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뜨면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리듬을 타는 그 순간부터 음악이 태동한다. 취향은 다르지만 음악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삶의 조미료 역할을 감당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진정 음악은 내 삶의 친구였고 영양제였다.
아가가 엄마 뱃속에서 처음 듣는 리듬은 ‘심장의 고동소리’라고 한다. 규칙적이며 잔잔하게 들려오는 심장소리는 아가에게 평안함을 준다. 그 리듬을 타며 태아는 성장한다. 태아가 듣는 음악과 소리는 아가의 정서 상태를 구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산모는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음악은 사람의 정적인 요소를 자극하며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음악의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어린 시절에 접하던 ‘동요’부터 ‘클래식’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그 모양을 달리하며 많은 사람들 마음속에 파고든다. 아침을 여는 새소리와 낭만적인 밤을 만들어주는 벌레우는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게 들리지만 사람들은 그 소리를 음악이라 하지 않고 새와 벌레를 음악가라 부르지도 않는다.
클래식 음악은 국가 행사나 스포츠 행사에서 특별한 순간을 웅장하게 만들고 감정의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구스타프 홀스트의 ‘행성’ 중 ‘화성, 전쟁의 신’은 올림픽 개회식에서 선수들의 입장에 맞춰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감동을 선사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 4악장은 독일 통일 기념 축하 연주에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자연은 수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지만 새들은 스스로 즐기기 위해 노래하지 않고 귀뚜라미가 새로운 울음소리를 만들기 위해 고뇌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인간만이 음악을 느끼고 즐기며 만들어 낸다. 따라서 음악이란 인간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요사이 가축을 키우는 농장을 방문해 보면 경쾌한 음악을 틀어놓은 광경을 흔히 목격 할 수 있다. 음악을 들려주면 가축들이 사료를 잘 먹을 뿐 아니라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짐승들도 그러할진대 사람은 어떠하랴! 두렵고 떨리는 상황을 맞이할 때에는 음악을 들어보라! 금새 차분해 지고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뇌의 손상으로 실어증에 걸린 환자들이 음악을 통해 언어를 되찾으며 운동신경 이상으로 경련과 ‘틱 현상’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부드러운 음악을 통해 부드러운 동작을 되찾기도 한다. 심지어는 치매 환자들의 치료에도 효과를 얻고 있음이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노래란 말이다. 대화다.” 유명한 합창단 지휘자의 말이다. 말로 하다가 감정이 너무 북받쳐 ‘말로는 부족하다’ 여겨지면 그때 노래가 나온다. 그렇게 노래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하고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수단이다. 힘든 일조차도 힘들지 않게, 괴로운 일들마저 괴롭지 않게, 가슴에 묻어두었던 슬픔이 상처를 째고 나와 눈물이 되어 흐를 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에 이른다.
음악은 사람의 가슴을 치유하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음악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고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때로는 누군가를 살리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주인공 루미가 자신의 속내를 ‘골든(Golden)’이라는 곡에 담아 음악으로 전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신인 아티스트 ‘히트(hi:t)’는 반려견과의 이별을 담은 곡 ‘바람’을 통해 따뜻한 피아노 선율과 담백한 보컬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를 전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감동’은 의식의 충만함에서 비롯되며 숙달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감동과 동경하는 마음은 벅차고 힘든 일도 견디게 한다. 진심이 담긴 마음이 움직임으로 표현될 때 느껴지는 떨림은 아름다운 파동이며 오감이 어우러지는 황홀함과 같다. 근거가 있는지 모르지만 성가대원들의 건강이나 수명이 현저히 돋보인다고 한다. 음악을 사랑하자. 틈만나면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며 살자. 음악이 이끄는 그 시절로 돌아가 보자. 음악이 안기는 상상력에 잠기며 보다 행복의 심연에 빠져보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