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6.05.22 16:05

인정 이론

조회 수 9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밀알은 봉사하는 분들의 정성으로 사역을 이어간다. 그분들의 애씀을 인정해 줄 때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아기가 엄마를 바라보며 웃는 것은 인정을 받기 위함이다. 인생의 긴 시간을 지나온 노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순간에도 던지는 질문이 있다. “나는 가치 있는 존재인가?” 

 

 독일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사람은 인정받기를 원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관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게 된다.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의 눈빛과 말과 태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따뜻한 시선은 사람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지만 차가운 무시는 존재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 

 

 따라서 인정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을 지탱하는 가장 깊은 힘이다.  식탁을 물리며 아내에게 “오늘 넘 맛있다. 역시 당신의 음식 솜씨는 최고야!”라고 말해 줄 때 아내는 구름을 난다. 어머니가 그리운 이유는 엄마 품에서 느끼는 따뜻함과 위로가 마음속 깊은 곳에 안정감을 남겼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받을 때 비로소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을 받아 줄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들여다보면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배고픔으로 일생을 산다. 가까이는 가족들로부터 범위를 넓혀 날마다 교제하는 공동체 안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들려오는 나에 대한 소문이 긍정적일 때 사람은 삶의 의욕이 충만해 진다. 나는 설교자이다. 설교 후 가장 많이 받는 인사는 “목사님, 오늘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혹은 “오늘 너무 좋았습니다. 아주 재미있었습니다.”에서 엄지척을 해 오는 성도들의 반응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자존감이 높아진다. 

 

 충분한 인정과 위로를 받지 못하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어쩌면 사람은 평생 누군가의 따뜻한 이해와 공감을 갈망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인정은 사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존경 받을때에 행복의 극치를 느낀다. 자신의 존재가 소중하다고 느낄 때에 참 행복이 스며드는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사회운동과 저항 역시 인정의 요구에서 시작되었다. 여성들이 차별에 맞서 목소리를 낸 것도,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요구한 것도, 인종차별에 저항한 것도 결국은 같은 외침이었다. “우리도 인간이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존엄을 회복하려는 절실한 외침이었다. 인간은 빵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이 사라질 때 삶의 의미 역시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민 사회에는 각종 모임이 많다. 자신의 삶의 의미를 공동체 안에서 확인하려는 의중을 본다. 자신의 노력과 수고가 인정받을 때 깊은 기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당신 덕분에 살았습니다. 일이 잘 되었습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보라! 내 존재가치를 깊이 깨닫게 된다. 아주 짧은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따라서 인정은 인간의 마음을 살리는 힘이다.

 

 현대 사회는 점점 인정에 인색해지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평가하려 한다. 공감하기보다 비교한다. 열심히 살아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마음은 쉽게 지쳐 버린다. 다시 살아갈 힘은 거창한 성공보다 따뜻한 인정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인정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윤리이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거대한 세상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는 일, 작은 수고를 기억해 주는 일, 따뜻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봐 주는 일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어쩌면 좋은 사회란 서로의 존재를 소중히 바라보는 사회일 것이다. 경쟁보다 연대가 살아 있고 냉소보다 존중이 더 큰 힘을 가지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하다. 서로를 인정할 때 비로소 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인정은 인간을 숨 쉬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며 서로의 존엄을 발견하게 하는 가장 따뜻한 언어이다.


  1. No Image

    나는 지극히 작은 자였다

    나는 매년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밀알선교단 지체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지만 감사하게도 매년 초청해 주는 교회가 이어져 집회 인도를 하기 위해서이다. 장애가 있지만 비행기를 타거나 이동을 하는데는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 비밀...
    Views33
    Read More
  2. No Image

    잊을 수 없는 고교 향기

    인생을 되돌아보면 어렵사리 들어간 고교 시절이 가장 그립다. 우리 학교는 미션스쿨이었다. 입학하자마자 각종 동아리에서 회원들을 모집하느라 쉬는 시간이면 들어와 홍보에 열을 올렸다. YFC. CCC는 신앙단체였고, RCY(청소년 적십자)는 이미 유명했고 음...
    Views864
    Read More
  3. No Image

    인정 이론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밀알은 봉사하는 분들의 정성으로 사역을 이어간다. 그분들의 애씀을 인정해 줄 때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아기가 엄마를 바라보며 웃는 것은 인정을 받기 위함이다. 인생의 긴 시간을 지나온 노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
    Views997
    Read More
  4. No Image

    만나야 한다

    만남을 통해 인생은 인연을 맺고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모든 만남이 같은 깊이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만남이 있는 반면 영혼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는 만남이 있다. 오랜 세월 만났음에도 여전히 낯선 사람이 있다. 자주 만나고 함...
    Views1137
    Read More
  5. No Image

    아버지!

