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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줄 모르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찬란한 햇살을 응시할 수 있고, 요란하게 노래하는 새소리에 심취하며 화장실, 주방을 두루두루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은 당연이라 여기며 생을 이어간다. 아니다. 그것은 대단한 은총이요, 기적이다. 결혼을 하면 누구나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것도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원치 않는 병이나 사고로 자녀들의 건강이 손상될 때에 그 부모는 평생 무거운 멍에를 메고 살아야만 한다. 사람들은 잃어버린 다음에야 그것이 은혜였음을 깨닫는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당연한 것을 기적으로 바라고 사는 사람들. 건강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아주 힘겹게 감당해야하고 평생 열망하며 사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장애인이다. 나지막한 계단이 사람들에게는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높디높은 장벽이다. “잠깐만 걸으면 되요!”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힘에 부치고 멀게만 느껴진다. 잠시라도 눈을 떠서 보기를 원하지만 평생 암흑 속에 살다가는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듣기를 원하지만 적막가운데 살아야 하는 청각장애인들도 있다.

장애를 안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장애인들을 바라본다. 첫 번째는 “장애는 선천적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장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것이 89%(52.4%가 질환/36.4%가 사고)였다. 원인불명이 6.3%이고 선천적 요인은 4%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장애는 약 90%가 후천적 요인이라는 결론이 난다. 과거에는 “장애인/ 정상인”라고 했다. 이제는 “장애인/ 비장애인”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누구나에게 있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장애의 문제는 복지로 해결해야 한다.”는 편견이다. 복지가 무엇인가? 장애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신체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중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복지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먼저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과 출구를 찾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물론 중증 장애인은 예외이지만 말이다. 복지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의식구조의 변화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재수가 없어서, 죄가 많아서 장애인이 되었다.”는 무서운 편견을 벗겨내야만 한다.

셋째는 “장애인은 무능력자이거나 초인이다.”라는 편견이다. 내가 자라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혀 차는 소리’였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일단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나를 대했다. 그 시선이 나는 못 견디게 싫었다. 장애인들에게는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특유의 재능들이 있다. 그런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재능을 펼쳐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장애인을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는 후진국이다. 장애인을 한 인간으로 대하며 그들에게서 무엇인가 멋진 것이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바라보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레나마리아’ ‘닉 부이치치’가 한국에 태어났다면 그렇게 위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었을까? 지난 금요일 밀알 가족수련회가 열렸다. 수련회 오후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힘겨웠던 나날을 고백하며 치유 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장애인은 말했다. “어린 시절에 집에 중요한 사람들이 오거나 온 가족이 나들이를 갈 때에 자신은 방에 갇혀있어야만 했다”고. 가슴이 아려왔다. 가족에게조차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존재자체를 짓밟혀만 했던 장애인은 우리들이 위로하는 말을 들으며 한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장애인, 물론 무능하다. 보기에 안쓰럽다. 무기력하다. 하지만 품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그들은 숨겨져 있던 재능을 드러낼 수 있다. 장애인은 틀린 존재가 아니다. 다만 다를 뿐이다. 그들은 오늘도 배려와 사랑에 배고파하며 살고 있다. 편견을 버리고 장애인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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