지를!

지난 일년 목회를 위해 달리다보니 한해의 끝이 보인다. 어느새 장애인 사역 13년이다. 입만 열면 “한국에서 13년 동안 교회 담임목회를 했노라!”고 외쳐왔는데 이제는 특수목회를 한 연수가 그 세월과 맘먹는다. 밀알선교단 사역하랴! 여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설교하랴! 일주일에 한번 방송하랴! 거기다가 <주간 필라>에 칼럼 쓰랴! 그렇게 바삐 몰아쳐도 특유의 여유를 잃지 않은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힘들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목사님 일주일에 한번 씩 칼럼을 쓰시려면 보통 힘이 들지 않으시겠어요?” 물론이다. 하지만 기대하며 읽어주는 분들이 있기에 매주 마다 미소 지으며 글을 써가고 있다. 어떤 때는 ‘술술’ 글이 풀린다. 하지만 어떤 날은 글의 맥락을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이런 의도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글이 흘러가기도 한다. 참으로 희한하다. 그렇게 칼럼을 집필한지 10년! 내 컴퓨터에는 500여 편의 칼럼이 가지런히 담겨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책을 내셔도 되겠네요.” 하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그냥 일주일에 한번 사람들의 마음을 글로 설레이게 하고 싶다. 잠시라도 독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족하다. 소년 시절 보리밭 둑 오솔길에서 마주친 소녀가 ‘싱끗’ 수줍게 웃어준 것만으로 잠을 ‘뒤척’였듯이 내가 쓰는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어 주면 족하다. 아니 살다가 ‘언뜻’ ‘문득’ 생각이 났으면 한다. 내가 던진 한편의 칼럼이 행복상자를 열어주는 예쁘고 작은 Key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였던가? 화투를 배웠다. 화투는 ‘민화투’에서 ‘나이롱 뻥’으로. ‘섰다’에서 ‘도리지꾸 땡’으로 진화해 갔다. 그리고 드디어 “고스톱”에서 정점을 맞는다. 도박용어 중에 “퉁친다!”가 있다. 같은 패를 가졌을 때에 “없었던 일로 하다, 바꾸다.”는 뜻이다. 이것이 일상용어가 되어버렸다. 서로 마음상하거나 이권이 오갈일이 있으면 상대가 제안해 온다. “그냥 ‘퉁’ 칩시다!” 고개를 ‘끄덕’이면 성사가 되는 것이고, 고개를 가로 저으면 거절이다.

나는 성격이 ‘화끈’하다. 그것도 내 스스로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뒷끝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곰씹으며 괴로워한다. 금년을 가만히 돌아보면 좋은 일, 기쁜 일도 많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굉’하니 섭섭함이 고여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대인배’(大人輩)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닌듯하다. 나이가 먹을수록 스스로가 못나 보인다. 이렇게 한없이 부족한 사람의 글을 일년 동안 읽어주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제 새해 문턱이다. 살다가 혹시 섭섭한 일, 못마땅한 일이 있었다 할지라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그냥 “퉁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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