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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9 08:06

인생이 뒤집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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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어느 순간 내가 쌓아놓은 모든 것들이 삽시간에 무너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목회자로서 근래에 안타까운 일들이 전개되었다. 그 목사님은 우리가 신학대학에 다닐 당시부터 신선한 멘토였다. 독설가라는 별명처럼 그의 메시지는 단호했고, 젊은 신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사이다 설교자였다. 섬기는 교회는 성도의 수가 날로 늘어나고 건강하게 성장한 교회로 평판이 좋았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거듭하며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은 방송 스타였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가끔은 깜짝 놀래키는 강한 표현이 오히려 자극을 주는 명 설교가이다. 하지만 얼마 전 부교역자, 그것도 여성 교역자에게 듣기 힘든 욕설을 퍼부은 것이 드러나며, 졸지에 27년 목회를 거두고 조기 은퇴를 단행해야만 하였다. 

 

 살다 보면 인생이 뒤집어 질 때가 있다. 2000년 3월 세상이 뒤집어졌다. 듣도 보도 못한 코로나가 창궐하며 엄청난 충격과 위기가 지구촌을 덮어버렸다. 전 인류가 전염병 공포에 떨어야 했다. 세상은 캄캄해졌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지루한 시간이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런 순간을 지나며 사람들은 저절로 겸손해 졌다. 인생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식했다. 일상 출근보다 재택 근무가 일반화되었다. 손을 씻는 일부터 청결이 생활화되었다. 관계를 이어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살다보면 뒤집히는 충격이 삶을 흔들때가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뒤집혀야만 보이는 세계도 있다. 원하지 않는 뒤집힘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보고,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게 된다. 원치 않는 질병, 가정붕괴, 경제 파탄으로 뒤집어진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교회가 난파되어 성도들이 이리저리 흩어진다. 이런 뒤집힘은 괴로운 일이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면 유익이 되기도 한다. 바다가 항상 청정을 유지할 수 있음은 태풍이 저 깊은 심연을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말기 암 선고를 받은 분의 고백이다. “암 판정을 받고 병원문을 나서는데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해맑은 햇살, 여기저기 피어있는 각종 꽃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요.” 유복한 가정에서 고이 자란 청년이 군 입대를 한 뒤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달리 보일 줄 몰랐어요” 다행히 암 환자는 건강을 회복했고, 청년은 당당히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하여 성숙한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돼지는 죽을 때까지 하늘을 볼 수 없다고 한다. 목뼈가 아래쪽으로 굽어있어서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수평 이상은 올릴 수가 없다. 따라서 평생 땅바닥만 보며 먹고 살도록 만들어 진 존재이다. 그런데 이런 돼지에게 하늘이 보일 때가 있다. 넘어져서 발라당 뒤집어졌을 때이다. 뒤집힌 돼지는 하늘을 발견한다.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돼지에게는 뒤집히는 경험이 새 지평을 여는 축복의 순간이기도 하다.

 

 대나무가 똑바로 자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간의 '마디' 때문이다. 줄기 중간중간 마디들이 끊어주기 때문에 강하고 곧게 위로 뻗어가며 자랄 수 있다. 마디는 왜 생기는가? 성장을 멈추고 기다리면서 힘을 모은다. 이때 생기는 것이 마디이다. 이 마디의 힘이 더 강하고 하늘로 곧게 솟구치게 하는 대나무를 만든다.

 

 앞으로 전진만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멈춤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마디의 힘이 생긴다. 마디는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하는 농축된 힘이다. 멈춤으로 인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뒤집힘, 멈춤은 삶의 어두운 부분이다. 식물들은 밤에 자란다. 삶의 어두운 체험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본다. 어둠을 통과한 이후에 더 강해진다. 그렇다면 뒤집힘과 멈춤은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기도 하다. 뒤집어 진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창출하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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