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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4 21:09

이런 목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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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만 해도 목회자가 교회 수에 비해 현저히 모자랐다.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목양자체가 힘든 사역이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에가든 목사를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실은 목회자가 존경받지 못하고 있는 세태가 서글프다. 교회에서 하는 선한 일은 당연한 것이고, 어쩌다 실수를 하면 공중파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해댄다.

 

 어느 목사가 학교 가까운 상가 지하실에 교회를 개척했다. 옹색하고 교회는 생각처럼 부흥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지하 예배당 입구 계단에 아침, 저녁으로 침이 하얗게 깔려있고,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목사는 몰래 숨어 지켜보았다. 이웃에 있는 여자 중, 고등학교의 이탈 학생인 어린 담배꾼들의 소행이었다. 교회 계단 밑 후미진 곳에서 등교 전후, 점심 때, 하교 때, 아주 조용하고 신속하게 떼거리로 몰려와서 담배를 피우고 가는 것이었다.

 

 부아가 났지만 목사는 이것저것 궁리하다가 기도하는 중에 햇볕정책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날부터 묵묵히 학생들 몰래 담배꽁초를 치우기 시작했다. 담배꽁초는 그래도 치울만 했다. 담배를 피우면서 뱉어놓은 침을 닦는 일이 고역이었다. 짜증이 났지만 “그래! 이 애들을 교회에 보내주신 분은 하나님이시다.”라고 생각했다.

 

 사모에게 귤 한 박스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귤을 예쁜 접시에 담아 내놓고 옆에다 재떨이 대용품으로 커다란 스텐리스 그릇에 물을 잔잔하게 부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두루마리 휴지와 큰 쓰레기통을 가져다 놓고 이런 글을 써 붙였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 계단에 온 분들은 이미 우리 교회 식구들입니다. 편히 쉬었다 가십시오. 이 귤도 여러분 것입니다. 먹고 남는 것은 가져가셔서 친구들과 나눠드세요. 감사합니다.” 사모에게 계속 먹을 것을 사 달라고 부탁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가난한 지하 교회가 무슨 돈이 있느냐고,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고 불평했지만, 간곡히 부탁하니 거절 할 수가 없어 협조를 해주었다.

 

 목사는 종류를 바꾸어가며 간식을 계단에 놓아두고 글도 매일 바꾸어 써 붙였다.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죠? 시험 잘 보세요. 고생 끝에 낙. 오늘은 무척 춥죠? 교회 문 열어 놓았으니 커피나 컵 라면은 가스레인지를 사용해서 마음껏 드세요.” 부활절 선물로 계란. 크리스마스 때는 카드와 선물을 제공했다. 이렇게 해서 그 해 겨울까지 1년 동안, 특히 졸업 때에는 예쁜 꽃다발을 선물로 준비해 두었다.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목사님 감사!”, “목사님 짱~!”이라고 써놓기 시작하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담배를 재떨이에, 침은 휴지에 싸서 휴지통에 넣고, 계단도 깨끗이 치우고 갔다. 그러다가 결국 여학생들은 목사와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어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졸업 직전에 여학생들이 교회에 18억 원의 큰돈을 헌금한 것이다. 사연인 즉슨. 학생들이 고마운 마음에 “이 가난한 교회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한 날을 정해 모두 복권을 사고 복권에 당첨되면 하나도 쓰지 않고 모두 교회에 헌금하겠다”고 다짐을 했고, 서로 약속을 하게 된다. 봉투에 모두 여덟 명의 이름을 써서 당첨된 줄로 믿고 약정 헌금을 한 것이다. 마음으로는 이미 교회에 헌금을 한 셈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도우셨는지 놀라웁게도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어 18억 원을 타게 되었다. 졸업하기 전에 여학생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와서 당첨금을 약속대로 헌금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항공사, 백화점 등의 취업과 진학 등, 자기 신상을 일일이 다 알려주고 인사를 하고 갔다. 세월이 지나 소식을 들어보니 모두 가까운 교회를 나가 주님의 일꾼으로 섬기고 있었다. 사람은 법이나 원칙보다 은혜에 감동될 때 변화된다. 소리친다고 악습을 끊는 것이 아니다. 사랑과 은혜의 힘은 너무도 크고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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