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6.09.11 09:58

War Horse

조회 수 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스필버그 감독은 천재이다. 어떻게 말을 소재로 이런 감동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전쟁의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지금도 지구촌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들은 전쟁을 승리와 패배의 역사로 기억한다. 따라서 위대한 장군과 영웅의 이름을 기록한다. 그러나 전쟁을 통해 가장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은 언제나 이름 없는 민초들이다.  

 

 영화 〈War Horse〉(2012년)는 바로 그 이름 없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의 주인공 ‘조이’는 한 마리의 말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한 마리에 말일 뿐이다. 누구를 미워할 이유도, 전쟁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곁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평범한 생명일 뿐이다.

 

 그러나 전쟁은 조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농장에서 앨버트와 함께 살아가던 조이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군대에 팔려 간다. 앨버트에게 조이는 단순한 말이 아니었다. 친구였고 가족이었으며 삶의 어려움을 함께 견디는 동반자였다. 하지만 전쟁은 두 존재를 너무나 쉽게 갈라놓는다. 인생을 돌아보자. 언제나 함께 있을 것 같았던 친구가 있었다. 동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도 모르며 나름대로 생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다. 

 

 인생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리는 시간이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이별과 질병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그렇다. 조이에게 전쟁은 바로 그런 운명이었다. 인간들의 싸움 속에서 짐을 끌고 포탄을 피해 달리며 죽음과 공포를 견뎌야 했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왜 인간은 자신의 갈등 때문에 죄 없는 생명들까지 고통받게 하는가? 전쟁은 언제나 거대한 명분으로 시작된다. 전쟁터에서는 적과 아군으로 나뉘지만 눈물을 흘리는 순간 인간의 슬픔은 서로 다르지 않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조이가 철조망에 걸리는 순간이다. 전쟁터를 달리던 조이는 철조망에 몸이 얽혀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된다. 피를 흘리며 죽음의 공포 속에 갇힌 조이를 바라본 것은 서로 총을 겨누고 있던 영국군과 독일군이었다. 말을 구하고 싶어하는 양측 두 병사가 과감하게 조이 곁으로 다가선다. 철조망을 끊어내고 가까스로 말을 구하는 장면은 긴박하면서도 압권이다. 

 

 전쟁은 인간에게 국경을 가르친다. 편을 가른다. 서로를 죽여야만 사는 전쟁은 끔찍하다. 그러나 고통받는 생명을 바라보는 순간 그 마음속의 국경은 잠시 사라진다. 어쩌면 평화는 내 앞에서 고통받는 존재를 외면하지 않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은 전쟁을 멈추게 한다. 

 

 말 ‘조이’와 앨버트의 관계가 영화의 가장 큰 감동이다. 전쟁은 두 존재를 갈라 놓았지만 서로에 대한 기억까지 빼앗아 갈 수는 없었다. 진정한 사랑은 거리와 시간을 초월한다. 얼마나 오래 함께했는가보다 서로의 삶에 얼마나 깊이 남았는가가 더 소중한 것이다. 결국 만나고야마는 그들의 운명에 박수를 보내게 한다. 

 

 〈워 호스〉는 우리에게 때로는 마음속의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자존심,

편견, 미움, 분노라는 무기. 그리고 오래된 상처라는 무기를 말이다. 나도 모르게 가득 채운 무기를 내려놓을 때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소년과 말이 다시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다. 기억하는 것이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때로 철조망에 걸린 조이처럼 절박한 순간을 마주하는 것이 인생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문제는 풀리지 않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있다. 그렇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버텨보라! 절망 속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도움과 사랑이 찾아올 수 있다. 

 

 영화 〈워 호스〉는 한 마리의 말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가?” 사랑이 귀하다. 인간이 끝까지 인간다움을 지켜가는 한, 희망 역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1. No Image

    War Horse

    스필버그 감독은 천재이다. 어떻게 말을 소재로 이런 감동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전쟁의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지금도 지구촌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들은 전쟁을 승리와 패배의 역사로 기억한다. 따라서 위대한 장군과...
    Views4
    Read More
  2. No Image

    WERACLE 박위

    ‘박위’는 휠체어 중증 장애인이다. 2014년 5월, 스물여덟 살이던 박위는 당시 외국계 패션 브랜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성실히 일한 끝에 정규직 전환 통보를 받는 날 그는 뛸 듯이 기뻤다. 친구들과 질펀하게 축하 파티를 열었다. 지나쳤...
    Views840
    Read More
  3. No Image

    내 이름이 어때서?