    5월은 아름답고 포근한 달이다. 또한 가정의 달이다. 이때 쯤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있다. 경찰 정복을 입으시고 미소지으며 퇴근하던 모습. 워낙 부지런하셔서 텃밭 일구시어 거름주고 고랑 만들어 온갖 모종을 심으며 등에 땀 냄새 나던 아버지. 가끔 세숫...
    Views1248
    Read More
  6. No Image

    당신은 소중하다

    누구나 한 인생을 산다. 그 과정을 꽃에 비유하고 싶다. 일단 꽃은 어린싹부터 시작한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그 단단한 동토를 비집고 나오는 새싹의 생동감은 신비롭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은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을 샘솟게 한다. 지루하고 추웠던 겨...
    Views1309
    Read More
  7. No Image

    기다림

    인생은 진정 기다림인가? ‘조카가 그리 예쁘다지만 저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동생의 아들을 큰아이는 자주 찾아가 보살폈다. 한편으로 ‘저 가정에도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 생각하며 기도했는데 드디어 임신을 했을 ...
    Views1531
    Read More
  8. No Image

    인생이 뒤집어질 때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어느 순간 내가 쌓아놓은 모든 것들이 삽시간에 무너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목회자로서 근래에 안타까운 일들이 전개되었다. 그 목사님은 우리가 신학대학에 다닐 당시부터 신선한 멘토였다. 독설가라는 별명처럼 ...
    Views1665
    Read More
  9. No Image

    과학으로 해부해 보는 여자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를 통해 이 땅에 태어난다. 그래서인지 사나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바로 <어머니 은혜>이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노랫말은 나이와 성별의 ...
    Views2267
    Read More
  10. No Image

    아름다운 동행

    노진희 자매. 그녀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다. 그녀는 경남 진해의 어느 시골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는 힘겹게 딸을 키웠다. 진희의 어머니는 미용 가방을 들고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머릿일’을 하셨다. 새벽에 나가면 ...
    Views2244
    Read More
  11. No Image

    관계의 온도, 친구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사람이 된다. 처음 필라델피아에 왔을 때 외로울까 봐 걱정이 앞섰다. L.A로 이민을 와서 경험한 감정은 홀가분이었다. 숨가쁘게 목회에 매진하다 불현듯 찾아온 휴식의 시간은 꿀맛 같았다. 언제나 한가위 같은 캘리포니아 날씨는 고국...
    Views2340
    Read More
  12. No Image

    길 위에서 생각하다

    양평은 중앙선이 관통하는 곳이다. 그러기에 어릴 때부터 기차와 익숙한 삶을 살았다. 내달리는 기차는 어린 마음에 꿈을 심었고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미소 지었다. 방학을 맞이하여 떠나는 서울행 기차는 내 가슴을 뛰게 했다. 기차가 천천...
    Views2887
    Read More
  13. No Image

    소중한 보석

    사람들은 대부분 매일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 같은 길로 출근하고, 같은 길로 돌아오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하루가 흘러간다. 그러나 그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어딘가 밝은 기운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친 얼굴 대신 따뜻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
    Views2916
    Read More
  14. No Image

    밀알 장애인 사랑, 39년!

    둘러보면 다 건강해 보인다. 장애인들은 거동이 불편하여 눈에 띄지 않을 뿐. 저 뒤편에서 장애를 안고 허덕이며 살고 있다. 처음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였을때만 해도 전신마비 장애인이 네 분이나 있었다. 말 그대로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던 양판수...
    Views4182
    Read More
  15. 쵸코, 고마웠다. 잘 가!

    2009년 겨울. 우리 집에 예쁜 강아지가 찾아왔다. ‘요크 샤테리아’(♂) 처음 병원에서 발행한 족보를 보면서 미소가 저절로 번졌다. 마치 사람 주민등록 등본처럼 강아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고심 끝에 “...
    Views4734
    Read More
  16. 음악은 인생의 친구

    눈을 뜨면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리듬을 타는 그 순간부터 음악이 태동한다. 취향은 다르지만 음악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삶의 조미료 역할을 감당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진정 음악은 내 삶의 친구였고 영양제였다. 아가가 엄마 뱃속...
    Views5141
    Read More
  17. No Image

    서서히 바뀐 자리

    우리 집에서는 내가 대장이고 아내는 결정권자이다. 나는 내 의사로 옷을 사본 적이 없다. 넥타이가 어림잡아 200개는 더 될 듯 싶다. 아내가 토요일마다 거라지 세일에서 내 취향에 맞는 멋진 타이를 곧잘 골라온다. 감사한 일은 세계 곳곳을 집회 인도 겸 ...
    Views4716
    Read More
  18. No Image

    장애를 대하는 친절함과 다채로움

    장애인은 서럽다. 인생 출발 자체가 어설프기 때문이다. 마음껏 걷지도, 듣지도, 언어소통도 안되는 상황에서 누구나에게 당연한 듯 주어지는 행복의 끄나풀을 붙잡는 것은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어느 회사에서 직장 장애인 인식 교육을 했다. 두 분이 강사...
    Views5180
    Read More
  19. No Image

    시선은 곧 마음이다

    미국에 와서 처음 받는 충격은 나를 응시하는 백인의 눈동자이다. 우리 문화는 상대방의 눈을 정면으로 보지 않는다. 물론 화를 낼 때는 다르다.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이야기를 나눌때가 많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부끄러울 정도로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
    Views5228
    Read More
  20. No Image

    하기, 안 하기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종종 점검하며 산다. 그러면서 묘한 고민에 빠진다. 희한하다. 꼭 해야 할 일은 하기가 싫다. 안 좋다는데, 다들 끊으라는데 안 하려니 힘들다. 그래서 인생이다. 보통 삶을 이야기할 때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운동하기, 책 읽...
    Views556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1 Next
/ 41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