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숫자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마치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를 감사하며 마음속에 ‘시작’이라는 설레임을 불러 일으킨다.
어떤 시작이든 가슴을 뛰게 만든다. 처음이기에 어설프고 불확실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나아갈 방향을 찾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런 점에서 새해의 첫날, 그 첫걸음은 매우 특별하다. 그 시작은 끝을 향한 첫 발자국이자 모든 변화와 성장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신비로운 시작은 바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다.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는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경이롭다. 아이가 자라면서 처음 뒤집었을 때, 걷기 시작할 때, 말을 하기 시작할 때, 온 가족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아기의 성장 과정 속에서 우리는 ‘시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시작은 낯설고 서툴러도 그 자체가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다. 아이는 매일 조금씩 성장하며 새로운 도전으로 자신의 세상을 넓혀 간다. 갓 태어난 아이가 자라나는 것은 곧 시작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이야기이다. 겨울의 들판을 보라! 혹한으로 모든 것이 움츠러들고 숨죽이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새봄이 오면,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새싹이 움터오르기 시작한다. 그 작은 새싹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그래서 봄의 다른 이름은 시작이다. ‘봄’을 영어로 ‘Spring’이라고 한다. “튀어 오르다”라는 뜻으로 새싹이 튀어나오는 계절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꽃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지며, 동물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이 작은 변화들은 자연이 주는 큰 가르침을 보여준다.
시작은 미미하고 아무도 그 변화를 크게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나브로 봄기운이 모든 생명을 소생시키기 시작한다. 자연에서의 시작은 우리의 삶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작은 움직임의 과정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듯 세상의 시작은 그처럼 작은 발걸음으로부터 출발한다.
내 청춘은 신학대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입학했을 때의 떨림과 설레이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교의 정체성을 이해한다. 학점을 신청하고 다양한 강의를 듣는다. 캠퍼스에서 마주한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표와 꿈을 안고 있었다. 봄에 열린 첫 축제와 체육대회는 그 당시 내가 느꼈던 젊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학년이 올라가며 더 넓고 깊은 신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작지만 하나하나씩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었다.
목사 안수를 받고 처음 예배를 인도할 때의 그 떨림. 처음 축도를 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며 기대와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었다.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매일매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시작은 언제나 어설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그 어설픔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짐의 편리함이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익숙해 지면 감사가 희석되어 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익숙함 속에서 감사함과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80이 넘은 할머니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배움의 갈증을 채워가는 모습은 애처롭지만 아름답다. 나이를 불문하고 그분들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시작을 향한 열망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26년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품고 발걸음을 내디뎌보자. 미국이 새로워졌으면 좋겠다. 필라가 촌티를 벗어내고 세련된 모습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해 본다. 나는 장애인 사역자이다. 우리 장애인들이 보다 더 복음의 능력에 사로잡히기를 기도한다. 인생은 시작이다. 시작의 연속이 인생을 아름답게 매듭짓게 한다. 2026년 복 많이 받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