    주일, 한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친교 시간에 둘러앉았다. 맛있게 음식을 나누는 중에 한분이 입을 열었다. “목사님, 사실 제 부친의 성함이 이자, 재자, 철자를 쓰십니다” 내가 받아쳤다. “아, 그래요? 내 잃어버린 아들을 오늘에야 찾았구...
    Views1683
    Read More
  4. No Image

    당신은 진정 돕는 배필인가?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생각만으로 인생을 완성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함께 걸어갈 동반자를 허락하셨다. 부부는 단순히 한집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이 아니라 서로의 인생...
    Views2056
    Read More
  5. No Image

    현대판 노아의 방주

    미국은 한국에게 참으로 고마운 나라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가 받은 은혜 가운데 미국이라는 나라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은혜가 크다. 토마스와 언더우드 그리고 아펜젤러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숙연해진...
    Views1997
    Read More
  6. No Image

    바퀴는 길을 기억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 학생부에서 자그마한 카드를 만들어 주었다. 내 사진과 함께 <지체부자유자 증명서>라고 써 있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이 카드가 나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그 시절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지체부자유자’ 혹...
    Views1966
    Read More
  7. No Image

    숨소리

    새벽에 눈을 뜬다. 창문을 빼꼬미 열고 조용히 새벽기도를 시작한다. 세상은 아직 잠들어 있고 새들은 하루를 준비한다. 그 고요 속에서 내 숨소리가 들린다. 그분과의 깊은 호흡이 교류한다. 평안하다. 행복하다. 그분의 숨이 내 폐에 스며든다. 내 숨소리가...
    Views2464
    Read More
  8. No Image

    어느새 중복(中伏)

    무더운 여름이다. 선뜻 중복이 다가왔다. 복(伏)하면 삼계탕이나 보신탕이 생각나는 나는 영락없는 옛날 사람이다. 더위는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몸도 마음도 늘어지는 시기이다. “삼복더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속담이 있...
    Views2592
    Read More
  9. No Image

    초 1인 가구

    도시의 밤은 수많은 불빛으로 반짝인다. 높은 아파트 창문마다 불이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그 불빛 안에는 저마다 다른 삶이 숨어 있다. 가족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하루의 피곤을 풀어내는 대화가 이어지는 가정이 있다. 그런데 여기 아무 소...
    Views2755
    Read More
  10. No Image

    왜 남자는 귀여움에 매료될까?

    과연 여성들은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할까? “예쁘다”는 기본적인 칭찬이고 “멋있다”라는 말에 더 기뻐하고 또 어떤 여성은 “귀엽다”라는 말에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많은 남성은 귀여운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이 ...
    Views2840
    Read More
  11. No Image

    마주 잡은 손의 온기

    사람들이 장애인을 보는 시각은 다양한 것 같다. 나보다 못한 사람 정도로 보는 것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장애인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집안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교를 하고 나면 친근하게 다가오는 분들이 ...
    Views2943
    Read More
  12. No Image

    때문에라구요?

    사람은 마음을 가진 존재이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달라진다. ‘세상 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나는 내가 장애인인 줄 모르고 자랐다. 가정 환경이 큰 도움이 되었고, 내 스스로의 자존감 때문...
    Views3000
    Read More
  13. No Image

    단지 15분

    서양 연극 중에 “단지 15분”이라는 작품이 있다.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이제 학위 받을 날만 기...
    Views3184
    Read More
  14. No Image

    나와 무(無) 사이에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일까? 나는 왜 거기 있지 않고 여기 있을까?” 이 질문은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첫 장면처럼 내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게 만드는 의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살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Views3348
    Read More
  15. No Image

    나는 지극히 작은 자였다

    나는 매년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밀알선교단 지체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지만 감사하게도 매년 초청해 주는 교회가 이어져 집회 인도를 하기 위해서이다. 장애가 있지만 비행기를 타거나 이동을 하는데는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 비밀...
    Views3802
    Read More
  16. No Image

    잊을 수 없는 고교 향기

    인생을 되돌아보면 어렵사리 들어간 고교 시절이 가장 그립다. 우리 학교는 미션스쿨이었다. 입학하자마자 각종 동아리에서 회원들을 모집하느라 쉬는 시간이면 들어와 홍보에 열을 올렸다. YFC. CCC는 신앙단체였고, RCY(청소년 적십자)는 이미 유명했고 음...
    Views3759
    Read More
  17. No Image

    인정 이론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밀알은 봉사하는 분들의 정성으로 사역을 이어간다. 그분들의 애씀을 인정해 줄 때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아기가 엄마를 바라보며 웃는 것은 인정을 받기 위함이다. 인생의 긴 시간을 지나온 노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
    Views3541
    Read More
  18. No Image

    만나야 한다

    만남을 통해 인생은 인연을 맺고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모든 만남이 같은 깊이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만남이 있는 반면 영혼 깊은 곳까지 흔들어 놓는 만남이 있다. 오랜 세월 만났음에도 여전히 낯선 사람이 있다. 자주 만나고 함...
    Views4213
    Read More
  19. No Image

    아버지!

    5월은 아름답고 포근한 달이다. 또한 가정의 달이다. 이때 쯤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있다. 경찰 정복을 입으시고 미소지으며 퇴근하던 모습. 워낙 부지런하셔서 텃밭 일구시어 거름주고 고랑 만들어 온갖 모종을 심으며 등에 땀 냄새 나던 아버지. 가끔 세숫...
    Views4131
    Read More
  20. No Image

    당신은 소중하다

    누구나 한 인생을 산다. 그 과정을 꽃에 비유하고 싶다. 일단 꽃은 어린싹부터 시작한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그 단단한 동토를 비집고 나오는 새싹의 생동감은 신비롭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은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을 샘솟게 한다. 지루하고 추웠던 겨...
    Views400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1 Next
/ 41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