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이 되면서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 교제가 깊어지고 혼인을 한다. 비혼주의자들도 있지만 사실 결혼은 삶의 필연이 아닐까?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남 · 녀로 만드셨다면 짝을 이루어 한 가정을 이루어 사는 것은 자연스럽고 복된 일이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실때에 계속 감탄하며 하신 말씀은 “보시기에 좋았더라”였다. 그런데 유일하게 단한번 “여호와 보시기에 좋지 않았다”는 표현이 나온다. 아담이 홀로 있는 모습을 보시고였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불쌍하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 말을 불쌍(不雙:쌍을 이루지 못함)으로 해석하고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쌍(雙)이 없는 모습은 가련하기까지 하다. 요사이 가까이 지내는 남자 둘이 있다. 한 분은 노년에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한 분은 자녀들을 위해 아내가 한국에 가서 산 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이다. 만나면 마음이 짠~하다. 그 나이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아내인데. 홀로 사는 모습이 웬지 어색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젊을 때부터 바삐 목회를 감당하다 되돌아보니 어느새 장성해 버린 아이들. 게다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모습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 결혼 40주년이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그 세월을 살아왔음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가끔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그 나이에 무슨 생각으로 시집을 왔어요?” 그렇다. 아내가 나와 결혼할 때 나이가 25세였다.
애처가로 소문난 가수 “션”이 이런 말을 했다. “결혼이란 파랑인 나와 빨강인 네가 만나서 보라색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의 뜻은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색깔을 잊어버리고 다른 색으로 태어나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한다. 파란색과 빨강이 섞이면 완전히 다른 색이 탄생한다. 태극의 모양으로 두 색깔이 섞이며 결국 완전히 다른 색으로 변하는 과정과 같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부를 들여다보기로 하자. 연륜이라 할까? 일단 나이가 들면서 남녀는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이 변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여성 호르몬이 점점 많아지고, 여자에게서는 남성 호르몬이 더 분비되기 시작한다. 젊을때는 안 그랬는데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북받치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 놀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살아오며 겪었던 서러웠던 기억을 되뇌이거나 조금만 가슴을 울리는 말을 들어도 눈물샘이 자극된다.
남자의 매력이요 본능은 패기와 정복욕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모습을 점점 사라지고 아내를 의지하는 성향이 깊어 간다.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남편의 대부분이 ‘이제 내일부터 누구하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밥은 누구와 먹어야 되나?’를 제일 먼저 겁내고 두려워하는데 반해, 여자는 폐경기 이후부터 왕성한 사회 활동을 시작한다
할머니들은 영어 한 마디도 못하면서 계모임으로 해외 여행이라는 대담한 시도를 즐긴다. 할아버지들은 할머니 없이는 국내 여행 조차도 두려워 하는데 말이다. 배우자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후 잔존 생존률을 비교해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하게 높다. 어디선가 본 통계인데 80이 넘어 아내를 떠나보낸 할아버지는 3년 안에 80%가 세상을 떠난다고 한다. 반면 할머니는 해피하게 오래오래 사신 단다.
남편은 아내의 뇌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 아내가 하는 어떤 형태의 이야기와 행동에 대하여 “그런 일이 있었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는데~” “여보, 계속 해 봐!” 이 세 마디의 추임새만 중간중간에 적절히 넣어 주면 집안이 평안하고 생의 평탄함을 보장받는다. 이 작은 반응에 아내는 이 남자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된다.
아내는 남편의 어떤 형태의 이야기와 행동에 대하여 “나는 당신을 믿어요~ 그리고 당신을 존경합니다” 한마디만 해주면 남편의 마음은 하늘을 난다. 부부는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남녀의 생긴 모습이 다른 것처럼 뇌의 구조도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연륜도 중요하지만 배우자를 세세히 살피는 배려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